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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들어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는 바로 '창조경제'다. 일부 진보 성향의 언론에서는 실체가 없는 이야기라고 하고, 정부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키워드라고 한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만든 창조경제 육성 지원 플랫폼이 '창조경제타운'이다. 창의적인 창업아이템을 올리면 전략, 마케팅, 재원확보 등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멘토를 해준다. 그리고 20개 정도의 아이템을 수시로 선발하여 최대 1억 원까지 지원을 해주고 있다.

 

 

창의적인 창업아이템에 대한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우선 창조경제타운 홈페이지(https://www.creativekorea.or.kr)에 접속해서 아이디를 만들어야 한다. 아이디어를 올리는 방법은 2가지다. 개인이 사업으로 생각하는 아이템을 올리는 '창조 아이디어 제안'과 아이디어를 많은 회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유 아이디어 공간'으로 나뉜다.

 

기자는 평소에 생각했던 사회공헌 성격의 창업 아이템을 1페이지 기획서(one page proposal) 양식으로 2013년 11월에 창조경제타운 '창조 아이디어 제안'에 아이디어를 제출해봤다.

 

 

기자가 생각한 사업 아이디어는 '우산 수리'다. 잦은 고장으로 새로 구입하던 우산을 간편하게 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사회적인 비용을 낮추고 싶었다. 구둣방의 수리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우산을 수리하고, 저소득층인 구둣방의 수익의 증대를 기대했다. 아이디어의 분류를 환경/에너지로 선택하여 작성했다.

 

아이디어는 공동제안자, 아이디어 착안배경, 주요내용, 장점 및 기대효과, 지원받고 싶은 사항으로 나뉘어서 작성해야 했다. 파일을 첨부할 수 있어서 기존에 작성해 놓은 사업 계획서를 첨부했다.

 


 

아이디어 작성이 끝나고 사업에 대한 자문을 해줄 멘토를 선택할 수 있었다. 다양한 분야의 멘토를 선택할 수 있지만, 대부분 공기관 연구원들이 역할을 하고 있다. 기자는 사업의 재원 확보에 자문을 해줄 수 있다는 회계사를 멘토로 선택했다.

 

1주일 후 400자 분량의 간단한 상담 내용이 '멘토와의 대화'에 올라와 있었다. 회계사는 우산을 만드는 업체들이 왜 수리업을 하지 않는지 조사가 필요하며, 우산 폐기업자와 연계가 보다 합리적일 수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사업자금 확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멘토의 성의 없는 답변에 기자는 무척 실망스러웠다.

 

이후 환경 분야 기관에 재직 중인 연구원을 2번 째 멘토로 선정했지만, 3개월 째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창조경제타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멘토와의 대화'다. 하지만 멘토단은 동원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본인이 원해서 참여한 멘토 서비스가 아닌 것이다. 그러니 성심 성의로 자문을 해줄 리가 없었다. 창업 아이디어의 자문이라는 달콤한 유혹으로 국민들을 희망고문 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창조경제타운에 많은 아이디어가 올라오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사업으로 발전되는 아이템은 거의 없는 상태다.

 

현재 창조경제타운은 아이디어에 대한 비밀 보장 때문에 개개인의 아이디어에 대한 멘토의 자문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멘토 1인에 의한 자문 방식은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하다. 저작권 등 해결해야할 부분이 많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개인의 창의적인 사업 아이디어에 대한 자문을 할 방식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태그:#창조경제타운, #창업, #경제,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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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부자가 목표인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브런치를 통해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2030 세대의 공감을 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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