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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하는 세월호에서 탈출한 단원고 학생들이 학부모와 함께 30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 세월호 생존학생들 합동 조문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탈출한 단원고 학생들이 학부모와 함께 30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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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고대안산병원에서 퇴원한 '세월호 침몰사고' 생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조문을 위해 경기도 안산시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로 들어가고 있다.
▲ 세월호 생존학생들 합동분향소 조문 30일 오후 고대안산병원에서 퇴원한 '세월호 침몰사고' 생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조문을 위해 경기도 안산시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로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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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을 함께 떠난 친구들은 15일이 지나서야 다시 만났다. 침몰하는 배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친구는 국화꽃을 들었고, 끝내 물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친구는 영정사진 속에서 옅은 미소로 자신을 찾아온 친구들을 바라봤다. 학생들은 친구의 영정사진 앞에 국화꽃을 놓고는 어깨를 들썩일 정도로, 많은 눈물을 쏟아냈다.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살아남은 단원고 2학년 학생 70여 명은 30일 오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분향소에는 단원고 학생 157명과 선생님 4명, 일반인 희생자 14명의 영정과 위패가 안치됐다. 학생들은 이날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퇴원한 후 바로 분향소를 찾았다. 담담한 모습으로 버스에서 내려 분향소에 들어간 학생들은 10분 뒤 눈물범벅이 된 채 다시 버스에 올랐다.

친구 영정 사진 앞에서 눈물 쏟아내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탈출한 단원고 학생들이 학부모와 함께 30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 세월호 생존학생들 합동 조문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탈출한 단원고 학생들이 학부모와 함께 30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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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2시 5분께 단원고 학생들이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퇴원 절차를 모두 마치고 기다리고 있던 6대의 버스에 올랐다. 이곳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던 학생 74명 중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학생 4명을 제외하고 모두 어머니·아버지와 함께 버스에 올랐다. 학생들은 단정하게 교복을 입었다. 노란 리본을 단 흰색 셔츠와 블라우스에 검은색 바지와 치마를 입었다.

경찰차를 선두로 6대의 버스가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분향소로 향했다. 오후 2시 14분 분향소에는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크게 들렸다. 일반 조문객들의 조문이 잠시 중단됐다. 생존 학생의 가족, 희생 학생의 유족, 단원고 총동문회 회원, 경찰, 자원봉사자들은 취재진의 근접 취재를 막기 위해 분향소 입구에 인의 장벽을 쳤다.

오후 2시 19분 버스가 분향소 출입구 바로 앞에 멈춰 섰다. 버스 문이 열리자, 어머니·아버지의 손을 꼭 잡은 학생들이 차례로 내렸다. 학생들은 담담한 모습으로 분향소에 들어갔다. 조문객들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학생들을 바라봤다. 학생들은 분향소 관계자로부터 국화꽃을 건네받고 친구와 선생님의 영정 앞에 섰다.

학생들은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과 선생님의 영정 사진을 보면서 몸을 떨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 아이의 손을 꼭 잡은 부모들도 흐느꼈다. 몇몇 학생들은 오열하다 쓰러질 뻔했고, 주변에서 부축해 겨우 조문을 마쳤다.

학생들의 울음소리 속에서 취재진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날카롭게 들렸다. 분향소 내부에서 인의 장벽을 쳤던 단원고 총동문회 회원, 자원봉사자들은 두 손을 높이 들어 취재를 막았다. 오후 2시 37분, 마지막 학생이 울먹이며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는 곧 분향소를 빠져나갔다. 학생들은 안산의 한 수련원으로 가서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생존 학생들이 분향소 조문을 원했다"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구조됐던 단원고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입원치료를 마친 30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 후 버스에 오르고 있다.
▲ 세월호 생존학생들 합동분향소 조문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구조됐던 단원고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입원치료를 마친 30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 후 버스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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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조문은 학생들이 원한 일이었다. 학생들을 진료한 한창수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학생들은 입원 초기부터 '조문을 하고 싶다'는 얘기를 해왔다"면서 "(의료진은) 학생들의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보호자와 교육청 관계자들과 만나 의논했다, 결국 학생들이 퇴원 직후 조문을 한 뒤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한창수 교수는 "학생들은 퇴원해서 사회와 학교에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된 상태"라면서 "(입원) 초반에 당황스러워하고 혼란스러워했지만 (그런 증상은) 대부분 소실됐다, 지금 학생들은 가급적이면 안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서로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의 퇴원에 대해 "개인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이제 (일상으로서의 복귀를) 시작했다는 것에 대해 전반적으로 후련해하고 좋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개인별로 외래 진료를 통해 관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또한 "큰일 겪은 이후에 문득 사진 필름이 지나가듯 당시의 감정들이 일어나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면서 "가족, 친구들, 언론매체가 학생으로 하여금 사고 당시를 회생하게 하면 안 된다, (회상을 하게 되면) 당시의 기억이 떠올라 트라우마를 입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그:#세월호 침몰 사고, #생존 학생들, 분향소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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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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