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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6.4 지방선거에 나선 수도권 후보들이 스타와 함께 하는 릴레이 대담을 진행한다. 첫번째 순서는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와 포크 가수 윤형주씨의 만남이다. 윤형주씨는 67년간 서울에 산 서울 토박이의 눈으로 서울시장 후보를 검증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는 이번 대담에 일정상 참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내왔다. 다음은 인천시장 후보들과 스타와의 만남이 이어진다. [편집자말]
한국의 대표적 포크 가수인 윤형주씨가 26일 오후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6.4 지방선거에 나선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를 만나 인사하고 있다.
▲ 가수 윤형주가 만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한국의 대표적 포크 가수인 윤형주씨가 26일 오후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6.4 지방선거에 나선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를 만나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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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적 포크 가수인 윤형주씨가 평생토록 단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정치인 인터뷰에 나섰다. 6.4 지방선거에 나선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 인터뷰다. 윤형주씨는 67년간 단 한번도 서울을 떠나본 적 없는 말 그대로 '서울토박이의 눈'으로 박 후보가 정말 서울시민을 위해 일할 '시장 감'인지 검증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니까 이번 대담은 유명 가수 타이틀보다는 서울에서 나고 자란 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눈으로 꼼꼼하고 깐깐하게 묻고 따진 기록이다.

26일 오후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진행된 이 대담에서 윤씨는 박 후보를 향해 거침없는 질문을 날렸다. 박 후보가 내건 주요 정책은 물론 국가관과 사회인식, 인생관 등 주로 7080세대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것들이었다.

다음은 박 후보와 윤형주씨와의 대담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박원순 "20대에 정치했다면 지금쯤 새누리당 당대표?"

윤형주(윤) : "제 평생 이런 인터뷰는 처음입니다. <연예가 중계>같은 프로에서 저를 인터뷰하러 오긴 했어도 제가 누군가를 그것도 정치인을 만나 인터뷰하는 건 평생 처음입니다."

박원순(박) : "저는 처음에 다른 분인 줄 알았어요. 이렇게 유명하신 분이 직접 저를 인터뷰하실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가수라고 해서 요새 새로 뜨는 분이 계신가 했지요. 하하."

: "제가 <오마이뉴스>로부터 이 제안을 받고, 과연 이 인터뷰를 할 만한 조건이 되는 사람인가 생각해봤어요. 따져보니 제가 1949년 11월 19일 서울 신문로에서 태어나 덕수초등학교를 다녔고, 화동에 있는 경기고등학교를 다니다가 연세대 의대, 경희대 의대를 다녔어요. 그러고 보니 65년간 서울을 벗어난 적이 없는 순수 서울 토박이예요. 여기서 태어나서 배우고 살고 가정을 꾸리고, 통기타 문화를 일군 전형적인 서울 토박이이니, 이젠 제가 서울 토박이의 눈으로 서울시장 후보 인터뷰는 해도 될 나이가 됐다 싶어서 이렇게 나섰습니다. (웃음) 서울시장 재선에 도전했는데 정치인으로서 또 행정가로서 어떤 사명감이 있기 때문인가요?"

박 : "저는 이미 정치에 몸을 담가버린 사람이지요. 저한테는 끊임없는 정치의 유혹이 있었습니다. 제가 정치를 하려고 했다면 20대에 시작했을 거예요. 제 고향은 경남 창녕인데요. 그때만 해도 사법고시에 합격한 검사, 판사 출신이 드물었어요. 참 빈한한 농촌이었지요. 법원과 검찰은 당시 기차역이 있던 밀양에 전부 몰려 있었고 창녕엔 천연기념물 고니 정도가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절더러 출마하라고 요구를 많이 했지요. 김대중정부, 노무현정부 때도 계속 정치하라는 요청이 있었고 심지어 옛 한나라당 쪽에서도 공천심사위원장 맡고 전국구 1번 받으라고 했어요. 제가 그때 정치의 길을 택했다면 지금쯤 새누리당 당대표 하고 있겠죠?"

윤 : "그런데 그땐 왜 정치를 안 했습니까?"

박 : "비영리단체에서 인생을 끝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전부 거절했죠. 그런데 이명박 정부 때 마음을 바꿨어요. 제가 실은 이 전 대통령과 친했습니다. 에코 카운실 멤버로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는 사이였죠. 서울시장 재직 시절 본인의 급여를 전부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했잖아요. 그런데 절 국정원을 통해 사찰하더라고요. NGO 활동을 할 수 없게 만들었어요. 나중에야 절 환경부 장관에 점 찍어두고 있었다는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여하간, 그때는 4대강 문제, 민주주의 위기니 사회적 요구가 거셌고 제 마음에 흔들림이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고민 중에 백두대간을 걷는데 속리산에 하루 종일 비가 내렸어요. 마치 통곡소리 같았습니다. 나만 도덕적으로 옳고 잘 살고 이럴 수 있는 게 아니구나 뭔가 역할을 해야겠다 생각했고,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윤 : "서울시장 재선도 그런 소명의식 때문에 나선 거예요?"

