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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3일 경기지사 출마 관련, 당 지도부와 회동 직후 출마 여부 결정에 시간을 많이 끌지 않고, 이달 초에 결론 내겠다"고 밝혔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3일 경기지사 출마 관련, 당 지도부와 회동 직후 출마 여부 결정에 시간을 많이 끌지 않고, 이달 초에 결론 내겠다"고 밝혔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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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참 엄중해졌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의 말이다. 그는 3일 황우여 당대표, 최경환 원내대표와 경기도지사 출마 관련 논의를 위해 회동하기 전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황 대표는 회동 직후 "경기도 후보군을 확정해야 하기 때문에 남 의원한테 (경기지사 출마) 당위성을 강하게 말하고, 경선 참여를 권유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19일 1차 회동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황 대표는 지난 19일 남 의원의 의원실을 홀로 찾았다. 대화 역시 3분 정도만 이뤄졌다. 남 의원은 회동 후에도 원내대표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황 대표는 최 원내대표와 함께 남 의원을 찾으면서 당의 요구를 더욱 강하게 피력했다.

새누리당이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신당' 창당으로 다급해졌다는 방증이었다. 남 의원은 이날 회동 직후 "지방선거 구도가 출렁이는 것에 어렵다는  말이 있었다"라며 선거구도 변화를 주제로 얘기했음을 시사했다. 최 원내대표도 회동 직후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때문에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중진들이 선당후사 정신으로 나가서 선거에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신(新) 야권통합에 맞선 새누리당의 6·4 지방선거 총동원령이 임박했다.

더 이상 '선택' 아닌 중진차출론... 남경필·유정복·원희룡 곧 입장 밝힐 듯

앞서 나왔던 새누리당의 중진차출론은 진짜 위기에서 발로된 것이라 보기 어려웠다.

비주류 쪽에서는 비박(非朴) 인사만을 대상으로 하는 차출론을 향해 "별다른 위험 부담이 없는 당권은 자신(친박)들이 갖고 반면 위험 부담이 있는 선거판에 비박 주자들을 차출하려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당에서 남 의원에게 경기지사 출마를 요구하는 저변에는 차기 원내대표 경선구도를 친박 주류에게 유리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

오는 14일 귀국해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알려진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바라보는 시각도 비슷하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겨냥한 듯이 "지방선거가 3자 구도에서 치러질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이 빚어낸 차출론"이라고 혹평했다. 지난 2일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출마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의원은 "(김 전 총리가) 호남 출신이라 (본선에서) 확장성이 있다는 말은 믿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의미가 달라졌다. 선거의 기본 축인 '구도'가 정리됐다. '안철수 변수'가 사라지면서 양자 모두 총력전을 기울여야 할 판이 돼 버린 셈이다. 결국 새누리당 처지에서는 '예열단계'인 차출을 빨리 마무리 지어야 한다. 이에 따라 그간 당의 출마 요구를 받았던 중량급 인사들의 결단시기도 임박했다.

남경필 의원이 대표적인 경우다. 남 의원은 지난 1일 김문수 경기지사와 회동하는 등 경기지사 출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출마 여부 결정에 시간을 많이 끌지 않고, 이달 초에 결론 내겠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이후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대한민국 국가모델연구모임 소속 의원 등의 의견을 청취한 뒤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이르면 내일(4일) 출마 선언이 예상된다.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이 뛰고 있는 인천시장 선거의 경우,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의 출마가 점쳐진다. 당초 경기지사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유 장관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송영길 인천시장과 비등한 경쟁력을 보여왔다. 유 장관은 이날 이틀간의 일정으로 휴가를 떠나면서 '결단'을 예고했다.

그는 특히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듭되는 출마 요청과 현재의 정치상황을 보면서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오늘 아침 휴가를 신청했다"라며 "휴가에서 돌아오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공직자 사퇴시한이 6일까지인 점을 감안할 때 유 장관의 결단 역시 이번 주 초가 될 예정이다.

제주지사 출마 요구를 받았던 원희룡 전 의원도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는 <연합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당에서 간곡히 얘기를 하는데 이를 일방적으로 외면만 할 수는 없다"면서 "다음 주 초까지 당 공천 신청이 마감되니 이번 주 정도면 가닥을 잡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신당 '세몰이' 대비 순회경선 일정 준비

한편 새누리당은 지방선거 일정도 빠르게 정리하는 중이다. 이는 사실 통합신당의 '세몰이'에 대응하는 성격이 강하다.

앞서 새누리당은 차출론에 따른 당내 경선 구도에 관심을 집중시키며 '혁신경쟁'에 매몰된 야권보다 지방선거 이슈를 장악하고 있었다. 여기에 갈수록 추락하는 야당의 지지율과 내란음모 혐의로 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1심 유죄 판결 등도 여권에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신당 창당 선언은 이런 환경도 바꿨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은 3월 말 창당을 위해 전국 순회를 하며 '세몰이'를 할 예정이다. 창당 시점과 더불어 광역단체장 야권 단일 후보를 둘러싼 구도에도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역단체장 후보 선출을 위한 순회 경선 등 당 차원의 지방선거 일정을 신속히 확정하기로 했다. 특히 광역단체장의 경우 한 도시를 3~4개 권역으로 나누는 순회경선을 실시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 중이다.


태그:#새누리당, #남경필, #유정복, #6.4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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