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정청래 민주당 의원.
 정청래 민주당 의원.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이렇게 가면 민주당은 지리산 고사목 된다. 그런데도 찍소리 못하고 있어야 하나. 당이 죽어버릴 것 같은 느낌인데. 사람들이 가끔 묻는다. 같은 대학 선·후배들끼리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정말 미치고 환장하겠다. 이것이 당 지도부를 위한 일이라고 왜 생각 못 하나."


지난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 국정조사 당시 야당 측 간사를 맡아 활약했던 정청래 의원이 김한길 대표체제에 대해 한 달째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100일 앞으로 다가온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이대로 가다 가는 지리산 고사목처럼 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민주당 내부에 위기감이 팽배하지만, 누구 하나 제대로 입을 떼지 않는 상황에서 정 의원은 최근 한 토론회에 참석해 김한길 대표체제를 정조준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는 지난 21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상임위 도중에 <오마이뉴스>와 만났다. 서울시 간첩 증거조작 이슈로 반드시 특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뒤였다. 그는 "김한길 대표는 선당 후사의 자세로 잠시 뒤로 물러나야 한다"며 "문재인, 손학규, 한명숙, 박원순, 송영길, 안희정 등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로 화면 갈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의원은 "당이 생사기로에 있는데 문재인은 언제 당을 위해 일할 것인가"라며 "당의 생사고락 위기 앞에 문재인은 계산하지 말고 당을 구한다는 생각으로 나서야 하는데"라고 말했다.그는 "지금 문재인 의원은 정치 손익계산적 관점을 세울 때가 아니"라며 "침몰해가는 민주당 호를 어떻게 건져낼 것인지 그것만 고민할 때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망하면 문재인인들 미래가 있겠냐"라고 일갈했다.

또한 그는 "김한길 대표가 신년사를 통해 우클릭 입장을 밝혔는데 진짜 무망한 일"이라며 "국민은 국회의원이 축의금을 5만 원을 받든 6만 원을 받든 관심 없고 빨리 특검 도입해서 죽어간 민주주의 되살려 우리 삶의 질을 개선해달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왜, 김한길 대표가 안철수 의원과 경쟁하며 제3당 전략을 쓰는지 모르겠다"며 "절대 경쟁으로 못 이기는 클린정치는 안철수 신당에 맡기고 민주당은 절대 2석으로는 못하는 박근혜 정권과 각을 세우고 결기 있게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청래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민주당 화면 갈이를 해야 한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 전병헌 원내대표, 국정원 국조특위 정청래 간사가 국회에서 열린 긴급 비상 의원총회에서 증인채택 문제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 전병헌 원내대표, 국정원 국조특위 정청래 간사가 국회에서 열린 긴급 비상 의원총회에서 증인채택 문제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 지난 20일 토론회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당시 발언은 '지도부 사퇴'를 주장한 게 아니라 조기 선대위 체제를 꾸리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진위가 어떻게 되는 건가.
"김한길 지도부가 아무리 잘못하고 있고 또 마음에 안 들어도 임기가 보장된 상황에서 그만 두라, 말라고 말하는 건 가능한 게 아니다. 감정적으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법리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누리꾼들은 김한길 지도부에게 사퇴하라고 주장하지만, 책임있는 국회의원으로서 그런 주장을 할 수는 없다. 그럼 해결 방법이 뭔가. 민주당에는 김한길 대표 이외에도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 손학규 고문, 한명숙 전 대표 , 정동영 고문 등등 인물이 많다. 또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박원순 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등 인적 자산이 많다. 이들을 전면 배치해야 한다. 인물을 바꿔 '화면 갈이'를 해야 한다. 좀 새로운 면모로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 보수언론은 정 의원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친노 강경파가 배후에 있다는 비판을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나는 당내 그 어떤 계파에도 속하지 않았고, 내가 친노라는 것은 더욱 말이 안 된다. 나는 무계파다. 친노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은 이제 그런 공격을 그만 했으면 좋겠다."

- 조기 선거대책위(아래 선대위) 체제가 가동되면 김한길 대표는 식물대표로 전락할 텐데.
"조기 선대위 구성 권한이 누구에게 있나? 대표에게 있다. 권한이 없는 게 아니라 법적 책임은 다 있는 거다. 조기 선대위 체제를 띄워서 선거 결과가 좋으면 그 역시 김 대표체제의 성과가 되는 거다. 나갈 때와 물러날 때를 굳이 구분하자면 김 대표가 잠시 뒤에 있어도 된다는 얘기다. 그것이 당을 위해 또 선거를 위해 도움이 된다면 선당 후사의 자세로 그렇게 할 수 있지 않나. 물론 개인의 자존심과 자괴감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당대표라면 그 정도의 결단은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 당내 계파문제로 노선 갈등이 본격화할 경우 6·4 지방선거를 앞둔 적전 분열로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어떻게 생각하나.
"보수언론이 연일 강경파가 김한길 대표를 흔들고 있다고 여론몰이를 하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작년 12월까지 모든 의원들이 예산안과 특검의 연계를 희망하면서 김 대표 체제에 다소 불만이 있어도 모조리 함구했다. 이유는 단 하나. 당의 단결 위해서였다. 그리고 김한길 대표의 신년사가 나왔다.

