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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동의 교복 판매점 아이비클럽과 스마트 판매점이 협의구매 현수막 광고를 하고있다.
▲ OO동의 교복 판매점 아이비클럽과 스마트 판매점이 협의구매 현수막 광고를 하고있다.
ⓒ 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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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은 전국의 수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교복을 구입했던 시기다. 전국에 교복 착용 학교는 5275개(전체 학교의 95.6%)에 달한다. 일부 학교에서는 신입생들의 교복 구입 비용부담을 덜기 위해 학교가 주관해 교복 공동구매와 협의구매를 실시했다.

교복 공동구매란, 학교가 공동구매에 입찰한 교복판매점들을 심사해 선정된 한 업체에 교복 공급 독점권을 주는 것이다. 이런 공동구매는 업체 간의 경쟁을 유도해 가격 인하의 효과를 가져온다. 학교가 주관해 교복 등의 공동구매를 추진할 경우, 초중등교육법 제32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62조에 따라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그렇다면, 협의구매는 무엇일까? 하나의 업체가 선정되는 게 공동구매이지만, 협의구매는 교복 판매점들이 계약조건을 동일하게 제시하고 공급업체로 함께 선정되는 것을 말한다. 협의구매는 공동구매의 일종이지만, 다수의 교복 판매점을 공급업체로 선정함으로써 나타나는 문제점들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가격 담합이다.

울산 지역에서 협의구매 가격 담합이 의심되는 현상이 발견됐다. 울산 지역의 4대 브랜드 교복 판매점의 협의구매 가격은 24만5000원으로 동일했다. 그리고 일부 교복판매점은 '협의계약을 했다'는 문구가 담긴 광고를 내걸었다. 하지만, 확인 결과 모든 업체가 학교와 협의구매 계약을 하지는 않았다. 허위광고인 셈이다.

교복 업체 측 "학교와 협의구매 계약 체결"

문제가 되는 업체는 울산 남구 OO동에서 교복을 판매하는 세 개 브랜드 교복판매점이다. 이중 스마트와 아이비클럽은 'OO동 소재의 중·고등학교 전부와 협의구매 계약을 체결했다'는 현수막 광고를 게시했다. 엘리트 OO점 또한 계약 대상 학교를 밝히지 않은 채 '공동구매 지정업체'라는 현수막 광고를 내걸었다.

OO동에는 중·고등학교 7개교가 있다. 기자는 이들 학교에 직접 연락을 해 공동구매 또는 협의구매 계약 여부를 확인했다. 중·고등학교 행정실·교무실과의 전화통화와 각 학교 누리집 검색 등의 방법을 통해 위 교복 판매점들이 광고하고 있는 내용과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O중학교 신입생 안내문의 협의구매 선정업체 목록이다.
 O중학교 신입생 안내문의 협의구매 선정업체 목록이다.
ⓒ 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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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동에 있는 O중학교의 신입생 안내문에는 교복 협의구매 선정업체에 관한 표가 실려 있었는데, 여기서 두 가지 문제점이 발견됐다.

첫 번째 문제점은 OO동에 있는 브랜드 교복판매점 두 곳이 'OO동의 전 중·고등학교와 협의구매 계약을 맺었다'고 광고했지만, O중학교 신입생 안내문에는 엘리트 OO점만 선정돼 있었다는 점이다.

두 번째 문제점은 남구의 다른 스마트 교복판매점이 O중학교 협의구매 업체에 선정돼 있었지만, 연락처란에는 OO동에 있는 스마트 교복 판매점의 전화번호가 기재돼 있었다는 것. O중학교 행정실과 스마트 교복판매점은 "재고가 없다"면서 "스마트 OO점에서 협의구매 가격으로 구매하라"는 답변을 내놨다.

"협의구매 계약한 업체는 없습니다"

OO동의 엘리트 판매점 엘리트 판매점이 공동구매 현수막 광고를 하고있다.
▲ OO동의 엘리트 판매점 엘리트 판매점이 공동구매 현수막 광고를 하고있다.
ⓒ 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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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중학교 이외의 다른 학교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M고등학교 학생부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올해 공동구매·협의구매 자체를 시행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브랜드 교복 판매점 세 곳은 자신들이 협의구매(공동구매) 계약업체로 선정됐다는 현수막 광고를 걸었다. OO동의 교복판매점들은 "M고등학교와 협의구매 계약을 맺었다"고 하였다. 학교와 업체의 이야기는 달랐다.

정리하면, 교복 판매점들은 어떠한 계약도 없이 24만5000원에 교복을 판매하고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협의구매 계약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교복을 판매하고 있다'는 광고를 내보낸 것이다.

M고등학교와 협의구매 계약을 했다는 업체에 전화를 걸어봤다. 기자는 'M고등학교는 협의구매 계약을 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 왜 이런 광고를 하는지' 물어봤다. 이 업체는 "협의구매 계약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계속되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학부모들은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바라볼가. OO동에 거주하는 학부모 P씨(45)씨는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는 "교복 판매점들이 자발적으로 협의구매 가격으로 낮춰 교복을 팔면, 교복 선택권도 넓어지고 좋은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당한 절차없이 협의구매 가격으로 판매하는 행위는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학교의 노력을 무력화시키는 행위'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교육부는 엘리트·스마트·아이비클럽·스쿨룩스 등 4대 브랜드업체의 16개 시·도별 교복 가격을 조사한 결과 동복 기준 개별 구매 평균가격은 25만7055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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