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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고 30일째이자 스승의 날인 15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단원고 학생 유가족과 실종자 어머니가 사고 해역을 바라보며 아이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 30일째이자 스승의 날인 15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단원고 학생 유가족과 실종자 어머니가 사고 해역을 바라보며 아이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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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오후 2시 35분]
'세월호 망언' 조광작 목사, 한기총 부회장직 사퇴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을 폄하하고, 시민들을 '백정'으로 비유하는 막말로 논란을 빚은 조광작 목사가 23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부회장직을 사퇴했다

<크리스천투데이> 등에 따르면, 조광작 목사는 이날 홍재철 한기총 대표회장에게 보낸 글에서 "사고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으로 발언한 것인데, 너무 생각이 짧았고 물의를 일으켜 또 다시 유족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사퇴서를 제출했다.

그는 또 "발언 내용에 대한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고, 이 자리를 빌려 유족들과 국민들 앞에, 그리고 한기총 전 회원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조 목사는 "제가 한 말 중에 '아이들이 불국사나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가면 되지'라고 했던 당시 발언은 친지가 자동차를 타고 지방으로 여행하다 사고 나면 '기차 타고 갔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하듯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에 목회자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조 목사는 또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으로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사죄하며 용서를 빈다"고 밝혔다.

홍재철 대표회장은 조광작 목사의 사퇴서를 즉각 수리했다. 홍 대표회장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데 대해 사죄드리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께 대단히 죄송하다"며 "한 사람의 돌출발언으로 국민을 분노케 하고, 우리 모두의 마음을 슬프게 한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하며, 다시는 공식·비공식 회의석상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광작 목사의 세월호 참사 관련 희생자 비하 발언에 대해 각계의 비난이 계속 이어지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미쳤거나 목사의 탈을 쓴 악마이거나"라는 글을 게재하며 관련 기사를 링크했다. 소설가 이외수씨도 자신의 트위터에 "십자가에 매달아 손발에 쾅쾅 못을 박아드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만드시네요"라는 글을 게재, 조 목사를 비판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탄도 저렇게 포악한 사탄은 없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며 격분했다. 이어 "유가족과 함께 눈물 흘리면 미개해지고 대통령과 함께 눈물 흘리지 않으면 백정되고"라는 글을 게재했다.

진 교수는 또 오정현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가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 아들의) 국민 미개 발언이 틀린 말이 아니다"고 말해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서도 "인간 말종들만 골라 목사 시키나"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1신 대체 : 23일 오후 1시]
개신교 또 세월호 유가족 비하 막말  

'기레기'(기자+쓰레기)에 이어 '목레기'(목사+쓰레기)가 등장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에 대해 일부 목사들이 잇달아 막말을 쏟아내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목사를 이젠 목레기라고 불러도 되겠다"(@na****)는 탄식이 터져나오고 있다.

우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부회장인 조광작 목사가 지난 20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경주 불국사로 가면 될 일이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가다 이런 사단이 빚어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모욕한 발언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한기총은 보수 개신교단 연합기구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발언은 홍재철 한기총 대표회장이 박근혜 정부의 경제활성화 대책에 부응하겠다는 취지로 마련한 전통시장 방문행사를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가 있는 경기도 안산으로 가도 좋을지에 대해 의견을 묻자, 조 목사가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특히 이 신문에 따르면, 조 목사는 "천안함 사건으로 국군 장병들이 숨졌을 때는 온 국민이 경건하고 조용한 마음으로 애도하면서 지나갔는데, 왜 이번에는 이렇게 시끄러운지 이해를 못하겠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흘릴 때 함께 눈물 흘리지 않는 사람은 모두 다 백정"이라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오정현 '사랑의 교회' 목사 "정몽준 아들 미개 발언 틀린 말 아냐"

조광작 목사의 발언으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오정현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가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 아들의) 국민 미개 발언이 틀린 말이 아니다"고 말해 물의를 빚고 있다.

오 목사는 지난달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남가주에 있는 '사랑의 교회'에서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세미나 참석, "여러분 아시지만 한국은요. 이번에 정몽준씨 아들이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을 향해) '미개하다'고 했잖아요. 사실 잘못된 말이긴 하지만 틀린 말이 아니거든요"라고 말했다.

