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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음모' 사건 결심공판 모습이 역사적인 재판인 것을 고려해 시작전 10분가량 언론에 공개되었다.
▲ 언론에 공개된 '내란음모' 결심공판 3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음모' 사건 결심공판 모습이 역사적인 재판인 것을 고려해 시작전 10분가량 언론에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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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3일 오후 3시 10분]

3일 낮 12시 45분 경 수원지방법원 형사대법정. 3시간 가까이 검찰의 최종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한 정재욱 검사는 "최종적으로 검찰의 구형의견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그의 앞에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을 비롯한 피고인 7명이 앉아서 듣고 있었다.

"역사적으로 실패한 체제로 확인된 북한 사회주의란 망상에 일평생 사로잡혀 있는 피고인들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건 모두의 소명입니다. 법의 엄정함을 보여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본건 주범인 이석기가 다시는 이런 허황된 꿈을 꿀 수 없도록 엄중히 처벌하는 게 마땅합니다. 또 조직원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총책과 권역별 지휘원 등이 다시 사회로 복귀하면 RO 조직의 대한민국 체제 전복은 더 은밀히, 조직적으로 재연될 가능성 높습니다. 재범 차단은 현재로선 피고들을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하는 방법뿐입니다. 그 시간은 피고인들에게는 반성의 시간, 다른 조직원들에게는 RO의 실체에 대한 재고의 시간, 국민들에게는 행복하고 안전한 생활 영위하는 시간 될 것입니다.

이석기 징역 20년, 자격정지 10년
이상호 징역 15년, 자격정지 10년
홍순석 징역 15년, 자격정지 10년
한동근 징역 10년, 자격정지 10년
조양원 징역 15년, 자격정지 10년
김홍열 징역 15년, 자격정지 10년
김근래 징역 15년, 자격정지 10년에 각각 처해주시길 바랍니다."

피고인 7명 전원 10~20년 중형 구형

수원지방검찰청 공안부(부장검사 최태원)는 3일 내란음모 등 사건에 대한 결심 공판(수원지방법원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김정운)에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징역 20년, 한동근 새날의료협동조합 이사에게 징역 10년, 나머지 5명(이상호·홍순석·조양원·김홍열·김근래)에게 각각 징역 15년이라는 중형을 구형했다. 또 피고인 모두를 자격정지 10년에 처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공판에서 검찰은 약 3시간에 걸쳐 그동안 주장해온 공소사실을 최종 정리했다. 대표로 PT를 진행한 정 검사는 수차례 '엄중한'이란 단어를 써가며 재판부에 무거운 처벌을 구했다. 그는 "피고인들에 대한 관용은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내란음모범행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정 검사는 이 의원이 총책인 지하혁명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가 오랫동안 사회 곳곳에서 몰래 활동하며 상당한 조직과 자금을 확충했다며 "RO 핵심 조직원들을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고인들이 반성의 기미가 없고, 재범 가능성이 높아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그에 걸맞은 엄한 처벌만이 자유민주주의체제 대한민국의 존립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란 말을 덧붙였다.

3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음모' 사건 결심공판 모습이 역사적인 재판인 것을 고려해 시작전 10분가량 언론에 공개되었다.
▲ 언론에 공개된 '내란음모' 결심공판 3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음모' 사건 결심공판 모습이 역사적인 재판인 것을 고려해 시작전 10분가량 언론에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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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특히 이 의원에게 수위 높은 처벌을 내려야 할 이유를 강조했다. 그가 "대한민국 헌법을 수호, 국익을 도모해야 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의정활동을 하는 국회의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 검사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란 사람이 대한민국을 없애고자 남침을 통해 6·25 전쟁으로 엄청난 희생을 불러온 북한식 사회주의화를 시도했다"며 "절대 용서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과거 이 의원이 연루됐던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사건도 언급했다. 당시 법원은 그에게 검찰 구형량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했고, 정부는 2심 선고 후 4개월만인 2003년 광복절에 특사로 가석방했다. 정 검사는 "(이석기 피고인은 대한민국으로부터) 포용과 배려의 커다란 은혜를 입었는데도 이 사건에 이르렀다"며 "대한민국 전체를 우습게 생각하고 국민 전체를 우롱했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연계성 확인 안됐다" 인정하면서도... 내란 음모의 실현가능성 강조

