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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부산 문현동 부성고를 찾은 친일독재미화 뉴라이트 교과서 무효화 부산네트워크가 이 학교의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3일 오전 부산 문현동 부성고를 찾은 친일독재미화 뉴라이트 교과서 무효화 부산네트워크가 이 학교의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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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문현동 부성고를 찾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 찬성 입장의 시민들이 교학사 교과서와 부성고를 응원하는 팻말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특정 단체 소속이 아닌 일반 시민이라고 밝혔다.
 부산 문현동 부성고를 찾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 찬성 입장의 시민들이 교학사 교과서와 부성고를 응원하는 팻말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특정 단체 소속이 아닌 일반 시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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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단독 채택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부산 부성고등학교에서 교과서 채택을 둘러싼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경찰의 개입으로 우려했던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지만 양측은 앞으로도 집회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어서 마찰은 계속될 전망이다.

3일 오전 10시께 부산 남구 문현동에 있는 1차선 넓이의 좁은 부성고 진입로에서 사람들을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경찰 병력이었다. 인근 주민들은 갑작스런 대규모 경찰 병력의 등장에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이었다. 경찰은 이날 1개 중대 100여명의 병력을 투입해 길목을 차단하고 찬반 집회 참가자들이 서로 섞이지 않도록 차단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친일·독재미화 뉴라이트 교과서 무효화 부산네트워크의 부성고 규탄 기자회견이 시작됐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부성고의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학생들을 희생양으로 벌이는 친일독재 교과서 부활공작"이라고 비판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친일독재미화 역사왜곡 교과서가 학교현장의 상식의 힘으로 퇴출되자 어떻게든 이를 되살리기 위해 부성고 학생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검은세력과 부성고 교장이 함께 벌이는 공작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참석자들은 부산시교육청에 부성고 역사 교과서 채택 과정의 진상 조사와 부성고 관리자와 재단 차원의 문제 해결 및 시민 사과를 요구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올해로 임기를 다하는 신현철 부성고 교장과 학교운영위원들이 교과서 채택에 적극적이란 점을 문제 삼았다.

경찰 사이에 두고 "부성고 규탄"-"부성고 힘내라" 맞불 집회

3일 오전 부산 부성고를 찾은 여승철 남구의원이 부성고 관계자에게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3일 오전 부산 부성고를 찾은 여승철 남구의원이 부성고 관계자에게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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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국자 참교육학부모회 부산지부장은 "새로 입학하는 학생과 학부모와는 상의없이 임기가 끝나는 교장과 학교운영위원회가 왜 교학사 교과서를 결정했는지 알 수 없다"면서 "학생과 학부모를 위해서라도 무책임한 결정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여승철 남구의원은 "남구에서 친일독재 교과서가 채택된다는 것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것"이라며 "친일 독재 미화 교과서는 정당과 정파 없이 진정한 국민이라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 의원은 부성고의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규탄하는 항의서한을 부성고에 전달하기도 했다. 

교학사 교과서 반대 단체 측의 기자회견이 이어지고 있는 동안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찬성하는 시민들의 맞불 팻말 시위도 동시에 열렸다. 당초 이날 집회는 나라사랑협의회에서 주최하는 것으로 신고가 되었지만 나라사랑협의회는 "우리가 집회 신고를 낸 것은 맞지만, 우리 단체에서는 집회에 참여한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7명의 교과서 채택 찬성 쪽 참가자들은 '참된 역사교육 없이 밝은 대한민국 없다', '부성고 교장 이하 관계자 특히 학부모님들의 용기를 깊히 감사드리며 응원합니다' 등의 팻말을 나누어 들었다.

찬성 쪽 집회에 나온 구성회(57)씨는 "부성고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해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지지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며 "특히 교학사 교과서가 천안함 폭침이 기술된 점을 높이 샀다"고 말했다. 이후 이들은 부성고 교문 앞으로 이동해 팻말 시위를 진행하려 했고, 양쪽의 충돌을 막으려는 경찰이 이를 저지하면서 언쟁을 빚어지기도 했다.

학교 안팎이 소란스러워지자 부성고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부성고 신현철 교장은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취재진을 교장실로 불러들였다. 이 자리에서 신 교장은 부성고의 교과서 채택에는 문제가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부성고 "철회의사 없다"...찬반 단체, 개학일 맞불집회 예정

3일 부산 문현동 부성고등학교를 찾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 찬성 입장의 시민들이 교학사 교과서와 부성고를 응원하는 팻말시위를 벌이고 있다.
 3일 부산 문현동 부성고등학교를 찾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 찬성 입장의 시민들이 교학사 교과서와 부성고를 응원하는 팻말시위를 벌이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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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교장은 지난달 29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관련기사: 교학사 교과서 채택 부성고 교장 "난 친일파 아냐")에서 밝힌 입장을 다시 한 번 전하며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발 더 나아가 신 교장은 금성출판사의 한국사 교과서가 좌편향이라며 교육부에 가서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금성교과서는) 북한교육에 대한 찬양일색"이라며 "이 책이 통과됐다는 것은 교육부에 있는 담당 부서 사람들이 종북 아니면 좌파로 채워져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장은 교학사 채택과 부성고 재단의 이사를 맡고 있는 대통령 동생 박근령씨와 그간 논란이 되어온 사학 비리와의 연관성도 부인했다. 신 교장은 "이사 임명은 재단에서 하는 것이고, 이번 교과서 채택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부성고 측이 교과서 채택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교과서 채택 반대 단체 측은 지역 시민사회 단체 명의의 교과서 채택 반대 현수막을 학교와 교육청 주변에 게시할 예정이다.

또 교과서 채택과 부성고의 문제점을 알리는 선전지를 시민들에게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개학일인 10일부터는 1인시위도 벌일 계획이다. 이에 맞서 교과서 채택을 찬성하는 단체에서도 맞불 집회를 개학일에 맞춰 열겠다는 입장이다.


태그:#부성고, #교학사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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