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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혼타스'가 세상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건 아마도 디즈니 영화를 통해서였을 게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특유의 '뒤틀기'가 있다. 영화 포카혼타스는 아름다운 뮤지컬이 인상적이지만, 역사적 관점에서 아름답다고만은 할 수 없는 애니메이션이다.

포카혼타스의 고향은 버지니아 동쪽 바닷가에 위치한 제임스타운(Jamestown) 일대이다. 디즈니 영화 줄거리와 관계 없이, 포카혼타스는 실존인물이다. 16~17세기에 걸쳐 살았던 그녀는 영국 출신의 식민지 남성과 결혼했고, 영국으로 돌아가 아들 하나를 낳고 그곳에서 세상을 떴다.

제임스타운은 영국계가 최초로 북미에 세운 식민 거점이었다. 제임스타운은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나는 이곳에서 미국이라는 나라의 오롯한 실체를 봤다. 물론 영화 포카혼타스에서는 볼 수 없는 미국의 생얼굴이다. 전쟁이 어쩌면 숙명일 수 밖에 없는 나라, 그리고 해군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미국을 이곳에서 느꼈다.

제임스타운 섬
 제임스타운 섬
ⓒ 김창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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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타운 섬. 갯벌과 다름 없는 늪지대가 많은 바닷가에 위치해 있다. 영국계가 북미대륙에서 최초로 식민 거점을 구축한 이 섬은 그러나 열악한 자연환경과 가뭄 등으로 인해 식민주의자들이 최초 정착에는 실패한다. 처음 식민 공동체를 꾸민 500여 명 가운데 구조대가 도착할 때 살아 남은 사람은 60명 안팎이었으며, 이들은 생존을 위해 인육을 먹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포카혼타스
 포카혼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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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타운 근처에 살았던 원주민 포카혼타스. 같은 이름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으로 그녀는 실제로 영향력 있는 원주민 부족장의 딸이었다. 제임스타운 섬의 식민 역사를 간단하게 서술한 안내판. 제임스타운 일대 관광객들 가운데 백인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게 다소 이색적이었다.

식민 욕망
 식민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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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타운 역사복원단지에서 유리를 만드는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왼쪽) 실제로 식민 초기 정착자들은 유리가공 등을 통해 수입을 얻으려 했다. 제임스타운 일대를 아우르는 체사피크 만을 가로지르는 체사피크 베이 브릿지. 길이가 7km에 육박하는 한때 세계 최장의 다리였다. 부를 추구하는 식민주의자들의 전통은 북미대륙에서 이처럼 거대한 건조물들을 속속 탄생시켰다.

노퍽 기지
 노퍽 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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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의 앞바다인 체사피크 만 일대는 현대 대양해군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미 해군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미 해군 대서양 함대의 본부인 노퍽 항구에 기항 중인 항공모함. (왼쪽) 중동 등지에서 사건이 터질 때 제일 먼저 달려가는 게 대서양 함대 소속의 군함들이다. 태평양 함대 근거지는 서부의 샌디에이고 항이다. 대서양 함대의 본거지 임을 알리는 표식과 인근의 소공원 기념지. 포탄 형상의 장식물이 눈길을 끈다. (아래 오른쪽)

해군사관학교
 해군사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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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포기하지 말라.' 미 해군사관학교 기숙사 본관 정면에 새겨진 부조판. (왼쪽) 미국의 삼군사관학교 가운데 해사는 워싱턴과 가장 지척이어서 정치 감각을 익히기에 더 없이 좋은 조건이다. 실제로 해사는 카터 대통령을 비롯해 존 맥케인 상원의원 등 숱한 정치인들을 배출했다. 체사피크 만의 북쪽 메릴랜드 주 애너폴리스라는 곳에 자리해 있다. 해사 기숙사인 밴크로프트 홀(오른쪽 위)은 학교의 후미진 곳이 아니라 사람들의 왕래가 가장 많은 곳에 자리해 있었다. 남자 생도가 쓰는 기숙사의 방 문. (오른쪽 아래)

해전
 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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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사피크 만 근처 해변에 있는 프랑스 해군 부제독의 동상. (왼쪽) 미국이 독립을 선언한지 얼마 안돼 워싱턴 앞바다에 벌어진 해전에서 프랑스 해군을 지휘해 영국 해군을 대파한 인물이다. 당시 승전은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에게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당시 해전을 설명하는 표지판. (오른쪽)

덧붙이는 글 | sejongsee.net(세종시 닷넷)에도 실렸습니다. 세종시 닷넷에서 인기를 끄는 이광이 칼럼 등도 일독을 권합니다.



태그:#체사피크, #해군, #워싱턴, #미국 ,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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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6학년에 진입. 그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북미에서 승차 유랑인 생활하기도.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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