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조작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던 국가정보원 권모 과장이 자살을 기도해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된 가운데,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응급중환자실 앞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검찰 조사받은 국정원 직원 자살기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조작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던 국가정보원 권모 과장이 자살을 기도해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된 가운데,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응급중환자실 앞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자살을 기도, 현재 의식불명인 권아무개 국정원 과장의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국정원 지휘라인을 겨냥한 검찰 수사도 난관에 부닥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증거조작 수사팀을 지휘하고 있는 윤갑근 검사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권 과장의 자살기도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밝히며 "수사 과정과 방식을 다시 한 번 점검해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권 과장이 자살기도 직전 한 언론과 만나 검찰조사 당시 검사의 모욕적 언행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강한 불만을 토로한 만큼 그동안의 조사 방식에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점검하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검찰은 그동안 간첩증거조작에 국정원 지휘라인이 직접 연루됐는지 밝힐 수 있는 핵심인물 중 하나로 권 과장을 지목해왔다. 권 과장은 '탈북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1심 직후 국정원 수사팀에 합류했고, 지난달엔 주 중국선양총영사관의 부총영사로 파견됐다. 증거조작의 전모를 알고 있고, 중국 현지에서 증거조작의 '뒷처리'를 맡았다는 의심을 받는 상황이었다. 뿐만 아니라 직속 상관인 이아무개 처장과 수사단장, 수사국장 등 국정원 대공수사국 지휘부의 연계를 밝히는 데에도 권 과장 조사가 필수였다.

검찰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 연속으로 권 과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지만 권 과장의 반발로 조사를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였다. 검찰이 23일 한 차례 더 소환조사를 하겠다고 통보한 상태에서 권 과장의 사고 소식을 듣게 된 것. 

서울 아산병원측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권 과장은 의식불명일 뿐 아니라 후송 당시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장기손상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의식을 회복한다고 해도 당장 권 과장에 대한 조사를 하긴 어렵게 됐다.

검찰은 지난 22일 국정원 대공수사팀장인 이아무개 처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지만, 이 팀장은 증거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협조자 김아무개씨 등으로부터 위조된 문서를 입수한 김아무개 과장도 마찬가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지난 12일 체포돼 15일 구속된 국정원 협조자 김아무개씨는 오는 31일까지, 15일 체포돼 19일 구속된 김 과장은 다음달 3일까지는 기소를 할지 말지 결정해야 하는 검찰 입장에서는 낙관에 봉착한 셈이다.  기소를 전제로 김씨와 김 과장을 구속했다는 게 수사팀의 설명이지만, 현재 상황에선 기소의 근거가 되는 범죄사실을 제대로 특정할 수 있을지, 물증은 확보했는지 자신하기 어렵게 됐다.

수사팀은 권 과장의 자살기도 소식을 접한 뒤 일시적으로 수사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 검사장은 수사일정 차질 여부에 대해 "아예 아무 일도 없었던 것과는 차이가 있지 않겠나"면서도 "수사는 수사 논리대로 가고 수사방식은 다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그:#권 과장, #자살기도, #국정원
댓글2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