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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정문
▲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정문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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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에 다녀왔다. 식민지 시절 독립운동을 하신 조상들이 당했던 고통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유관순 언니(예전부터 남녀 관계없이 언니라는 호칭을 썼으며, 누나라는 호칭은 남성위주의 시각이 반영되어 있으므로 누나라는 호칭보다는 언니, 혹은 열사라는 호칭이 더 적합할 듯)가 수감했던 감옥도 직접 볼 수 있었다.

큐레이터 선생님이 말씀해 주시기를, 유관순 언니는 상상도 하지 못할 끔찍한 고문들을 버텨내다가 돌아가셨다고.

한 가지 사례를 들자면, 시멘트를 머리에 부어 두피에 붙인 뒤, 시멘트를 떼어내어 두피가 모두 벗겨지는 고통을 당하기도 하셨다고 한다. 또 쌀보다 돌이 더 많은 밥을 내주어 아예 밥을 먹을 수 없게 했다고도 한다. 이렇게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임에도, 유관순 언니는 당시 함께 수감되어 있던 임산부에게 자신이 먹을 것을 내주고, 임산부가 감옥 밖에서 출산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한다(하지만 출산 뒤 아이와 함께 다시 감옥으로 돌아왔다고 함).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에 있는 유관순 열사
▲ 유관순 열사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에 있는 유관순 열사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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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언니는 모진 고문을 너무나 잘 견뎌내어 이후 역사학자들은 유관순 언니의 키가 170cm 가까이 되는 건장한 체격의 소녀라고 추측했으나, 작년에 새롭게 연구한 결과 키가 150cm가 조금 넘는 아담한 체격의 소녀인 것이 밝혀졌다고 한다.

서대문 형무소 내부
 서대문 형무소 내부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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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형무소 복도 내부
 서대문 형무소 복도 내부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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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형무소의 삶은 모진 고문을 당하는 것을 떠나, 삶 자체가 고문의 연속이다. 난방시설이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제대로 된 화장실, 통풍구조차 없어 여름에는 냄새가 진동하고, 겨울에는 너무 추워서 도저히 사람이 사는 공간이라 말하기 어렵다.

일본의 우경화가 점점 심해지고, 독립운동 유공자들의 후손은 어렵게 살고 있는 반면, 친일파의 후손은 지금도 우리 사회의 권력층으로 남아있는 지금 대한민국.

정의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것이 정의가 된 이 사회에서 유관순 언니는 지금 어디에서 울고 계실까.


태그:#3.1절, #유관순, #서대문 형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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