검찰이 강조한 또 다른 대목은 내란 음모의 실현가능성이다. 내란 음모는 단순히 몇 사람이 모여서 '우리 같이 혁명을 해보자, 나라를 뒤집어보자'란 말을 주고받았다고 적용할 수 있는 죄목이 아니다. 어느 정도 구체적인 내란 계획이 있어야 하고 그것이 실현됐을 경우의 위험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검찰은 유류저장고나 통신시설 등 주요시설 파괴는 소수 인원으로도 가능하다는 관계자들의 증언이 법정에서 있었고, 이 시설 등이 국민 생활과 밀접한 만큼 모의 내용이 실현된다면 극심한 사회 혼란과 피해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정 검사는 대구 지하철 사고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단 한 명 때문에 200명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이 사고를 환기한다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다는, 고도의 실행의지를 가진 130여명이 폭동을 실현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RO 조직 자체가 주체사상으로 무장, 사회주의 혁명을 위해선 뭐든지 할 수 있는 위험한 사람들"이라며 "다행스럽게도 한반도 긴장 완화로 (계획) 실행까지 나아가진 않았지만, 결의에 변화가 있던 건 아니다"라고 했다. 가령 전쟁이 일어났을 때 북한 특수부대가 침투, RO와 공동전선을 형성한다면 후방 교란 등도 충분히 가능할 정도로 비밀회합의 결의 내용은 "위험천만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또 재판 과정에서 RO와 북한의 연계성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RO가 더더욱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정 검사는 "반국가단체(북한)와 직접 연루됐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오히려 독자적으로 정세를 판단, 정보 수집과 군사행동을 모의할 수 있는 조직이 실재한다는 게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독자적으로 내란을 음모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RO가 북의 지령받는 단계에 이르면 죄명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담담히 지켜본 7명의 피고인들

3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음모' 사건 결심공판 모습이 역사적인 재판인 것을 고려해 시작전 10분가량 언론에 공개되었다.
▲ 언론에 공개된 '내란음모' 결심공판 3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음모' 사건 결심공판 모습이 역사적인 재판인 것을 고려해 시작전 10분가량 언론에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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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동안 자신을 내란음모의 수괴 또는 핵심 가담자로 규정하고 10~20년을 구형하는 모습을 이 의원을 비롯한 7명의 피고인들은 담담하게 지켜봤다. 이제 검찰이 한 시간만큼 변호인측의 최후 변론이 지나면, 이들에게는 약 2시간에 걸쳐 최후 진술 시간이 주어지게 된다. 그 2시간 중 절반인 약 1시간을 이 의원이 사용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후 1시경 휴식시간을 가진 공판은 오후 2시 15분 재개됐다.

3일 오후 경기도 수원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 7명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내란음모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의원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하자,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허탈한 표정으로 법정을 나서고 있다.
▲ 허탈한 표정으로 법정 나서는 이정희 대표 3일 오후 경기도 수원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 7명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내란음모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의원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하자,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허탈한 표정으로 법정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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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내란음모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한 가운데, 3일 오후 경기도 수원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내란음모사건의 변호를 맡은 김칠준, 심재환 변호사 등 변호인단이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법정을 나서고 있다.
▲ 허탈한 표정으로 법정 나서는 이석기 의원 변호인단 검찰이 내란음모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한 가운데, 3일 오후 경기도 수원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내란음모사건의 변호를 맡은 김칠준, 심재환 변호사 등 변호인단이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법정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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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내란음모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한 가운데, 3일 오후 경기도 수원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통합진보당 김미희, 김재연 의원과 국정원 내란음모 정치공작 공안탄압규탄 대책위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정권은 통합진보당에 대해 유례없는 마녀사냥을 자행하고 있다"며 "오늘 검찰의 정치구형은 치욕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고 규탄하고 있다.
▲ 공안탄압규탄 대책위 "정치구형 치욕의 역사로 기록될 것" 검찰이 내란음모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한 가운데, 3일 오후 경기도 수원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통합진보당 김미희, 김재연 의원과 국정원 내란음모 정치공작 공안탄압규탄 대책위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정권은 통합진보당에 대해 유례없는 마녀사냥을 자행하고 있다"며 "오늘 검찰의 정치구형은 치욕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고 규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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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석기, #내란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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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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