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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월), 대한문 앞에서 열리는 NCCK 가맹교단 시국기도회에 참석하는 목회자들이 시청앞 광장에서 대한문으로 이동하고 있다.
▲ 12월 16일, NCCK 시국기도회 16일(월), 대한문 앞에서 열리는 NCCK 가맹교단 시국기도회에 참석하는 목회자들이 시청앞 광장에서 대한문으로 이동하고 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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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2월 16일) 오후 4시 대한문 광장에서는 '정의, 평화,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국기도회'가 열렸다. 시국기도회가 열리기 전 오후 2시부터는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 향린교회에서 기장 목회자들과 신도들이 모여 시국기도회를 갖고, 대한문까지 가두시위를 하며 '이명박 구속!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박근혜 퇴진!'이라는 구호가 외쳐진 가두시위는 현 정권들어 처음있는 일이다. 종교계에서 이 외침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국과 관련 중요한 집회였다.

약 5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시국기도회에 참여했다.
▲ 시국기도회 약 5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시국기도회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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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기도회에는 추운 날씨에도 목회자와 신도 500여 명이 참석하여 국가기관의 불법선거개입 사건을 규탄했다. 이명박 정권에서 이뤄진 일인만큼 이명박 대통령을 구속해야 함도 밝혔다. 그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었음에도 사과조차도 없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퇴진'하라는 강도높은 구호가 외쳐졌다.

일반시민단체가 아닌 종교계에서 '대선불복'발언이 나왔다는 것은 지금의 사태가 그만큼 위중함을 드러내는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공중파 방송이나 보수언론에서는 대부분 그 사실을 다루지 않았다.

이미 대선 이후, 국정원 불법선거개입에 항의하는 촛불집회에 대한 소식들도 철저하게 언론으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국가기관의 불법선거개입 사건에 대해 항의하는 집회는 지속적으로 이어져왔지만, 전주 천주교에서 시국미사를 드릴 때 박창신 신부의 '연평도' 발언이 나올 때까지 이런 집회나 시위는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시국기도회 참석자들이 고난을 상징하는 보라색 스톨을 착용하고 있다.
▲ 시국기도회 시국기도회 참석자들이 고난을 상징하는 보라색 스톨을 착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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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평화,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국기도회
▲ 시국기도회 정의, 평화,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국기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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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광장에 스케이트장이 개장했다.

대다수의 언론사와 공중파 방송은 빠짐없이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개장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길 건너편에서 진행된 시국기도회에 대한 소식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 아예 현장에도 공영방송 카메라는 보이지도 않았다. 뉴스에 보도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자료로라도 남겨둘 생각조차도 없는 것 같았다.

무엇이 더 중요한 것일까?
뉴스에서 더 비중을 두어 다뤘어야 할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스케이트장 개장 소식보다도 더 중요한 내용. 대선이 끝난 후 일년이 흘러가는 동안 사과를 촉구하던 구호에서 이젠 지난 대선이 원천무효였다며, '현직 대통령 퇴진'이라는 구호에 '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구호가 종교인들에 의해 외쳐졌다는 것이 더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을까?

시국기도회 참가자들은 현 정권이 심각하게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시국기도회 시국기도회 참가자들은 현 정권이 심각하게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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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부정선거 규탄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담은 포스터
▲ 시국기도회 불법부정선거 규탄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담은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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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시녀가 되어 그들의 입맛에 맞는 뉴스만 생산해 내는 공영방송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수신료 인상카드를 만지작 거리며 국민의 호주머니를 강탈하려고 한다.

공영방송이 공영방송이 되려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려면 가진 자들이나 권력자들의 비위에 맞는 뉴스만 생산해서는 안 된다. 소수의 소리, 약자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권력자들이 애써 귀 기울이려고 하지 않는 것도 다뤄, 사회를 균형있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런 역할도 제대로 감당하지 않으며 편향된 보도를 통해서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공영방송의 역사는 우리 나라에서는 고질적인 문제인 듯하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그 이후에도, 그들의 보도가 얼마나 편향적이고 권력지향적이었는지가 밝혀진 다음에도 별반 사과조차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치열한 분석이 없이 단순하게 나열이나 하는 뉴스, 거기에 더해 정작 다뤄야 할 뉴스보다는 지엽적인 것들을 다루는 뉴스, 어느 방송, 언론사나 할 것 없는 획일적인 뉴스를 생산해 내는 언론, 공영방송의 현실을 본다.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언론이 절실하다. 그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바보들아, 어젯밤 뉴스에서 서울광장의 스케이트장 개장에 대해 다뤘다면, 건너편에서 모인 시국기도회도 반드시 다뤘어야 하는 것이야!"


태그:#시국기도회, #공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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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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