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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양승조, 신경민(사진 왼쪽부터) 최고위원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지난 2012년 11월20일 전국기초광역의원 결의대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TV모니터를 통해 시민들에게 보여주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양승조, 신경민(사진 왼쪽부터) 최고위원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지난 2012년 11월20일 전국기초광역의원 결의대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TV모니터를 통해 시민들에게 보여주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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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이 욕을 감수하고도 왜 기초선거 공천을 강행했겠나. 새누리당이 지방권력까지 장악하면 장기집권 내지 독재화로 접어드는 길이 열리는 거다."(신경민)

"이번에 지방선거 끝나면 2년간 선거가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이기면 확실히 장기집권을 노릴 것이다."(우원식)

"이번 선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벌써부터 새누리당 30년 집권설이 나온다. 선거 승패에 따라 여권 독주,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양승조)

선출직 최고위원 셋은 왜 거리로 나왔나


봄바람치고는 꽤 맵찼다. 하얀 벚나무 아래의 셔츠 차림들은 어느새 한겨울 복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4월의 꽃샘추위 앞에서 또 다시 광장의 칼바람을 맞는 이들은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우원식, 양승조 최고위원이다.

이들은 벌써 7일째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출근한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하루 12시간씩 당번을 정해 자리를 뜨지 않고 청와대에 앉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요일인 지난 6일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서울광장 천막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세 최고위원의 표정은 매우 어둡고 무거웠다.

이들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로 고민하다 광장에 천막을 친 건 지난달 31일이었다. 이곳은 지난해 8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김한길 대표가 노숙농성을 했던 바로 그 자리다.  

벌써 7일째이니 대충 적응도 됐을 법하지만 속내는 매우 복잡한 듯 세 최고위원의 표정은 퍽 좋지 않았다. 7일간 이어진 농성 기간 만나본 거리 민심에 대해서도 우려가 깊었다. 기초선거 무공천이라는 이슈 자체가 대중에게는 관심 밖인 데다 설명이 길고 복잡해 유권자도 후보자도 전부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걱정했다.

신경민 "박근혜 대통령 지방권력까지 장악하면..."

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농성장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기초선거 공천 폐지 공약 불이행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이번에 우리가 선거에서 지면 아주 절박한 민주의 문제, 정의의 문제가 위협받게 된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입법과 사법, 행정을 전부 장악했다. 국회는 물론 지방권력까지 장악하면 앞으로 한국사회가 극도로 보수화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농성장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기초선거 공천 폐지 공약 불이행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이번에 우리가 선거에서 지면 아주 절박한 민주의 문제, 정의의 문제가 위협받게 된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입법과 사법, 행정을 전부 장악했다. 국회는 물론 지방권력까지 장악하면 앞으로 한국사회가 극도로 보수화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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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에 기호 2번이 왜 사라졌는지, 그럼 도대체 몇 번인지, 기초공천 폐지가 대선공약이었음에도 새누리당은 공천했는데 새정치민주연합은 왜 기초선거 무공천을 선택한 것인지, 그래서 누가 진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인지 설명하는 데 한참 걸린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공천 폐지가 대선공약 즉 약속이었으므로 지켜야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처가 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세 최고위원은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6·4 지방선거 야권의 패배였다. 이것은 단순히 지방권력이 새누리당으로 넘어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한국사회의 급격한 보수화는 물론이고 이를 전제로 민주주의와 정의의 문제, 양극화 해소 및 보편적 복지제도 등 소위 민주정부 10년간 이뤄놓은 사회경제적 민주주의 토대를 상당히 허물고 후퇴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입법, 사법, 행정 권력을 모두 쥔 박근혜 대통령이 지방권력까지 거머쥔다면 사실상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는 것인데, 그렇다면 새정치민주연합이 박 대통령에게 장기집권, 독재자의 길을 열어주는 것과 같은 현실을 낳게 된다는 것이다.

기초선거 무공천이 아무리 선의의 뜻이 있었다 해도 이 같은 결과를 낳는 도구로 쓰인다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보거나 최소한 방어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게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이번에 우리가 선거에서 지면 아주 절박한 민주의 문제, 정의의 문제가 위협받게 된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입법과 사법, 행정을 전부 장악했다. 국회는 물론 지방권력까지 장악하면 앞으로 한국사회가 극도로 보수화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공약이었고 먼저 약속을 깼음에도 언제 그랬냐는 듯 새누리당이 공천을 시작하니 우리 후보들은 현장에서 아우성"이라며 "유권자들은 우리에게 왜 그런 바보 같은 선택을 했냐고 묻는데 이렇게 기가 꺾여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말했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이 얄팍한 당리당략에 치우치지 말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박 대통령이 약속을 어긴 건 비단 기초선거 무공천만이 아니다. 전국민을 속인 기초연금, 반값등록금, 전시작전권 환수, 고등학교 무상교육 등 이번 선거는 이런 거짓말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하고 이번에 심판하지 못하면 앞으로 대선은 거짓말 경연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원식 "김한길-안철수 토크쇼... 엄중한 상황에 한가한 대응"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공약이었고 먼저 약속을 깼음에도 언제 그랬냐는 듯 새누리당이 공천을 시작하니 우리 후보들은 현장에서 아우성"이라며 "유권자들은 우리에게 왜 그런 바보 같은 선택을 했냐고 묻는데 이렇게 기가 꺾여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말했다.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공약이었고 먼저 약속을 깼음에도 언제 그랬냐는 듯 새누리당이 공천을 시작하니 우리 후보들은 현장에서 아우성"이라며 "유권자들은 우리에게 왜 그런 바보 같은 선택을 했냐고 묻는데 이렇게 기가 꺾여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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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들은 현재 선거상황에 대한 깊은 우려가 있었다. 신 최고위원은 "골목이 전부 파란 점퍼로 뒤덮였지만 혼탁하다"며 "파란 점퍼 무리 안에는 새누리당 공천 탈락자, 민주당에서 공천 못 받은 사람, 이상한 종교집단 관계자, 범죄자도 포함돼 있고 심지어 새누리당 교란용 후보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뒤죽박죽"이라며 "파란 점퍼의 변별력이 사라져 선거결과를 낙관하기 어려워졌다면 빨리 대책을 세우는 게 책임 있는 당대표의 역할"이라고 주문했다. "공천이냐, 무공천이냐, 아니면 제한적 무공천(인구 10만 이하 혹은 영호남만 지역별로 무공천)이냐" 수를 내라고 김한길-안철수 두 대표를 압박했다.

