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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기존 건축물에 대한 수직증축이 허용되면서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으로확산되고 있다.

10년간 14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공동주택 수직증축 리모델링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리모델링이 재건축·재개발 등과 함께 도시정비사업의 3대 중심축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주 확대를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선 것. 건설업계에 따르면 리모델링 수직증축이 시행된 이후 주요 건설사들이 수직증축 리모델링 전담팀을 신설하거나 인력을 충원하며 리모델링 사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적은 에너지로 고효율을 낼 수 있는 친환경 '그린리모델링'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그린리모델링이란 건축물 노후화 억제, 마감재 교체 등 기능향상을 위해 대수선을 하거나 일부 증축하는 행위를 말한다. 일반 리모델링과는 차별화 되며 건물에서 지금 당장 적은 비용으로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는 동시에 쾌적성 개선, 건설노동자 일자리 창출 효과도 가져다 준다.

건축분야 중 기존의 노후된 건축물들이 온실가스 발생량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그린리모델링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서울 대치동 자이갤러리에서 건설기술연구원은 토교통부의 R&D 사업인 '시장수요 기반 기존 건축물 녹색화 확산 연구'의 일환으로 '2014 그린리모델링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린리모델링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논의를 벌였다.

이번 행사에서 국내외 그린리모델링 시장·현황을 점검하고 정부의 건설 분야 정책과 시장전망 등에 대한 논의가 펼쳐졌다.

오쿠미야 마사야 일본 나고야대 건축학교 교수, 야스히로 쿠와하라 일본 MTD사 대표, 울라프 베쳐 독일 연방빌딩연구소 책임연구원 등 국내외 전문가들과 관계자들 80여 명이 참석했다.

축사를 하고 있는 신동우 아주대 건축학부 교수 ⓒ신정아
 축사를 하고 있는 신동우 아주대 건축학부 교수 ⓒ신정아
ⓒ 온케이웨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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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경기도 성남시 최초로 분당구 정자동 한솔마을 5단지 리모델링 주택조합의 설립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의 이목을 끌었었다. 이 때 '성남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민관공동 TF팀장'을 맡아 활약했던 신동우 아주대 건축학부 교수가 축사를 맡았다.

신 교수는 "국내 온실가스의 4분의 1은 건축물에서 나온다. 그린리모델링으로 건물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실내 에너지 사용량을 감소시켜야 한다. 국내 건축시장이 가진 문제 중 하나는 너무나 빠른 시간에 너무 많은 건축물이 지어진 것"이라며 "건축물의 수명이 충분한 노후 아파트 등의 주거환경 개선을 재건축을 통해서만 해결한다는 것은 정책면에서 문제가 있다. 단지 여건, 입주민 의사 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보다 효율적인 대안들이 앞으로 계속 연구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은 재건축만이 답인 시대는 지났고, 국제적인 관심사인 기후변화·온실가스 저감 등 기존건축물의 에너지 저감이 이슈로 떠오르는 그린리모델링의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그린리모델링,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 향상 목적"

한국시설안전공단 그린리모델링 창조센터 김승진 본부장 ⓒ신정아
 한국시설안전공단 그린리모델링 창조센터 김승진 본부장 ⓒ신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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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설안전공단 그린리모델링 창조센터 김승진 본부장은 '그린리모델링 센터 2차 이자지원사업 전망'을 주제로 그린리모델링 이자지원사업 전망 및 창조센터에 대한 소개로 강연을 이어갔다.

