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사 수정 : 20일 오전 11시 10분]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전국 곳곳에서 열풍인 가운데, 한국지엠(GM) 창원공장에 대자보를 붙인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원청업체가 경고장을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조립부 통로 벽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18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는 대자보를 붙였다. 20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사내하청업체 대표가 비정규직에게 경고장을 보냈다. 그러나 이는 한국지엠측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청업체 대표는 경고장에서 "18일 대자보를 2곳에 부착하였으나 이 대자보 부착 위치가 원청과 당사와의 도급계약 상의 관리 상태가 아닌 원청 소유물의 위치에 부착한 사실이 인지되어 원청으로부터 당사에 대자보 부착 행위를 중지시켜 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접수되었다"면서 "부착위치를 정정해달라"고 밝혔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에 "안녕하십니까" 대자보를 붙인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원청업체가 '경고장'을 보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에 "안녕하십니까" 대자보를 붙인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원청업체가 '경고장'을 보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그러면서 하청업체 대표는 "현행과 같이 당사의 관리 영역이 아닌 원청의 소유물에 유인물 부착을 지속할 경우 당사에 위법적인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판단되기에 향후 회사는 엄중 경고조치를 취할 것이며, 앞으로 위법적인 행위를 하였을 때는 그에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속노조 지회는 "대자보는 한국지엠 창원공장 조립부 통로 벽에 붙어 있는데, 그곳은 그 비정규직 노동자가 소속되어 있는 하청업체가 일하는 라인의 통로이다"며 "대자보 부착은 노조 활동의 하나로, 경고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는 대자보에서 "비정규직으로 한국지엠에서 일해 온 6년 동안 단 하루라도 마음 편히 안녕했던 기억이 잘 떠오르질 않는다"며 "과연 저 혼자만 그런가요"라고 물었다.

이어 그는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하고 모든 일이 원청의 생산계획과 지시하에 이뤄지고 업체가 독자적으로 아무것도 못하는데 불법파견이 아니라니요"라면서 "노동부의 엉터리 수사와 잘못된 발표 때문에 결코 안녕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문제를 지적한 그는 "우리가 무슨 일회용품이냐. 비정규직들은 노동3권조차 못 누리고 현대판 노예제도에 갇혀 하루도 안녕하지 못하다"며 "언제까지 이렇게 참고 기다려야만 하냐. 차라리 소리라도 질러보고 몸부림이라도 한번 쳐봐야 마음이 안녕해질 것 같다. 여러분도?"라며 호소했다.

19일 오전 한국지엠 창원공장 안에 "안녕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었다.
 19일 오전 한국지엠 창원공장 안에 "안녕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었다.
ⓒ 오마이뉴스 독자 제공

관련사진보기




태그:#한국지엠, #안녕 대자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