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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호 무소속 대구 서구청장 후보가 20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주호영, 김상훈 의원이 자진 사퇴를 종용했다"라고 폭로했다. 강 후보는 성추행 사실에 대해서도 강제성은 없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강성호 무소속 대구 서구청장 후보가 20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주호영, 김상훈 의원이 자진 사퇴를 종용했다"라고 폭로했다. 강 후보는 성추행 사실에 대해서도 강제성은 없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 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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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호 무소속 대구 서구청장 후보가 자신이 여기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19일 새누리당 대구시당 측에서 공개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강 후보는 "마치 제가 파렴치한 범죄라도 저지른 것처럼 보이게 할 목적으로 사적문자를 공개한 것"이라며 "공천 과정에서 새누리당 김상훈, 주호영 의원이 성추행 피해 여기자를 설득해 진정을 하라고 요구했다"라고 밝혔다.(관련기사 : 새누리당 대구 서구청장 후보 공천탈락 '진흙탕 싸움')

강 후보는 "김상훈, 주호영 의원이 자진사퇴를 압박했다"라며 20일 오후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관계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일방적인 주장만 듣고 그것을 빌미로 '날치기심사'를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저(강성호 후보)를 낙마시키고 류한국 새누리당 후보를 공천하려는 시나리오에 의해 모든 것이 진행됐다"라고 주장했다.

강 후보의 주장에 따르면 대구시 공천심의위원회에서 류한국 후보를 이미 공천하기로 내정하고 강성호 후보에게 자진 사퇴를 종용했다는 것. 이에 대해 강성호 후보는 "여기자 성추행 진정문제가 갑자기 제기됐고 대구 공천심의위원회(공심위)에서 날치기심사 처리됐다"라며 "저도 모르는 사이 경선 후보가 교체돼 중앙당 공심위로 올라갔고 그 과정에서 대구 국회의원들이 개입해 후보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강 후보는 "표결처리하기로 했고 15명 국회의원 중 8명이 저의 공천자격을 유지하자고 했는데 다음날 열린 최고의원 회의에서 김상훈, 주호영 의원이 '대구 공심위에서 다시 심의하겠다'라고 요구했다"라며 "이것은 류한국 후보에게 공천을 주기 위한 처음과 끝이 다 드러나는 대목"이라 비난했다.

또 공천 부적격 판정의 이유로 꼽힌 '여기자 성추행'에 대한 자세한 정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강 후보에 따르면, 2012년 여름의 한 휴일 직원들과 함께 대구 앞산을 등산 중인 강후보에게 여기자가 전화를 걸어와 "만나고 싶다, 술 한잔 사달라"고 요구했다. 강 후보는 하산 시간을 계산해 대답했고 전화를 한 여기자는 시간에 맞춰 앞산 인근으로 가겠다고 했다. 강 후보는 이 과정에서 "유력 언론사의 구청 출입기자고 직접 요청한 일이라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며 "출입기자와 구청장은 갑-을 관계"라고 해명했다.

앞산 인근에서 만난 강 후보와 여기자는 근처 레스토랑에서 여러 이야기를 하며 술을 마셨고 여기자가 강 후보에게 호감을 표시하며 앞으로 좋은 기사를 써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게 강 후보의 주장이다.

강 후보는 또 "시간도 늦었고 술도 취해서 하산하는데 여기자가 '바래다 달라'고 해 택시를 타고 집 앞까지 바래다 줬다"라며 "집에 들어가기 전에 다시 호감을 표시하는 여기사와 대화를 더 나누다 헤어지며 어깨를 포옹하고 머리에 입을 맞췄다"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이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하거나 강제로 추행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성추행 사실을 부인했다.

며칠 후 여기자는 강 후보에게 '그날 내게 실수한 것 없느냐, 불쾌하다, 왜 아무 연락이 없느냐'며 사과를 요구했다. 강 후보는 "그날 같이 술을 마시며 대화했을 때의 분위기와는 너무나 달라 매우 놀랐다"라며 "사무실로 직접 와 사과를 받고 싶다고 해서 만났고 '그날 나는 호감을 갖고 있는 줄 알고 편하게 대하다 보니 그랬는데 불쾌했다면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라고 밝혔다. 그러자 해당 여기자도 "사과를 했으니 받아들이겠다, 없었던 일로 하겠다"라고 답했다.

그 후 강 후보와 여기자는 2년 간 일체 연락하지 않다가 강 후보가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휴대폰에 등록된 기자들에게 단체 메시지로 출판기념회 소식을 알렸고 해당 여기자가 '잘 지내시느냐, 출판기념회에 참석은 못하지만 축하드린다, 바뀐 번호 알려줄테니 저장하시라, 다시 안 볼 사이도 아닌데 그때 찬찬히 풀었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 지방선거 때문에 대구에서 조만간 뵐 것 같다, 출판기념회 잘 하시고 구정 잘 이끄시길 바란다, 다른 건 몰라도 포커페이스는 유지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다고 강 후보는 전했다.

이에 강 후보는 "그 여기자가 2년 전 오해와 실수로 생긴 일에 대해서는 이미 종결된 일로 생각하고 있었을거라 판단했다"라면서 "지금 와서 태도가 돌변해 성추행으로 문제 삼는 것은 특정 세력의 집요한 요청과 공작에 넘어가 이용당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19일 새누리당이 공개한 문자에 대해서는 본인이 여기자에게 보낸 것이 맞지만 "주호영 의원 등이 '사실 여부와 관계 없이 성추행이라는 표현이 언론에 나오면 당신은 정치생명 끝이다, 그러니 빨리 사퇴하면 우리가 없던 일로 하겠다, 불출마 선언하고 외국으로 가던지 몇 달간 여기 나타나지 마라'며 집요하게 압박받는 과정에서 보냈다"고 해명했다.

강 후보는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류한국 후보에 대해 "류 후보가 도시철도공사 사장 임기를 남겨두고 서구로 온 때부터 공천 내정자였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공천 진행 중에도 류 후보가 '김상훈 의원이 나를 밀고 있으니 강 후보도 나를 도와라'하는 정황이 몇 차례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김상훈 의원 본인도 당 핵심인물들에게 류한국 후보를 지원할 것을 이야기한 바 있으며 김상훈 의원실의 여성부장도 류 후보 사무실에 거의 머물다시피 하며 류 후보를 도왔다"라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박윤정 기자는 <오마이뉴스> 6.4 지방선거 특별취재팀 입니다.



태그:#강성호, #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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