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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5부 말문을 터라'의 한 장면
 EBS 다큐프라임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5부 말문을 터라'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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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에게 아무 질문도 못하는 한국 기자들'이 화제입니다. 지난 2010년 9월 G20 서울정상회의 폐막식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폐막 연설 직후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권을 넘겼는데 아무도 질문하지 않은 장면을 담고 있는데요.

기자들이 다른 기자들의 눈치를 보거나, 자신이 한 질문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는 순간, 질문의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그러나 기자는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는 사람이 아니던가요? 기자의 위상이 예전같지는 않지만 질문이 사라진 사회에서 기자들의 책임은 더욱 막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비록 기자는 아닌 청년이지만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해 아무도  따져 묻지 않는 기자들을 대신해 아베 총리에게 질문하러 오는 7일 도쿄에 갑니다(관련기사 : '위안부' 외면하는 아베 총리 만나러 갑니다). 설사 아베 총리를 직접 만나지 못한다 하더라도, 당당하고 간절하게 질문하고 돌아올 작정입니다.

기자들이 하지 않는 질문 세 가지, 저희가 하겠습니다

경상남도 거제에 있는 소녀상을 만나고 왔습니다. 이 소녀상은 지난달 17일에 제막식을 갖고 시민들에게 공개 되었습니다. 다른 지역에 있는 소녀상과 달리 거제의 소녀상은 '최근 일본의 역사왜곡에 더 이상 앉아 있을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담아 서 있는 모습으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경상남도 거제에 있는 소녀상을 만나고 왔습니다. 이 소녀상은 지난달 17일에 제막식을 갖고 시민들에게 공개 되었습니다. 다른 지역에 있는 소녀상과 달리 거제의 소녀상은 '최근 일본의 역사왜곡에 더 이상 앉아 있을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담아 서 있는 모습으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 김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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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일본에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한 위안부 할머니들이 추운 날 거리에서 22년 넘게 집회를 하고 있는데도, 최근 아베 총리에 의해 존재 자체를 부정 당하는 것에 너무 화가 났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해 공부하면서, 일본이 자신들의 침략을 부정하고 다시금 재무장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냥 앉아서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95년 전인 1919년 2월 8일, 일본에 유학간 조선 청년들이 독립선언을 한 그 날에 맞춰 일본에 가려고 합니다. (사)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산하의 대학생본부 회원을 주축으로 한 20여 명의 '2·8 조선청년 독립선언 95주년 맞이 대학생 도쿄원정대'(아래 2·8 대학생 도쿄원정대)가 3·1운동의 기폭제가 된 이날,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등을 방문해 일본의 역사 왜곡과 망언을 규탄하고 아베 총리께 물을 것입니다. 과거 일본이 저지른 참혹한 전쟁범죄에 대해 진정 사죄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지 말입니다. 그리고 8일에는 2·8 독립선언이 이뤄진 조선기독교청년회관 터 혹은 신주쿠 거리에서 2·8 독립선언 재현 만세시위를 진행하려 합니다.

우리가 이 질문을 '지금'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한국에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살아 계십니다. 할머니들의 몸에는 씻을 수 없는 고통의 상처들이 선연하고 그들의 증언은 그 시절을 떠올리는 것조차 힘든 고통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정부 인사들은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강제 연행의 증거가 없다는 망언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열린 세계적인 만화 축제인 제41회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도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일본 측의 만행은 계속 되었습니다. '지지 않는 꽃'이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만화기획전에 대해 일본측 민간인 1만2천여 명이 이 전시를 취소해 달라는 탄원서를 냈는가 하면 '위안부가 강제연행된 것이 아니'라는 작품을 전시하려다 주최 측으로부터 철거를 당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일본 정부가 왜 자꾸만 반인륜적 범죄행위를 숨기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아베 총리께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3일(월) 도쿄원정대가 일본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지난 3일(월) 도쿄원정대가 일본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 김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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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일본 정부가 '일본땅'이라고 주장하는 독도와 센카쿠 모두 과거 일본이 침략 과정에서 점령했던 곳입니다. 독도와 센카쿠는 일본이 일방적으로 편입시킨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일 간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는 영토 분쟁지역, 센카쿠 또한 일본 침략의 피해 지역인 셈입니다.

오늘날 민주화된 산업국가 중에서 주변의 이웃 국가들과 영토분쟁을 벌이는 나라는 일본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아베 총리 입장에선 껄끄럽고 복잡한 질문일 수도 있겠으나 '영토분쟁을 일으키는 나라'라는 오명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 대답, 꼭 듣고 싶습니다.

셋째,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아베 총리는 집단적 자위권을 추진하는 이유가 '적극적 평화주의'를 실현하기 위함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가지게 되면 아시아가 더 평화로워질까요? 과거 전쟁 범죄에 대해 진정한 사죄와 반성이 이뤄지지 않은 채 집단적 자위권이 부활된다면 오히려 위험천만한 일이 되는 거 아닌가요?

돈도 없고 빽도 없지만...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잖아요?

광화문에서 매일 낮 12시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광화문에서 매일 낮 12시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김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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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뿐만 아니라, 평화를 사랑하는 일본 국민들께도 묻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일인지를요. 그리고 호소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평화로운 한반도와 아시아에서 살고 싶다고요.

지난 1월 28일부터 광화문, 서울역, 수요집회 현장에서 시민들을 만나면서 많은 응원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설 연휴 서울역에서 만난 한 일본 대학생은 2·8 대학생 도쿄원정대에게 자신도 아베 총리와 자민당의 행동에 반대한다며 지지와 응원의 목소리를 전달했습니다.

사실 2·8 대학생 도쿄원정대를 시작할 때만 해도 "대학생들(청년)이 어떻게, 무슨 힘으로 도쿄에 가겠다는 거냐?", "아베 총리 만나러 일본? 그게 가당키나 하냐?"라며 반신반의 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맞습니다. 저희들 돈도 없고, 빽도 없고, 힘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주저 앉아 있을 수만도 없지요.

힘든 여건이지만 노력해서 우리들의 목소리를 내보자고 힘을 모았습니다. 그런 저희의 마음을 시민들이 알아주시고 따뜻한 마음들이 이제 조금씩 모이고 있습니다. 2·8 대학생 도쿄원정대가 아베 총리께 당당히 질문하고 올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또 평화를 위한 호소가 마음에 닿을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십시오.

2·8 대학생 도쿄원정대 응원하러 가기


태그:#3.1, #도쿄, #2.8, #대학생, #도쿄원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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