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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8일 오후 8시 10분]

여야가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증인 채택에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유가족이 아이들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조속한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이틀째 국회 의원회관에서 머물고 있는 유가족은 "당리당략을 따지는 정치꾼이 아니라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인다운 모습을 보여달라"며 성역 없는 국정조사특위를 가동할 것을 촉구했다.
▲ 세월호 유가족 절규 "성역 없는 국정조사 실시하라" 여야가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증인 채택에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유가족이 아이들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조속한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이틀째 국회 의원회관에서 머물고 있는 유가족은 "당리당략을 따지는 정치꾼이 아니라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인다운 모습을 보여달라"며 성역 없는 국정조사특위를 가동할 것을 촉구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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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새끼, 보고 싶다. 만지고 싶다."
"국회는 일 좀 해라!"

국회에서 이틀을 보낸 세월호 유가족들이 또 다시 오열했다.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면 어김없이 눈물이 터져 나왔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의 조속한 시행을 촉구하며 국회를 찾은 유가족들은 28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국정조사를 조속히 개최하라"라며 여야를 향해 눈물로 호소했다.

가족들은 당초 지난 27일 여야가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해 국정조사를 실시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국회를 찾았다. 하지만 국정조사 계획서에 주요증인을 명시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는 평행선을 달렸고 가족들이 참관하려고 했던 본회의는 열리지도 못했다. 이에 가족들은 분노했고, 여야대표 면담 자리에서는 호통이 터져 나왔다.

이후 가족들이 국회에 남아 밤새 협상 재개와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지만 여야의 논의는 거의 진전이 없었다. 가족들이 "여야 모두의 요구를 받아들여 국정조사를 실시하라"라고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은 "주요증인을 국정조사 특위 가동 전에 합의하자"라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요구를 그동안의 관행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관련기사 : 새누리당 '김기춘 지키기' 꼼수)

"법, 절차, 관행 우리는 모른다"

여야가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증인 채택에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유가족이 조속한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며 본청 계단으로 이동하고 있다.
▲ 세월호 유가족 "아이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여야가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증인 채택에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유가족이 조속한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며 본청 계단으로 이동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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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가족들은 "우리가 국회에 온 이유는 국회가 열리고 국정조사가 시작된다고 해서 얼마나 잘하나 박수라도 쳐줄 수 있을까, 다들 잘하겠다고 하니 정말 잘 하겠구나 믿고 왔는데 된 게 뭐가 있냐"라며 "어제부터 지금까지 30시간 가까이 머물러 있으면서 우리 얘기 단 한마디라도 들어줬나? 오늘도 속았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앞에서는 우리 목소리를 다 들어준다고, 진솔하게 듣겠다고 약속해놓고 왜 뒤통수 맨날 치고 속이나"라며 "우리는 절차도 법, 관행도 모른다. 우리 앞에서 그런 말 하지 말라"라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가 원하는 건 저 검은 바다 속에 갇혀 있는 우리 아이들, 희생자 16명을 꺼내주는 것이고, 성역 없는 진상조사 해달라는 것"이라며 "그게 왜 안 되냐"라고 토로했다.

이후 유가족들은 손수 작성한 피켓의 내용을 하나하나 읽어 내려갔다.

"관행대로 했다가 우리 자식 다 죽었다."
"세월호는 우리들의 이야기만 아닙니다. 모든 국민의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을 지켜주지는 못했어도 억울함은 풀어줘야겠다."
"내 새끼 백골이다. 빨리 꺼내주세요."
"실종자 조속구조, 특별법 제정,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회피 말고 용서를 구하라."
"1년이 지났는가, 2년이 지났는가. 한 달 전을 잊으셨나?"
"밥 먹고 커피도 한잔 하셨습니까? 남의 나라 일이 아닙니다. 의원님들."
"내 새끼, 보고 싶다. 만지고 싶다."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자식들의 이름과 아직 구조되지 못한 실종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김재원 새누리당 수석부대표, 여야 협상에서 빠지기로

이날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는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 등 새정치연합 의원들과 통합진보당, 정의당 의원들이 나와 있었다. 반면 새누리당 의원은 아무도 없었다.

여야는 이날 오전 7시 30분에 협의를 진행한 것을 끝으로 아직까지 만나지 못하고 있다. 여야 협의는 양당 원내수석부대표와 국정조사 특위 간사가 만나 2+2 형태로 진행돼 왔으나 이날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재원 새누리당 수석부대표가 전화해 회의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라며 "현재는 여야 간사 사이에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조사 계획서에 증인을 명시할 수 없다는 게 새누리당 주장인데, 명시할 수 없다면 별도의 합의서를 만들자고 제안했으나 거부했다"라며 "조사 기관을 명시하는 것에는 합의가 됐지만, 증인 부분은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이날도 국회에 남아 여야의 협상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다. 오후 7시 현재 국회 의원회관에는 70여 명의 가족들이 남아 있다. 이들은 여야가 국정조사 계획서에 합의할 때까지 국회를 떠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그:#세월호, #유가족, #국정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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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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