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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이버대 복지시설경영학과 졸업하고 복지 '욕심' 가득한 청년입니다. 복지와 관련한 나의 사연을 전해 봅니다. - 기자말 

매달 첫 주 토요일, 하루는 유달리 바쁘게 시작했다. 중요한 약속이 있는 날, 바로 '행복한 동행'이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약속 장소는 중증장애인을 돌보는 '늘 편한 집'이다.

그곳에 가면 또박또박 말로 표현은 못해도 고마움과 반가움을 온몸으로 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모습을 되짚으며 설렘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 분명 예전에 방문했던 곳인데도 몇 달 동안 동행하지 않았더니 마냥 처음인 것만 같고, 발걸음도 무거운 발걸음이다.

'늘 푸른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늘 푸른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 김익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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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과목이기도 하고 아픈 사람들을 보살피는 방법을 배웠지만, 뇌성마비를 가진 내게는 힘든 점이 있어요. '함께 봉사하시는 분들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최근에는 매번 준비 도중에 방문을 포기했었던 것 같아요."

2012년 복지시설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봉사란 그런 것이었다. 늘 곁에 있으면서도 다다르기엔 멀고, 익숙하지만 또 매번 벽을 체감하는 것.

"지하철을 타고 가는 1시간 동안 '복지관에 가면 먼저 무슨 일을 해야 할까?', '내가 예전에는 어떻게 했었지…?' 등 이런저런 생각들을 했어요. 그런데 도착해서 다른 학우님들과 인사를 하니까 조금씩 내가 할 일이 눈에 보였어요.

청소, 쓰레기 버리기, 식사 보조…, 할 일이 참 많더라고요. 어떤 학우 한 분은 저더러 양동이로 물을 담아 달라고 하셨고, 다른 학우님들의 일손도 바빠 보였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함께 활동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했습니다."

고등학교의 특별활동 시간에 담임선생님과 함께 처음으로 봉사활동을 접하게 됐다. 대학교에서도 사회복지과를 전공하였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복지에 대한 관심은 깊지 않았다.

심지어 교수님들마저 간접적으로 '너는 그 분야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돌려서 얘기할 정도였다. 그 일들을 느끼며 벽의 높이만큼 관심도 커졌고 도전의식도 생겼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는 간절함과 확신을 점차 느끼게 되었다.

강릉 뇌성마비협회의 비상근 회원으로 1년을 근무했고 서울로 올라와 구로구의 자립생활센터에서 간사 경험도 쌓았다. 그리고 서울사이버대학교의 복지시설경영학과로 편입해 복지에 대해 더욱 체계적으로 배우고 접하게 되었다.

서울사이버대 복지시설경영학과 학생들과 봉사활동을 마치고 난 뒤 찍은 사진
 서울사이버대 복지시설경영학과 학생들과 봉사활동을 마치고 난 뒤 찍은 사진
ⓒ 김익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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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동행'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복지 동아리 '복경아 사랑해!'에서의 활동에서부터 이곳에서의 쌓은 배움과 인연, 그 모든 게 너무나 소중한 사간 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벽이 높아요. 장애인이 복지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요. 하지만 당장이 아니더라도, 저는 도전할 겁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어딘가 있을 거예요.  그런 사람들끼리 뜻을 모을 방법도 있을 것 같아요."

이제 사회로 나가는 첫발을 내딛는다. 복지에 대한 관심을 멈추기엔 가슴 속이 너무 뜨겁다. 더 정진하여 공부하고, 그동안의 경험을 복기하면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려고 고민 중이다.

그것이 나의 꿈이기에...


태그:#봉사, #행복,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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