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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취업준비생이라면 '해커스 토익'이라는 이름을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해커스 토익 교재는 교보문고, 알라딘 등의 대형 서점에서 수년째 토익 분야 1위를 지키는 베스트셀러이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커스 토익은 리스닝 교재의 MP3 파일이 무료로 제공되는 것처럼 표시해 소비자의 교재 선택에 혼선을 가지고 오고 있다.

표지 앞면에는 'MP3 제공', 뒷면에는 'MP3 별매'

'MP3 별매'라는 내용이 책의 뒷면 하단에 작은 글씨로 쓰여있다.
▲ 해커스 토익 LISTENING 실전 1000제 'MP3 별매'라는 내용이 책의 뒷면 하단에 작은 글씨로 쓰여있다.
ⓒ 라라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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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스 토익 실전 1000제 LISTENING'의 앞면에는 '단어암기 MP3, 정답 음성 MP3 제공'이라고 쓰여 있다. 서점에서 책을 고르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MP3 제공'이라는 말이 여러 차례 나열되어 있는 해커스의 교재를 무심코 집어들 수 있다.

각종 포털 사이트에는 해커스의 MP3 판매 표시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교보문고의 '해커스 토익 실전 1000제 LISTENING'에 관한 리뷰에는 '표지에 MP3파일을 제공하는 식으로 써놓았는데 말장난이고 실제로 문제풀이 스크립트 음성파일 2900원으로 별도구매네요(wj**lf0604 ),','리스닝 책 팔면서 MP3를 추가금을 내고 다운받으라니(ki**any)' 등 답답함을 토로하는 의견이 이어진다. 이러한 지적은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물론 해커스가 허위 및 과장 광고를 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책의 뒷면 바코드 위쪽에는 MP3 별매'라고 적혀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MP3 별매라는 중요정보를 굳이 책의 뒷면에 배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 의문으로 남는다. 각종 MP3 제공 사항은 앞면에는 큰 글씨로 표기되어 있는 것과 달리 MP3 별매 건은 상대적으로 작은 글씨로 표기한 것 역시 소비자 입장에서 못 미더운 방식이다.

지난달, 해커스 고객 상담 센터에 리스닝 교재에 대한 소비자 의견을 확인하는 부서가 없냐고 묻자 "따로 없다. 사이트 댓글을 관리하긴 한다"고 대답했다. 이어서 "해당 부서에 시정을 요청하겠지만 소비자의 의견이 차후에 반영이 되는지는 정확히 답변 드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해커스 Q&A 게시판에 허위 및 과장광고 해당 여지를 지적해자 해커스 측은 "저희 챔프스터디 교재 학습에 필요한 음원의 경우 개개인마다 사용을 원하는 방식이 다를 것을 고려하여 MP3와 테이프 두 가지 방식으로 제공을 하다 보니 교재 안에 음원 가격이 포함되지 않고 별도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별도 판매의 이유에 대한 설명은 이루어졌으나 별도 판매 사실을 축소 기재한 것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공정거래위 "표시광고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지난 4일, 공정거래위원회 측에 해커스 MP3 판매의 허위 및 과장 광고 해당 여부를 묻자 "표시광고의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커스의 표시광고가 '기만적인 표시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 기만적인 표시광고는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표시·광고하는 행위를 말한다. 해커스는 'MP3 별매'라는 중요 사실을 표지의 앞면이 아닌 뒷면에 작은 글씨로 표시했기 때문에 중요사실을 축소 표시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표시광고법 4조 2항에 따르면 소비자가 상품의 결함, 기능상의 한계를 정확히 알지 못해 구매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현저히 그르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등은 중요정보 누락에 해당한다. 다수의 소비자는 앞면의 'MP3 제공'이라는 문구를 보고 해커스 교재를 구매한 후 실망스러움을 표출했다. 소비자의 반응을 봤을 때 해커스의 광고 문구는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선택을 오도했다고 할 수 있다.

해커스는 '베스트셀러 1위'라는 명성에 걸맞게 소비자 입장을 보다 고려한 문구를 택해도 되지 않을까. 해커스 교재의 개정판에는 고객의 소리가 반영될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해커스는 지난 3일 다음 달 7일까지 '해커스 토익 실전 1000제'의 MP3 파일을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하겠다고 밝혔다. 7일 해커스 측과 통화 결과, 이는 이벤트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적용된다고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20대가 만드는 20대 언론 고함20에 게재된 글입니다



태그:#해커스 토익, #해커스 토익 리스닝, #해커스 실전 1000제, #해커스 MP3, #표시광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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