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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지 중 한 곳인 공주 마곡사 입구. 한 때 김구 선생이 출가를 했던 곳이기도 하다.
 신승지 중 한 곳인 공주 마곡사 입구. 한 때 김구 선생이 출가를 했던 곳이기도 하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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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원정출산이라는 수단까지 동원해가며 갓 태어날 자식에게 다른 나라의 국적을 만들어 주려는 부모들이 없지 않았습니다.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그런 사람들 대부분은 소위 내로라하는 부잣집 며느리들이거나 특권층 사람들 중 일부였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나라에 살면서 왜 남의나라 국적을 굳이 가지려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른 뒤 어렴풋한 소문으로나마, 그들이 새로 태어나는 자식들에게 왜 그토록 다른 나라의 국적을 만들어 주려하는지 그 이유를 들었습니다. 드러내놓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런 사람들 중에는 여차하면(전쟁이라도 나면) 자식들에게 외국으로 튈 자격을 꾸려주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현대판 십승지, 이중국적

우리나라에서 전쟁이라도 나면 다른 나라, 특히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우선적으로 대피시킬 것이니 이보다 더 안전한 피난이 없다는 점을 노린 행위라 생각됩니다.  

한때, 먹고 살만하고, 힘깨나 쓰는 집안사람들이 유사시 생존할 수 있는 대비책으로 이중국적을 마련해 놓았다면 조선시대 권세가나 양반가에서는 소위 십승지라는 것이 마련해 놓고 있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 사람들이야 우선 먹고 살아야 하니 불분명한 전쟁에 대비해가며 연명할 수단까지 마련해 놓지는 않을 겁니다. 설사 전쟁이라도 나면 죽창이라도 들고 가족과 마을을 지키기 위해 항거하던 것이 백성들 정서였고 서민들이 공유한 가치리라 생각됩니다.

과거의 권세가나 양반들이 제 식구들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손꼽아 놓은 곳이 십승지라면 근래 한때, 특정한 어떤 사람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 자식들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만들어 주려고 했던 이중국적이야말로 현대판 십승지라해도 과언은 아닐 거라는 생각입니다.  

두 발로 걸으며 담아온 <정감록이 예언한 십승지마을을 찾아 떠나다>

<정감록이 예언한 십승지마을을 찾아 떠나다>┃지은이 남민┃펴낸곳 소울메이트┃2014.3.6┃1만 6000원
 <정감록이 예언한 십승지마을을 찾아 떠나다>┃지은이 남민┃펴낸곳 소울메이트┃2014.3.6┃1만 6000원
ⓒ 소울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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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감록이 예언한 십승지마을을 찾아 떠나다>(지은이 남민, 펴낸곳 소울메이트)는 저자가 정감록에서 예언하고 있는 십승지를 직접 찾아가 두 발로 걸으며 탐방하고 탐방하며 기록한 내용입니다.

두 눈으로 보며 느낀 십승지, 십승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두 귀로 듣고 가슴으로 새기며 모아온 이야기들을 전설처럼 펼치고 사연처럼 들려주는 내용입니다.

젊은 부인은 "저는 아바마마의 사약을 피해 궁궐을 몰래 빠져나온 공주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나무꾼은 벌떡 일어나더니 절을 한 후 말을 이었다. "처음부터 귀인인 줄 짐작은 했으나 이런 일이…. 저는 절재 김종서節齋 金宗瑞 대감의 둘째 손자입니다. 가족이 멸족당할 때 하인의 도움으로 도망쳐 이곳으로 숨어들어왔습니다."-<정감록이 예언한 십승지마을을 찾아 떠나다> 107쪽-



책에서 십승지 중 한 곳으로 소개하고 있는 보은 속리산에 흐르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책에서는 영주 풍기, 봉화 춘양, 보은 속리산, 남원 운봉, 예천 금당실, 공주 유구·마곡, 영월 연하리·미사리·노루목, 무주 무풍, 부안 변산, 합천 가야 이렇게 10 곳을 십승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역사의 기록은 그러했다. 그런데 이순신 장군의 사망에 대해서는 항상 3가지 설設이 따라 붙는다.(중략)

마지막 세 번째가 은둔설이다. 승전을 확인한 장군은 전사로 발표하고 실제로는 야음을 틈타 은둔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것인데, 이는 전사 사실을 장남 회薈와 조카 분芬, 그리고 몸종 김이金伊, 이렇게 세 사람만이 알고 있었다는 점과 장군의 장례식 과정에서 생긴 많은 의문점이 드러난 데서 비롯된 설이다. -<정감록이 예언한 십승지마을을 찾아 떠나다> 83쪽-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십승지 곳곳은 접근조차 쉽지 않았을 깊고 깊은 산골입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내용에는 십승지에 흐르고 있는 건 산줄기와 물줄기뿐만이 아니라 전설 같은 유래도 흐르고 사연 같은 전설도 함께 흐르고 있습니다.    

십승지 중 한 곳인 보은 속리산 법주사. 멀리 뒤쪽으로 상가까지 보인다.
 십승지 중 한 곳인 보은 속리산 법주사. 멀리 뒤쪽으로 상가까지 보인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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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속리산에 흐르는 전설은 조선 최악의 원수 집안 자식끼리 맺어진 핏빛 사랑이이고, 봉화 춘양에 흐르고 있는 사연은 이순신장군 죽음에 따라 붙는 3가지 사망설중 은둔설에 얽힌 유래입니다.

십승지에 흐르는 전설까지 읽을 수 있어

저자가 각각의 십승지를 탐방하면서 만난 사람들 면면을 보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내용들이 결코 헛소문처럼 들리는 풍문들을 정리한 게 아닐 거라는 걸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 지역에서 대물림을 하며 살고 있는 원로, 그 곳에 흐르고 있는 유래를 가장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해설사, 담당 공무원, 각계각층의 기관장들이 고증이라도 하듯이 들려준 이야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십승지'하면 제 목숨 부지에 급급해하며 살던 조선 양반들, 백성들 위에 군림하며 권세만 부릴 뿐 최소한의 의무조차도 회피하려던 양반들의 몰염치가 먼저 떠오르지만 지금이야 물 좋고 산 좋아 꼭 한번은 찾아가보고 싶은 곳으로 알려진 곳들입니다. 

전설의 책 정감록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곳으로 손꼽던 십승지, 책에서는 그 십승지에 고여 흐르고 있는 유래와 전설까지도 소개하고 있으니 <정감록이 예언한 십승지마을을 찾아 떠나다>를 일독하는 것이야 말로 십승지를 제대로 둘러보는 지혜의 순례가 되리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정감록이 예언한 십승지마을을 찾아 떠나다>┃지은이 남민┃펴낸곳 소울메이트┃2014.3.6┃1만 6000원



정감록이 예언한 십승지마을을 찾아 떠나다

남민 지음, 소울메이트(2014)


태그:#정감록이 예언한 십승지마을을 찾아 떠나다, #남민, #소울메이트, #십승지, #정감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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