그때 미국에 있었는데 재외교포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다. 김한길 체제에 어떤 문제가 있으면 의원들이 뭐라고 말이라도 해야 하는데 찍소리도 못하고 있다는 게다.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 말을 듣고 귀국하면서 결심한 게 있다. 조·중·동이 아무리 강경파가 김한길 체제를 흔든다고 비난해도 이게 당을 위한 길이라면 고통스럽더라도 내가 그 일을 해야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가면 민주당 지리산 고사목처럼 된다.

이런 상황에서 찍소리도 못하고 있어야 하나. 당이 죽어버릴 것 같은 느낌이어서 정말 '애당 충정'으로 하는 소리다. 가끔 사람들이 묻는다. 김한길 대표와 둘이 사이가 안 좋았어? 같은 대학 선·후배끼리 왜 그래? 그럴 때마다 미치고 환장하겠다. 역설적으로 이것이야말로 당을 위하고 지도부를 위한 일이다.".

- 2012년 이해찬-박지원 담합 때 김한길 대표를 지지했다. 그 시절 김한길 대표와 지금의 김한길 대표 무엇이 변했고 무엇이 잘못되고 있나.
"그때 나는 이박담합은 깨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시 문재인 후보가 대선후보가 될 거라고 점쳐지던 시점이다. 이해찬 대표는 표의 확장성이 없다고 예측했다. 그렇기 때문에 문 후보와 보색관계에 있던 김한길 대표가 되는 게 대선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뛰었다. 그런데 간발의 차로 이해찬 대표가 당선됐다.

그때 김 대표가 됐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지금의 우향우 행보가 표에 도움이 됐을지 모른다. 지금은 민주당이 우향우할 때가 아니다. 그건 틀린 노선이다. 문 후보를 찍었던 48%의 지지층 이탈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어떻게 이들을 하나의 대오로 묶어 세워 박근혜 정권과 싸울 것인가 그것을 생각해야 한다."

- 김한길 대표에게 가장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2005년 한나라당은 53일간 국회에 단 하루도 안 들어왔다. 그것도 일부 사학의 이익을 챙겨주느라 사학법 개정에 반대하면서 그렇게 했다. 그때 한나라당 지지층이 놀라울 정도로 결집했다. 그때 이 활동을 기반으로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된 거다. 한나라당은 당시 명분도 약한 사학법 반대투쟁을 하느라 53일간 국회에 안 왔다.

그럼 민주당은 명분도 강한 이 불법대선 부정선거를 놓고 106일간은 국회를 오지 말았어야 했다. 원내외 병행투쟁? 일반국민이 보기에 또 새누리당 정권이 보기에도 그냥 시늉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53일간 예산안을 볼모로 싸웠던 것처럼 김한길 대표도 똑같이 결기를 못 보여준 게 가장 큰 패착이다."

- 집단 단식도 하려고 했었나.
"서울광장에 천막당사를 쳤을 때 20~30명의 의원들이 집단단식을 하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김한길 대표가 반대했다. 당 지도부 분위기가 늘 그랬다. 개별 의원들이 결기높은 투쟁을 하고 싶어도 당의 단결을 해친다는 이유로 계속 가로막았다. 그러면서 시간만 보냈다. 그래도 뭔가 한 방은 있겠지, 한 방은 있겠지, 했는데 나중에 보니 전부 헛방이었다.

민주당 개별의원들이 무슨 활동을 하건 이제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도 안 되는 상황이 됐다. 당 지도부의 행보를 민주당 전체로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그때 김 대표가 아무리 만류했어도 그때 단식이라도 했어야 했나 이런 생각이 든다."

- 김한길 대표가 왜 그랬다고 보나.
"김한길 대표가 박근혜 정권과 맞붙어 싸우면서 기선을 제압할 세 번의 기회가 있었다. 첫째, 국조특위 정국이다. 둘째, 윤석열 파동이다. 셋째, 12월 예산국회. 절호의 찬스를 모두 놓쳤다. 다 기회를 날려버렸다.

사학법과 비교해보라. 국조특위 정국에서 권은희 과장의 증언이 나왔고 경찰의 CCTV 동영상이 다 나왔는데 이때 결기 있게 투쟁을 안 하면 어떻게 하나. 1987년 6월 항쟁 당시 박종철에 대한 고문치사보다 은폐에 시민들이 더 폭발했었다. 수사팀에게 외압 넣고 은폐 조작을 했다면 다음 프로세스는 당연히 김용판 무죄 프로젝트다. 그걸 예상 못했다면 말이 안 된다. 국민감정이 폭발할 절호의 찬스였는데 또 놓쳤다.

