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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출범 1년 - 통일외교안보 분야 평가토론회'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회한반도평화포럼, 시민평화포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한겨레통일문화재단, 한반도평화포럼 주최로 열리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1년 - 통일외교안보 분야 평가토론회'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회한반도평화포럼, 시민평화포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한겨레통일문화재단, 한반도평화포럼 주최로 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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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업무수행 지지도는 조사기관마다 대체적으로 50%중반대를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다. 내치에 비해 통일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지지가 높고, 이것이 지지도를 떠받치는 핵심축이라는 것도 대체로 일치한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국정원 대선개입, 잇단 인사실패, 불통 이미지 강화 등의 비판을 받고 있는 내치에 비해 통일외교안보 쪽은 잘 하고 있는 것일까?

김준형 한동대 국제학부 교수.
 김준형 한동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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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평화포럼, 국회 한반도평화포럼, 시민평화포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한겨레통일문화재단 등 '햇볕정책' 진영이 20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연 '박근혜 정부 출범 1년 통일외교안보 분야 평가토론회' 1부 외교 분야 발제자로 나선 김준형 한동대 국제학부 교수는 이 질문으로 말머리를 열었다.

김 교수는 박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배경을 ▲정상외교, 해외 순방외교에서 동북아협력구상, 유라시아이니셔티브 등 대형프로젝트 제안 효과 ▲이명박 정부의 재난에 가까운 실패의 반사효과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악화의 원인은 상대방인 북한 조선노동당 김정일 제1비서와  일본 아베 수상에게 있고,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이 단호한 원칙론으로 접근했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이런 후한 평가와는 다른 측면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선거 때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친미일변도 외교로부터의 변화를 강조했던 것에 비하면 여전히 한미동맹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남한판 선군정치라 할 수 있을 정도의 군출신 등용, NLL회의록 공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연기 추진 등에서 나타난 것처럼 안보포퓰리즘에 의존했으며 ▲MD(미사일디펜스) 가입에서 보이듯 미국의 글로벌 전략에 하위 파트너로 기능했고 ▲중국 관계를 중시하면서도 외교안보라인에는 중국 전문가 절대 부족한 문제점을 보였다는 것이다.

"방향은 잘 잡았으나 '제왕적 리더십' 문제"

그는 박근혜 정부의 균형외교와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방향은 잘 잡았다고 평가했으나 "박 대통령이 신뢰를 강조하지만 북한과 일본의 지도자에 대해 상대가 변하거나 굴복하기 전에는 만나지 않겠다는 '신뢰의 덫'에 빠져 있다"며 "정책의 처음과 끝은 알지만 중간과정은 참모 대부분이 모르는 '제왕적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흥규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흥규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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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자들의 평가도 비슷했다. 중국 전문가인 김흥규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는 신뢰외교, 동북아평화구상, 균형외교 등 좋은 용어를 선점했고, 여기에 국내외 이해관계를 잘 이용하면서 외부(북한, 일본의 강경 드라이브 같은) 도움과 함께 외국어 연설, 한복 등의 상징활용을 통해 1년을 잘 보냈다"고 정리한 뒤 "그런데 이미지와 상징만 갖고 계속 갈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정책의 골간인 신뢰외교, 동북아평화구상, 중견국 외교, 균형외교에 대해 각각 ▲동북아는 전근대 왕조체제와 근대체제가 겹쳐있는 상황이어서 신뢰형성이 어렵다 ▲우경화하는 일본이 일한, 일중 관계는 부차화시키면서 상황이 우리 능력범위를 벗어나고 있다 ▲맥락없이 제기돼 동력부족으로 작동하기 어렵다 ▲현상적으로 한중관계가 좋게 보이지만, 청와대 외교안보분야에 중국통이 없고 방공식별구역문제 대응에서 드러난 것처럼 미국을 통해 중국을 제압하려는 태도가 계속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통령동일체 원칙? 외교안보라인 모두 같은 얘기만"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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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현재의 외교안보라인은 안보 쪽으로 치우쳐 있다"며 "대통령 동일체 원칙이 적용되고 있는 것인지, 모두 같은 얘기만 하고 있는데 외교안보라인 내의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역대 최악인 한일관계에 대해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인정하고 사과한)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 이후 20년간 우파들이 집결했고 그 흐름으로 아베 정권이 등장한 것"이라고 그 배경을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을 통해 중국에 대응한다는 일관된 전략을 갖고 있는데, 우리는 지나치게 한중, 한미, 한일관계 같은 양자외교에만 매몰돼있다"며 "군출신 인사들 중심의 우리 외교안보라인이 큰 그림을 그릴 맨 파워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외교안보라인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남북관계-대북정책'을 평가한 2부 참석자들도 지난 1년에 대한 점수 자체는 박하지 않았다.

박명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
 박명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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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은 "이명박 정부는 비핵화를 남북관계의 전제로 내세웠으나 박근혜 정부는 거기에서 벗어났다는 점과 대중 관계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는 점은 인정할 만하다"며 "2007년부터 저희 연구소가 동일한 시점에 동일한 질문으로 여론조사를 하고 있는데 (현 정부 출범 이후인) 2013년 7월 조사 때 처음으로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만족도가 불만족도를 앞섰다"고 소개했다.

그는 "개성공단 폐쇄 위기를 거치면서도 결국 원상회복 시켰고, 이산가족 상봉도 성사시킨 것을 종합하면 B플러스에서 A마이너스까지 줄 수 있다"며 "다만 이것이 박근혜 정부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북한 행태에 대한 원칙적 대응으로 얻은 점수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대북정책 만족도가 불만족도 앞서"

박 원장의 평가에 대해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북한에 대한 실망감을 박 대통령에 대한 대한 지지로 환치하는 것은 문제"라고 반박하면서 C학점을 줬다.

사회자인 문정인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정 상임고문의 평가에 대해 "(여야 갈등관계를 감안할 때) 뜻밖의 후한 점수를 주셨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 인명진 목사.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 인명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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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지원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 인명진 목사는 "박근혜 정부는 북한 자살골 때문에 점수를 따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운이 좋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현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맹비판했다.

이명박 정부 마지막 1년인 2012년과 지난해에, 59개 대북지원단체들이 결성한 북민협(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한 그는 "MB정부때는 나름 정직하게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불허한다고 했는데, 현 정부는 보류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지원을 막고 있다"며 "MB정부 때는 쌀과 (대포 닦는다고) 두유는 안 되고 밀가루와 식용유까지는 허용했는데, 현 정부에서는 밀가루도 식용유도 지원품목에서 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원을 하려면 접촉해서 논의를 해야 하는데, MB정부 때는 접촉은 허용한 반면, 현 정부에서는 실무자 3명으로만 제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남북관계 전문가들과 야당이 대북 인도적 지원이 안 되는 것에 대해 모르니, 국민들도 잘 모르는데, 그런 가운데서 여론조사를 하니 좋은 평가가 나온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인명진 목사 "대북 인도적 지원은 MB때 보다 악화"

정의화 새누리당 의원도 "박 대통령은 운이 좋은 편인데, 이제 이산가족 상봉 이후에 우리가 먼저 고위급회담을 제안해서 능동적으로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적용해야 할 상황"이라면서 "현재까지는 상황관리를 잘 해왔고 이후 기대할 만하다는 점에서 B플러스라는 점수를 준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북한 등 외부의 자책골성 강공 드라이브에 대응하면서 상황관리에는 성과를 낸 반면, 적극적인 관계 개선 의지는 부족했고 전략적 대응 움직임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평가로 요약된다.


태그:#신뢰프로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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