양 최고위원은 "충남은 수도권보다 단순하다"며 "민주당이 센 동네가 아니기 때문에 사이비 종교집단 이런 것은 없다"고 한 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심판여론이 조성되느냐 아니냐에 따라 선거판세가 결정된다"며 "지금 무공천 약속을 번복하면 그나마 있는 신뢰마저 잃을 것이란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 최고위원은 "공천을 안 하면 매우 어려운 선거되는 건 분명하다"며 "지금부터 할 일은 후보단일화다. 단일화 된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지원한다는 걸 천명해야한다"며 "지역 시민단체들이 자발적으로 후보단일화를 하면 실질적으로 공천권을 국민들에게 돌려드리는 효과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대해 서명운동을 벌이거나 청와대에 직접 찾아가 면담신청서를 작성하고 홍대 앞 거리에서 토크쇼를 하는 것은 "엄중한 상황에 비해 너무나 한가한 대응"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신 최고위원은 "무공천의 1번 책임자는 안철수, 2번 책임자는 김한길 대표"라며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4월 국회에서 대여협상도 해야 한다"며 "독소조항인 탈당 조항, 정당기호제 폐지 등도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효과적인 반1(1번)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며 "전국 1200개의 선거구를 두 대표가 코피를 흘리더라도 전부 돌아다녀야 한다. 그저 막연하게 앉아서 토크쇼나 할 때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신 최고위원은 "이대로 가면 우리사회의 민주화와 정의, 양극화 해결할 길이 없다"며 "대표들이 너무 한가한 대응을 한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양 최고위원은 "오죽하면 제1야당 대표가 청와대 민원실에 찾아가 면회신청서를 쓰고 왔겠나"라며 "박근혜 정권이 불통정권이라는 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상징"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안 대표의 청와대 방문은) 정말 부자연스럽고 비정상적인 일이었다"며 "이런 비정상적 행동을 유발한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이다. 규제완화를 위해 7시간 마라톤 회의도 하시면서 왜 야당 대표는 안 만나주나"라고 비판했다.

양승조 "시간 없다... 두 대표 결단해 전국 장외집회 하라"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이 얄팍한 당리당략에 치우치지 말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박 대통령이 약속을 어긴 건 비단 기초선거 무공천만이 아니다. 전국민을 속인 기초연금, 반값등록금, 전시작전권 환수, 고등학교 무상교육 등등 이번 선거는 이런 거짓말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하고 이번에 심판하지 못하면 앞으로 대선은 거짓말 경연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이 얄팍한 당리당략에 치우치지 말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박 대통령이 약속을 어긴 건 비단 기초선거 무공천만이 아니다. 전국민을 속인 기초연금, 반값등록금, 전시작전권 환수, 고등학교 무상교육 등등 이번 선거는 이런 거짓말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하고 이번에 심판하지 못하면 앞으로 대선은 거짓말 경연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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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최고위원은 "만약 7일 박 대통령이 답변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현장 속에서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를 하려면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야당 대표로서 정말 진정성 있는 행동이 나와야 한다"고 두 대표를 정조준했다.

무엇보다 양 최고위원은 "이제는 당대표 두 명이 결단해야 한다"며 "이 문제, 더 오래 끌지 말고 두 대표가 빨리 결단 내서 이견과 불협화음 없이 하나로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최고위원은 "두 대표가 장외집회를 열고 전국을 돌며 호소해야 한다"며 "새누리당의 공천이 시작되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하라는 하나마나한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강력하게 일사불란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시간이 없다"고 일갈했다.

신 최고위원도 "이번 주 안에 결판을 내야 한다"며 "이번 주가 기초선거 무공천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 최고위원은 "7일까지 기다린다고 했으니 8일이나 9일엔 고민을 끝내야 한다"며 "주초에 결론내고 전국을 돌든지 해야 한다. 토크쇼로는 결론이 날까? 모르겠다. 지지자들이 보기엔 매우 한가해보일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계속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로 가면) 그 이유를 설명하느라 선거기간 내내 힘들 것 같다"며 "내부는 계속 시끄러울 테고 불만이나 원성이 더 커질 텐데 이대로 가는 건 아니"라고 걱정했다.


태그:#신경민, #우원식, #양승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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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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