마지막 카드. 정부 여당은 예산안에 절박하다. 우리는 특검이 절박했다. 그럼 절박한 것끼리 서로 바꿔야 한다. 왜 느닷없이 외촉법? 저들이 친 덫에 걸린 거다. 외촉법은 당연히 안 되는 거고 예산안과 특검으로 갔어야 한다. 그런 것도 아무런 전략 없이 멍 때리다가 그냥 당한 거다. 도대체 야당이 이럴 수가 있는 건가?"

"6월 지방선거... 안철수의 양보 이벤트는 되풀이 된다"

- 일각에선 김한길 대표보다 전병헌 원내대표가 더 문제라는 소문도 있는데.
"지금은 누가 더 책임이 있다거나 없다거나를 떠나야 한다. 대한민국이 잘못되면 대통령에게 무한책임이 있는 것처럼 민주당이 잘못 가면 그 무한책임은 대표에게 있는 거다. 누구에게 더 많은 책임이 있나 따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 당 지도부 안에는 특검 무용론도 있었다. 해봐야 별로 실익이 없다는 식이었는데.
"전략적 모호성을 말하는 건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특검검사가 얼마나 파헤치고 밝히겠냐 그건데, 지금은 범야권의 요구인 특검을 민주당이 앞장서서 관철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기세싸움이 걸린 거다.

지금 중요한 건 과연 민주당이 그 범야권의 요구를 관철할 의지나 태도를 갖고 있느냐, 싸울 생각이 있는 거냐, 여기에 불신이 있는 거다. 민주당은 이걸 극복해야 한다. 김한길 대표가 신년사를 통해 우클릭을 말했는데 진짜 무망한 거다. 무신불립. 국민은 빨리 특검으로 죽어간 민주주의 되살려 우리 삶의 질을 개선해줘, 이거다. 국민이 뜨겁게 요구하지도 않은 국회의원의 삶의 질 문제를 왜 꺼내는지 모르겠다. 그것은 제3당 정책이다.

클린정치. 이것은 안철수 의원처럼 과거에 책임이 없는 쪽에서 하는 거다. 민주당은 과거에 대한 책임이 많다. 그럼 그 경쟁에서 절대로 이길 수가 없다. 그럼 그건 안철수 의원쪽에 맡기고 민주당은 더 큰 싸움을 해야 하는 거다. 왜 안철수랑 싸우려고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왜 자꾸 지는 경기장에서 싸우려고 하느냐고."

- 문재인 의원의 측근인 홍영표 의원은 "문 의원에게 지금 당의 전면에 나서라는 요구는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는데.
"당이 최대 위기다. 생사기로에 있다. 그러면 문재인은 언제 당을 위해 일할 것인가. 당의 생사고락에 가장 큰 위기에 처했는데, 지난 대선 내내 찬바람 눈비 맞아가면서 문재인의 당선을 위해 뛰었던 당원과 국민들에게 문재인은 언제 결초보은할 건가?

당을 구한다는 생각으로 계산하지 않는 자신의 캐릭터처럼 무슨 일이든 맡아서 하겠다는 자세가 옳다. 개인적으로 문 의원은 그런 자세가 돼 있다고 본다. 주변에서 자꾸 그분에게 정치적 계산을 해서 지금은 때가 아니니 기다리시라고 발을 묶지 말라. 지금은 정치 손익계산적 관점을 세울 때가 아니다. 침몰해가는 민주당 호를 어떻게 건져낼 것인지 그것만 고민할 때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망하면 문재인인들 미래가 있겠느냐."

- 이번 지방선거에서 3파전으로 망하면 안철수 의원의 책임도 있는 것 아닌가.
"내가 그랬다. 안철수는 생각하지 말라고. 17개 광역에 후보 다 낸다는 것은 다 안 낸다는 얘기와 같다. 안 의원은 또 한번 양보 이벤트를 하겠다는 것이다. 솔직히 17개 광역에 다 낼 후보 구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다 내겠다? 이건 못 내거나 안 내는 지역에서 양보하겠다는 신호다.

안철수의 양보 이벤트는 예정돼 있다. 박원순 시장이 안철수 신당에서 내는 후보 때문에 서울시장에서 떨어진다고 인식하는 순간, 광주 전남에서는 안 의원에 대해 새누리당 이중대로 인식할 것이다. 그 순간 호남에서도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추풍낙엽이 될 것이다.