박 : "제 임기 2년8개월간 비서진에게 늘 했던 말이 있습니다. 또 한 사람의 시장이 되고자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정치 안 하려고 피해 다녔던 사람인데 서울시장 직위를 갖는다는 게 내겐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다. 서울시와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뜻이 있고 그걸 위해 이 직분을 하는 것뿐이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윤 : "중국 평론가가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한국이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선진국으로 가느냐 아니면 후진국으로 남느냐 알 수 있다고 했는데 이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평가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박 후보는 과거 반부패운동을 해왔는데 관피아 문제는 서울시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봅니다. 서울시의 관피아 문제는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다고 보십니까."

박 : "예전의 서울은 복마전이라고 했습니다. 워낙 행정업무 자체가 다양하고 다종해요. 서울시가 다루지 않는 문제가 없을 정도죠. 물 관리, 도로, 버스, 지하철, 교량 전부 서울시가 관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간 많은 비리를 낳기도 했어요. 업자와 유착이 있었던 게 사실인데요. 서울시가 2012년까지 전국 광역단체장 중 청렴도 12위였는데요. 작년엔 1위를 했습니다."

윤 : "어떻게 그렇게 많은 계단을 뛰어올랐습니까."

박 : "실은 공무원들도 늘 유혹이 있습니다. 공무원 월급만 갖고 잘 살기 힘들잖아요. 보람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유혹에) 절대 흔들리지 않을 수 있고 또 쉽게 흔들릴 수도 있지요. 그래서 이런 교육을 합니다. 공무원의 길은 부자가 되는 길이 아니라 명예로운 길이다, 우리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직책이라는 것만 인식하자 이렇게 교육을 합니다. 저희가 <신목민심서>라는 책을 냈는데요. 부패문제 뿐만 아니라 신뢰와 청렴 같은 걸 매뉴얼로 담은 책입니다. 공직자 뿐 아니라 현대카드에서도 사원들이 지켜야 할 매뉴얼을 이걸 모델로 만들었대요. 이걸로 목민대상도 받았습니다. (웃음)"

윤형주 "7080세대 어느덧 은퇴자 반열...어떤 대안 있나"

윤 : "7080세대는 어느덧 한국사회에서 은퇴자 반열에 올랐습니다. 귀한 고급인력이 너무나 빨리 사라지는 시대가 됐는데요. 7080세대가 더 일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일자리가 없어서 참 안타까워요. 청년실업도 심각하지만 말입니다. 서울시에 어떤 대안이 있나요?"

박 : "저도 베이비부머세대입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11만 명입니다. 베이비부머세대 50대가 150만. 합치면 260만이지요. 서울시 전체 인구의 26%예요. 어마어마한 인구인데 건강은 아주 팔팔합니다. 말씀하신대로 50대 초반이면 벌써 직장에서 은퇴해야 해요. 그래서 제가 서울시장 되기 전부터 '직장에서의 은퇴가 인생의 은퇴는 아니'라고 하고 행복설계 아카데미를 만들었어요.

은퇴 하신 분들이 다시 새롭게 자신의 인생을 재설계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또 서울시에 인생2모작 지원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재선에 성공한다면 50대를 위한 시민대학 5개소를 거점별로 만들고 인생이모작지원센터는 나머지 20개 구청별로 만들 생각입니다. 사회공헌형 일자리, 이른바 '보람일자리 5000개', 50대 이상을 위한 창업센터 '50+ 연구소'도 설립할 것입니다.

이 세대는 아프리카에서 모피코트를 팔고, 알래스카에서 냉장고를 판 사람들이에요. 어마어마한 역랑과 개척정신이 있는 세대지요. 그 연령의 지혜가 너무 아깝잖아요. 그래서 아이디어 많은 젊은이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창업의 공간이나 기회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인생2모작 지원센터 캠퍼스도 1500평 규모로 만들려고 합니다."

윤 : "7080세대가 은퇴를 두려워하지 않는 서울시가 되면 참 좋겠네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분위기와 시스템이 조성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 기획대담 2편으로 이어집니다.)


태그:#박원순, #윤형주, #포크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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