김 본부장은 "그린리모델링은 기존 건축물을 환경친화적인 건축물로 만들기 위해 에너지 성능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적극적인 방법"이라며 "에너지 효율 개선 측면에서도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하는 것보다는 기존의 것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또한 녹색건축물 조성지원법에도 명시된 것처럼 건물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인 26.9%를 달성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이자지원사업'을 통해 그린리모델링 사업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민간 건축물의 그린리모델링을 촉진하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받은 공사비의 이자 일부를 보조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영국과 독일 등에서도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이다. 기존 건축물에 대해 에너지 성능개선을 위한 리모델링을 구상·실행 중인 모든 유형의 민간사업자들이 지원할 수 있다"며 "이 사업은 그린리모델링 사업초기 자금조달의 어려움 완화, 그린리모델링 시장규모 확대, 에너지성능 개선을 원하지만 자금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민간 건축주들에 대해 최소비용으로 에너지성능을 극대화하는 기술컨설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해 제1차 이자지원사업을 통해 총 21건의 사업 확인서를 발급, 현재까지 약 4억 5000만 원 상당의 이자를 지원했다"며 "교육·의료·사무소·주거분야 등 각 부문별 그린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사업발굴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향후 그린리모델링 활성화 정책 및 추진방향에 대해 김 본부장은 "지난 4월 29일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이 일부 개정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성능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자는 취지였다"며 "개정 후 건축물 에너지 효율등급인증이 의무화되고, 건축물 에너지 정보를 임대·매매 시 미리 부동산 포털 등에 공개해 에너지 효율이 좋은지, 소비가 많은지 파악한 뒤 작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또한 녹색리모델링 기금조성도 할 수 있게 됐고, 창조센터도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공건축물의 에너지 소비량 공개가 가능해짐에 따라 내년 5월부터는 에너지효율이 낮은 건축물들에 대해 효율 및 성능개선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앞으로 건축물들은 에너지 소비절감을 위해 외벽에 창을 설치하거나 유리 등의 재료로 하는 경우 일사조절장치를 설치해야 하며, 열 손실 방지를 위해 단열재 및 방습층, 고효율 냉난방 장치 및 조명기구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에너지 DB와 그린리모델링 관리를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그린리모델링 창조센터를 두기로 했다. 이와 관련 김 본부장은 "창조센터에서는 그린리모델링 신규시장을 창출하는 역할을 기반으로 시장기반 그린리모델링을 성공적으로 런칭하고, 공공기관 그린리모델링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등 꾸준히 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향후 이자지원사업 수행을 위해 건축주 사업설명회 확대 및 정례화를 통해 그린리모델링을 널리 알리고, 예비사업자에 대한 참여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야스히로 쿠와하라 MTD사 대표는 ‘건물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 적용 결과’를 주제로 일본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저감효과와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신정아
 야스히로 쿠와하라 MTD사 대표는 ‘건물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 적용 결과’를 주제로 일본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저감효과와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신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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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건축물 중 1% 리모델링 시 온실가스 13만TOE↓"

다음으로 건설기술연구원 이건호 연구위원이 '그린리모델링 시장의 역할 및 향후 전망'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연구위원은 그린리모델링 배경 및 필요성에 대해 "건축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살펴보면 기존건축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량이 전체 배출량의 98%를 차지한다. 그 중 산업부문에서 절반 이상 배출돼 가장 많지만 가정·상업부문에서도 약 20%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라며 "2008년에는 150만 TOE 정도의 CO₂가 배출됐다. 이후 계속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고 있는 데다 2020년에는 200만 TOE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린리모델링 시장 활성화로 온실가스 저감은 물론 중소기업 육성을 통한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기존 건축물 중 1%를 리모델링 했을 경우 온실가스 13만 TOE를 절감할 수 있으며, 서울시 건축물의 2%를 그린리모델링 할 경우 약 2만 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그린리모델링의 전망 및 기대 효과에 대해 이 연구위원은 "지난 2012년부터 건축계에서는 'Low Energy House'라는 방식을 도입해 냉난방에너지 50%를 절감하고 있다. 이후 독일이나 프랑스 등 유럽에서 주로 활용되는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로 90% 절감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린리모델링 시장에서 패시브 및 제로에너지 하우스의 의무화는 위험하다"며 "패시브 하우스는 일반적으로 난방 설비 없이 겨울을 지낼 수 있는 건축이라 신축시에만 적용가능하다. 하지만 그린리모델링은 이미 지어진 건물의 기능 향상 및 노후화 억제가 주목적이기 때문에 서로 상충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기존 그린리모델링 시장은 대기업 주도 하에 이뤄지는 일반 리모델링에 기반을 두었지만 앞으로는 중소기업 동반 성장형 그린리모델링을 지향할 것"이라며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절감과 동시에 중소기업 성장동력 강화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역설했다.

‘2014 그린리모델링 국제 심포지엄’ 현장. ⓒ
 ‘2014 그린리모델링 국제 심포지엄’ 현장. ⓒ
ⓒ 온케이웨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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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신정아(jungah63@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그린리모델링, #대치동 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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