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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날 공휴일지정 운동을 '미친 짓'으로 제목 보도한 <뉴욕포스트> .
ⓒ <뉴욕포스트>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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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한국, 중국 등 아시안계 시민들 사이에서 설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움직임에 힘이 실리고 있는 가운데 뉴욕에 기반을 둔 언론 매체인 <뉴욕포스트>가 이러한 운동을 '정신 이상자'로 묘사하는 제목으로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4일(아래 현지시각) 중국계인 피터 구 뉴욕 시의원과 폴 밸론 시의원은 '뉴욕한인학부모협회' 관계자 등 한인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뉴욕 플러싱 퀸즈도서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뉴욕주와 뉴욕시에서 설의 공휴일 지정과 휴교일 시행을 촉구하며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난 13일 설을 공립학교의 공휴일로 지정하도록 요청하는 결의안을 연방 하원에 발의한 중국계인 그레이스 멩 연방 하원의원을 비롯해 멜리사 마크-비베리토 뉴욕시의회 의장과 론 김(한국명 김태석) 뉴욕주 하원의원, 토비 앤 스타비스키 뉴욕주 상원의원 등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하지만 뉴욕에서 발행되는 타블로이드판 <뉴욕포스트>는 25일, 이와 관련된 기사를 보도하면서 기사 제목을 미치광이나 정신병자를 뜻하는 영어 단어 'LUNATIC'를 연상하게 뽑았다. <뉴욕포스트>는 제목을 'LUNAR-TICS'로 하면서 음력을 의미하는 'LUNAR'에 아무런 의미가 없는 명사형 접미사인 'TICS'를 붙여 이러한 설날 공휴일 지정 운동을 일종의 정신병자들의 행동으로 묘사했다.

이에 관해 '뉴욕한인학부모협회'는 <뉴욕포스트> 편집국에 "이러한 보도 행위는 아시아 커뮤니티와 문화를 집단적으로 조롱하는 것으로 반유대주의 행태와 다를 바 없다"며 강력하게 항의하는 서한을 보냈다. 협회는 이 서한에서 "아시안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과 조롱을 즉시 중지하고 아시아인에 대한 시각을 뉘우쳐야 한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번 파문과 관련하여 '뉴욕한인학부모협회' 최윤희 회장은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또 벌어져 충격"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뉴욕포스트>는 지난 2012년 12월 한인 한기석 씨가 맨해튼 전철역에서 떠밀려 사망할 당시에도 사망 직전 사진을 1면에 선정적으로 보도해 심각한 물의를 빚은 바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어 "이러한 형태는 아시안 커뮤니티와 특히, 한인 사회를 얕잡아 보고 조롱하는 인종 차별적 행위"라며 "앞으로 한인 사회 및 단체들과 힘을 합쳐 이러한 행태에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아시안계 특히, 한국계에 대한 인종차별적 행태가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추락 사고에서 미 항공 당국이 규정을 어기고 조종사 명단을 발표해 일부 매체가 조종사의 이름을 인종차별적인 조롱거리로 발표해 파문이 일었다. 이와 관련 '뉴욕한인학부모협회'는 파문 후 항의 서한을 보내 미 '국립항공안전관리국(NTSB)'으로부터 "정중히 사과한다"는 공식 사과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태그:#설날, #인종차별, #선정 보도, #뉴욕 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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