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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전 민주당 의원이 28년 만에 열린 국보법 사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9일 선고 공판 후 부인 인재근 의원은 지지자들과 함께 '김근태 당신이 옳았습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기뻐했다.
 김근태 전 민주당 의원이 28년 만에 열린 국보법 사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9일 선고 공판 후 부인 인재근 의원은 지지자들과 함께 '김근태 당신이 옳았습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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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세로 별세한 고 김근태 전 민주당 의원.
 64세로 별세한 고 김근태 전 민주당 의원.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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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29일 오전 11시 50분]

민주화운동을 하다 모진 고문을 받고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옥살이를 한 고 김근태 민주당 고문이 28년만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가 세상을 뜬 지 2년 5개월 만이다.

29일 오전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부장판사 김용빈)은 1985년 당시 김근태 민주화운동청년연합회(민청련) 의장에게 징역 5년에 자격정지 5년을 선고한 국보법 위반 사건 재심에서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에서 김 의장의 유죄 근거로 인정됐던 최아무개씨 등 5명의 진술에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과거 재판에서 자신들도 치안본부 대공분실 등에서 김 의장 관련 조사를 받으면서 협박이나 폭행, 고문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또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을 번복했다. 재판장 김용빈 부장판사는 "김근태 피고인이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1985년 9월 4일부터 9월 25일까지 11회에 걸쳐 고문을 당한 사실이 드러난 이상 최씨 등의 조사 과정도 위법했다고 볼 개연성이 충분하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김 의장의 이적표현물 소지 혐의 역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포승줄에 묶인 김근태. 그는 수사과정에서 물고문, 전기고문을 당해 오랫동안 후유증으로 고생했다.
 포승줄에 묶인 김근태. 그는 수사과정에서 물고문, 전기고문을 당해 오랫동안 후유증으로 고생했다.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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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에는 김 의장 쪽의 '무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985년 김근태 의장은 '현저히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는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한 집시법 3조 1항 4호를 어겼다는 혐의로도 기소됐다. 이 조항은 1989년 집시법 전문 개정 때 사라졌다. 이 경우 형사소송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법원이 판단할 필요가 없다는 뜻의 '면소' 판결 대상에 해당한다.

그런데 변호인은 애초에 헌법을 어긴 법령에 따라 김 의장이 처벌을 받았으니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28일 재판부는 헌법재판소가 이 조항에는 한정합헌(특정한 조건에 맞춰 해석할 경우 위헌 또는 합헌이라는 것) 결정을 내린 만큼 여느 위헌 결정과 효력이 같지 않다며 면소 판결을 내렸다.

2012년 세상을 뜬 김 의장 대신 재심을 청구했던 부인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보법 무죄는 진실의 승리"라고 반기면서도 집시법 부분은 아쉬워했다. "본인이 무자비한 고문으로 세상을 떠난 다음에 이런 결정이 내려져 정말 아쉽고 그가 그립다"고도 말했다. 이날 법정에는 같은 당 이목희·이석현·홍익표 의원과 지지자 20여명도 김근태 의장의 재심 무죄 선고를 듣기 위해 참석했다. 이들은 재판이 끝난 뒤 준비해온 현수막을 펼쳤다. 거기에는 짧은 한 마디가 쓰여 있었다.

'김근태 당신이 옳았습니다.'



태그:#김근태, #민주화운동, #재심, #국가보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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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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