박 시장은 반드시 민주당 후보로 나간다. 그런데 과연 안 의원이 새누리당 이중대가 되는 짓을 할까? 그럼 서울시장 후보는 못 내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안철수의 양보 이벤트는 이미 정해진 수순이라는 거다. 적어도 서울시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 민주당은 무엇으로 이 국면을 돌파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선명 야당 깃발 들고, 가는 길 험난해도 당당하게 가자는 거다. 제발, 김한길 대표는 안철수 의원하고 같이 사진 좀 안 찍혔으면 좋겠다. 안철수 신당과 연대니 연합이니 전부 딜리트(삭제) 하고, 특검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특검에 '올인'해야 한다.

야당이 할 수 있는 게 뭐 있나. 숫자 부족하면 들판으로 나가는 거다. 박근혜 대표가 할 때도 똑같았다. 비난을 감수하자. 반대진영은 늘 비난하는 거다. 그 것에 쫄지 말고, 기죽지 말자. 두려워하지 말자.

일단 집토끼들이 원하는 것부터 하자. 중원에 살지도 않는 산토끼를 찾으러 헤매지 말고 집 나간 집토끼부터 잡자. 지금 민주당 지지율 12%다. 그럼 지금은 민주당 지지했다가 떠나간 지지층을 잡아오는 일부터 해야 한다. 그들의 마음을 달래고 얻는 게 1차다. 집안 정리부터하고 그 다음에 중원으로 가라."

"민주당, 쫄지 말고... 선명 야당 깃발 들고 가자"

- 127명 국회의원 전원이 사퇴를 걸고 싸워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전원 사퇴는 너무 많이 써 먹었기 때문에 그 또한 국민으로부터 '뻥카' 소리를 들을 게 뻔하다. 웃기네라고 조롱만 받는다. 전반적으로 어느 방향으로 갈 거냐, 그 방향을 정하고 그 다음 방법을 정하면 된다. 속옷부터 입고 겉옷을 입어야지, 겉옷을 입고 속옷을 입으려면 처음부터 다시 다 벗고 시작해야 한다. 그렇게 어리석게 하지 말자."

-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벌써 세 번째 혁신안을 내놓고 있다. 중도층을 겨냥하는 건대, 어떻게 평가하나.
"그건 안철수 신당이 해도 타격이 없다. 안철수 신당과 혁신경쟁 할 게 아니라 안철수 신당이 감히 흉내할 수 없는, 2석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박근혜 정권과의 치열한 싸움을 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박근혜 정권이 잘못하는 걸 알면서 그에 결연히 맞서 결기 있게 싸워야지, 그래서 국민 속이 뻥 뚫리게 해야지, 뭐하나 지금. 우리는 우리의 일을 우리 식대로 잘 하면 된다."

- 조경태 의원의 출당과 제명안을 요구하는 제안도 한 걸로 아는데.
"나 혼자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런데 다들 나서지 않는다. 또 혼자서는 하지 말라는 주문도 있다. 또 하나, 김한길 대표 신년사에서 북한인권법 나왔다. 그 중요한 북한인권법을 다루면서 법안소위 소속인 외통위 심재권, 정청래, 홍익표에게 단 한마디 상의가 없었다.

내가 북한 영유아지원법을 냈다. 영유아가 걸린 문제라 새누리당은 차마 반대를 못한 법이다. 0~5세 아동에 대한 지원을 하자는 법인데 이걸 어떻게 반대하나. 그런데 이걸 김한길 대표가 북한인권법과 묶어놔 버렸다. 나한테 묻지 않으니 모르고 그냥 묶은 거다.

결국, 소통부재가 빚은 참극인 거다. 또 국정원 개혁법안을 만들면서 그동안 국정원 개혁안에 대해 골몰해 온 당내 인사들과 한마디 상의를 안 한다. 그러니까 여야 간사 브리핑을 막고, 누설하는 국회의원에게 10년 이하 징역 같은 개악안이 나온 거다. 서울시 간첩조작 사건을 낸 이 마당에."

- 왜 상의를 안 했다고 생각하나.
"지도부가 생각하는 방향과 다르게 갈까봐 아예 말을 안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아예 말조차 안 하고 새누리당 이중대로 그렇게 해버리는 것이다. 민주당 안에서 치열하게 디테일을 갖고 전략 전술적으로 결기 있게 싸우는 사람들은 강경파다. 그리고 그런 움직임을 성가시게 귀찮게 여기는 기류가 있다.

박영선 의원이 지난해 연말 외촉법을 가지고 혼자 버틴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따낼 걸 따내고 버틴 거다. 뭐 저렇게 사람을 귀찮게 하지? 민주당에는 시기와 질투의 카르텔이 너무 많다. 열심히 하는 사람을 향해 뒷짐 지고 '너 언제 실수하나 보자'하는 이런 태도는 진짜 문제가 많다. 내가 조경태 의원처럼 박근혜 대통령에게 말 한 마디 못하고 당의 분란을 일으키는 게 아니지 않나."


태그:#정청래
댓글2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