오 목사는 이어 "아이답지 않은 말을 해가지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세월호 피해자들이) 총리에게 물을 뿌리고 인정사정이 없는 거야, 몰아붙이기 시작하는데…"라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런 사실은 다큐멘터리 프로듀서 황성연씨가 지난 22일 개인 블로그(blog.daum.net/hosi1712)에 오 목사의 발언을 녹취한 음성 파일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황성연씨는 "지난 4월 27일 사랑의 교회 오정현 담임목사는 미국 남가주 사랑의 교회 순장 간담회에서 '국민은 미개하다. 틀린 말 아니다'라고 말하여, 당시 이 내용을 들은 남가주 사랑의 교회 성도들이 분하여 필자에게 제보한 음성파일"이라고 전했다.

황씨는 또 "오정현 목사님은 시의적으로 부적절한 설교를 하여 설교를 들은 많은 성도들이 '아직 정신차리려면 멀었다', '지금 세월호로 국민이 아픈 마음을 고려하지 않은 부적절한 예화다. 변한게 하나도 없다'라는 불만을 토로하는 성도들이 많았다고 제보자는 전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세미나에는 100여명의 교회 관계자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에 따르면, 당시 오 목사의 발언은 최근 자신의 박사 학위 논문 대필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특히 오 목사는 문제의 발언을 하기 직전에 "녹음하는 사람이나 안티(반대 성향을 가진 이들)가 있냐"고 묻는 등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사랑의 교회 역시 한기총 소속의 대표적인 교회로 꼽힌다.

앞서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조광작 목사는 <한겨레>와의 전화 통화에서 "친지가 자동차를 타고 지방으로 여행하다 사고 나면 '기차 타고 갔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하듯, 바다 건너 배를 타고 제주도를 가다 사고가 나니 안타까운 마음에 목회자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 말"이라며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백정' 발언과 관련해선 "소잡는 백정들이 눈물 흘릴 일이 없듯이, (박 대통령의 눈물을 두고 문제삼는 사람들은) 국가를 소란스럽게 하는 용공분자들이나 다를 바가 없다는 뜻에서 했던 말"이라고 말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태도를 취했다.

"목사를 이젠 '목레기'라고 불러도 되겠다"

이처럼 일부 보수 개신교계 목사들이 세월호 참사의 슬픔에 빠진 유가족과 희생자들을 향해 막말을 쏟아내자 누리꾼들의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 오보·왜곡 보도를 한 기자들을 향해 '기레기'라고 표현한 말에 빗대 "목사를 이젠 '목레기'라고 불러도 되겠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누리꾼 '@arira******'은 "목사들이 정권에 아부하여 권력을 향유 하려고 하나, 그러려면 정치인으로 가지 뭐하려 기독교를 욕되게 하냐, 목레기들아"라고 일침을 놨다. 누리꾼 '@Ex_ar*****'은 "이 사람에게 박근혜는 하나님과 동급인 모양"이라고 힐난했고, 누리꾼 'chunj****'은 관련 기사에 "백정이 목사가 됐나.... 왜 저러지?"라는 댓글 달았다.

한편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도 23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폄하한 조광작 목사의 발언에 대해 "목회자가 한 말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말"이라고 개탄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예수님은 부자가 천국 가기는 낙타가 바늘 길 지나가기보다 어렵다고 했다"며 "유가족을 모독한 발언을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정의당도 "도대체 왜 이런 망언이 이어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김종민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분들에 대한 망언이다. 고통 받고 있는 가족들을 향해 깊은 상처를 남기는 폭력 행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2008년부터 2012년 5년간, 문화체육관광부 종교문화활동지원금 19억600만원 중 한기총에 8억8500만원이 지급됐다. 전체 금액의 46%"라며 "정부지원금을 받는 단체라서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길 바란다"고 힐난했다.

조광작 목사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날 오전 한기총 홈페이지가 접속자 폭주로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태그:#한기총, #세월호 참사, #조광작 목사, #수학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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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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