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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지우는 놀이치료를 받으러 다닌다. 떼 쓰고 고집 부리고 불안한 정도가 너무 심하기 때문이다. 엄마가 잠시만 보이지 않아도 크게 울고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면 어디서건 소리 지르고 드러누워 버린다.

지우 엄마는 자신의 아이가 놀이치료 받는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 자신이 아이를 잘못 키워서 그런 것 같아 죄인이 된 듯한 심정이고 주변에서 어떻게 볼지 걱정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는 빨리 나아지지 않는다.

떼 쓰고 고집 부리고 화 내고 반항하는 아이, 공격적인 아이, 주의집중이 어려운 아이, 충동적 과잉 행동하는 아이, 친구 관계가 힘든 아이, 형제 간의 다툼이 심한 아이, 우울하고 무기력한 아이, 소극적인 아이. 아이들을 위한 심리치료가 늘고 있다.

특히 새학기가 되면 학교나 유치원에 적응하지 못 하는 아이들로 인해 심리치료실이 북적거린다고 한다. 심리치료실뿐일까. 놀이치료와 미술치료, 독서치료, 글쓰기치료실에도 덩달아 문의 전화가 많아진다고 한다. 과연, 아이의 문제행동은 어디에서 출발되었을까?

심리치료실에만 가면 모든 문제가 해결이 될까

아이의 문제행동은 타고난 것일까? 아니면 성장과정에서 생겨났을까? 이에 어떤 이는 "까다로운 기질의 엄마는 운이 나쁜 편이고 다른 엄마들보다 2~3배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질적으로 까다로운 아이는 문제 행동이 발생할 확률이 더 높다는 듯이다.

이렇게 기질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심리적 문제는 성장 과정과 아이에게 제공된 양육환경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문가가 엄마를 아이 문제행동의 '원인 제공자'로 본다.

그렇지만 한 가지 잊고 있는 게 있다. 엄마는 아이 행동의 원인제공자이기도 하지만 일부러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는 거다. 엄마는 자신이 알고 있는 육아 상식을 총동원해서 아이를 키운다. 때로 자신도 모르게 거친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또한 일부러 그러지는 않는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가 곧, 최고의 '심리치료사'가 될 수도 있다는 거다.

우리 아이에게만은 엄마가 최고의 심리치료사

처음에 예로 들었던 지우를 생각해보자. 지우는 왜 빨리 나아지지 않을까? 치료사의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방법이 잘못되어서도 아니다. 중요한 건 엄마가 전혀 치료사의 지침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엄마는 꾹 참고 시키는 대로 했다지만, 사실 '영혼 없이' 치료사가 하라는 대로만 했을 뿐이다. 그러니 변화가 나타날 리가 없다.

그런데 치료사의 지침을 제대로 따르지 않아서 좋아지지 않았다는 말은 뒤집어 생각하면 아주 간단하다. 엄마가 치료사의 지침을 따르기만 한다면 좋아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냥 아이를 전문가에게만 맡기고 저절로 좋아지기를 바라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게 해서 좋은 변화를 보이는 경우도 많지 않다.

엄마가 하루에 10분 노력하는 것이 치료사와 일주일에 한 번, 50분 만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아이의 심리적 변화는 엄마의 노력에서 시작된다. 이 공식을 절대 잊으면 안 된다.

엄마와 50분 (10분*5일) > 심리치료 50분 (10분*1일)

엄마와의 하루 10분이 심리치료 50분보다 낫다

그렇다면 하루에 단 10분, 아이와 제대로 시간을 보내기만 한다면 아이의 문제행동이 나아지느냐?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말한다. 아이와 얼마나 오랜 시간을 같이 있느냐가 아니라, 같이 있는 동안 얼마나 제대로 사랑해주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이다.

요는, 엄마가 제대로 사랑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아이의 불안과 결핍을 성장과 치유로 바꾸기 위한 엄마의 습관으로 이임숙 맑은숲독서치료연구소장님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주문한다.

1. 아이와 함께 웃는다.
2. 아이의 감정을 읽어준다. 가능하면 핵심감정을 찾아내어 읽어준다
3. 아이의 생각을 읽어준다. 긍정적인 의도를 찾아 "~하고 싶었구나."라고 말해준다.
4. 아이가 성공했을 때는 충분히 기뻐하고 축하해준다.
5. 아이가 실패했을 때는 결과에 상관없이 아이의 노력과 마음가짐을 칭찬해준다.
6. 아이의 강점을 찾아준다. 솔직함, 용기, 조절력, 포기하지 않는 마음, 유혹을 이겨내는 힘 등 행동하는 순간순간 아이가 마음속에서 작동하고 있는 강점을 찾아준다. 
7. 가끔 아이를 감동시켜준다.
8. 아이가 주인공이 되게 한다.
9.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중요한 사람임을 인식시킨다.
10. 아이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자기도 모르게 상처주고 뒤돌아서 후회하는 모든 엄마를 위한 유용한 조언이다.


태그:#심리치료실, #엄마의 습관, #상처 주는 것도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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