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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참여 후보를 추려내는 '컷오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 새누리당 '컷오프' 문제 제기하는 심재철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참여 후보를 추려내는 '컷오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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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심(청와대의 의중) 논란'이 6.4 서울시장 경선 '컷오프'를 놓고 재점화됐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혜훈 최고위원 등 세 후보를 대상으로 추가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양자대결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 발단이다. 당 공천위는 27일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다.

양자대결은 곧 세 후보 중 여론조사에서 가장 뒤처지는 이 최고위원의 탈락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원조 친박'인 이 최고위원을 먼저 정리하고 정 의원을 바짝 뒤쫓고 있는 김 전 총리에게 표를 모아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정 의원과 이 최고위원은 전날(26일) 연달아 논평을 내고 경선 공정성 훼손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는 당 지도부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비박(非朴) 심재철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결국 특정후보 밀어주기 의심을 살 수 밖에 없다"라며 "서울의 경우, 순항하고 있었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가 안 된다, 어떤 구실을 대더라도 평지풍파 밖에 안 된다"고 당 공천위를 비판했다.

그는 또, "경기도지사 선거 예비후보 4명에 대해서는 '컷오프' 말이 없다"라며 "경기도는 그대로 두면서 서울만 2배수 (컷오프) 하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자대결' 원하는 김황식 "당이 정한 원칙 흔들면 안 돼"

그러나 김황식 전 총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이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2자대결로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당 공천위의 양자대결 검토 입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상식적으로 경선 흥행을 위해서 삼각구도가 유리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는 지적에도 "경쟁력 있는 후보 두 사람이 1:1로 붙어 집중토론을 거쳐서 선택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라고 반박했다.

다른 후보들이 "경선 중단을 배제하지 못한다"며 사실상 보이콧 가능성까지 열어놓은 것에 대해서도 "당에서 정하는 원칙, 기준에 따라서 할 것이지 다른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든지 반발한다는 이유만으로 원칙이나 기준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당초 자신이 제기했던 권역별 순회경선이 정 의원 측의 반발로 '권역별 순회연설 및 원샷경선'으로 절충됐던 점을 거론하며 "일부 후보가 반발한다고 해서 절충하는 식으로 가면 '원칙과 중심이 없어 흔들리는 경선관리'라고 지적할 수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다른 후보들이 '경선 보이콧' 결단을 내릴 경우에도 "제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전 총리는 컷오프 논란으로 다시 점화된 '박심 논란'에 대해서는 "(당원들이나 시민들이) 누구 힘이 어디에 있느냐 이런 기준으로 해서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심은 저한테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을 도왔던 많은 분이 저희 캠프에서 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사회자가 "그러다 보니깐 당연히 그 분들과 연관된 친박계 혹은 박심이 김 후보 쪽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고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김 전 총리는 "어느 한 계파를 중심으로 해서 지원하고 밀고 있지는 않다"고 부연했다.

김 전 총리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논란의 책임이 당 공천위에 있다며 2차 컷오프를 원칙대로 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사실상 이 최고위원에 대한 컷오프를 진행하라는 요구다.

김 전 총리 측은 "우리는 2차 컷오프 문제를 사전에 알지도 못했고 입에 담은 일조차 없음에도 마치 김 전 총리의 희망에 따른 것인양 매도당하고 있다"라며 "다른 후보 측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근거 없는 '박심 후보' 공격을 재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당이 일부의 압력과 반대 때문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거나 원칙을 저버리는 무책임한 행태를 반복할 것인지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만약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보다 실천적인 대응방안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기 몰린 이혜훈 "판세 뒤집으려는 의도 있는 것"

한편, '컷오프' 위기에 몰린 이혜훈 최고위원은 "경선의 판세를 뒤집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라며 "정말 중대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경선 보이콧 가능성도 열어놓은 셈이다. 

그는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당이 3~5배수로 후보를 압축하겠다고 수차례 발표했는데 그 원칙을 아무 논리적인 근거 없이 뒤집었다"라며 "지지율 격차가 나기 때문에 (후보수를) 줄인다는 건 2007년, 2012년 대선경선 때를 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룰을 번복하는 것은 무슨 이상한 의도가 있다는 것"이라며 "제가 2012년 전당대회에서도 여론조사는 꼴찌했지만 종합으로 2등을 했다, 그런 전력이 있고 현장표가 워낙 많이 온다는 걸 아니까 이제 일부 그 표를 어떤 후보에게 주고 싶어한다고 다들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심 논란에 대해서도 "저는 박심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데 박심을 파는 사람이 있다"고 질타했다. 또 박심을 파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라디오에 나오셔서 대통령 실장하고 출마 문제를 여러 번 상의했다고 하신 후보가 누군지 다 알고 계시잖냐"고 답해, 김 전 총리를 정조준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컷오프' 놓고 진통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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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황식, #이혜훈, #박심 논란, #컷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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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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