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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등도 입구에 자리한 토끼와 거북이 동상
 월등도 입구에 자리한 토끼와 거북이 동상
ⓒ 김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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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토섬에서 바라본 노을. 남해대교와 질매섬 주변 일대를 황금빛으로 물들인다.
 비토섬에서 바라본 노을. 남해대교와 질매섬 주변 일대를 황금빛으로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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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주로 여름에 바다를 즐겨찾지만, 진정한 바다의 매력은 겨울에 가야 만날 수 있다. 한적하게 거닐며 마음의 여유를 찾고, 일몰을 바라보며 새 희망을 담아보자.

남해안권에서 겨울바다의 매력에 빠지기 좋은 곳이 경남 사천 비토섬이다. 비토섬은 하늘에서 보았을 때 토끼가 나는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비토섬은 섬이지만 육지인 서포면과 비토교로 연결되어 자동차로 접근이 가능하다. 해안도로가 잘 나있는데, 삼거리에서 왼쪽길로 접어들어 끝까지 달리면 별주부전의 무대인 월등도가 보인다.

슬픈 사연 전해지는 섬

월등도와 비토섬 사이에 열린 바다길을 트럭을 지나고 있다.
 월등도와 비토섬 사이에 열린 바다길을 트럭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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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섬과 월등도가 바다길로 연결되었다.
 거북섬과 월등도가 바다길로 연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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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물 때는 신비의 바다길이 열려 비토섬과 이어진다. 월등도의 오른쪽 끝에는 목섬이 자리하고 있는데, 바다길이 열릴 때 함께 연결된다. 자동차를 몰고 갯벌사이로 난 길을 따라 고개를 넘으면 토끼섬과 거북섬이 반긴다. 이 섬들은 별주부전 전설과 연결된다.

거북의 꼬임에 속은 토끼가 용궁으로 간다. 간을 집에 두고 왔다며 거북의 등을 타고 다시 육지로 나온다. 그런데 결말 부분은 우리가 익히 아는 이야기와 달리 슬프다. 달빛에 반사되어 비친 섬 그림자를 보고 거북의 등에서 뛰어내린 토끼는 바다에 빠져 죽는다. 토끼가 죽어서 생긴 섬이 토끼섬이다.

거북이 역시 토끼의 간을 가지고 돌아갈 수 없게 되자 그 자리에서 죽는데, 거북이 죽은 자리가 거북섬이다. 거북섬은 토끼섬과 300m 정도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다. 이 두 섬 역시 썰물 때 바다길이 열려 걸어서 갈 수 있다. 토끼섬 앞으로는 해안 산책로가 잘 나 있어 접근이 한결 수월하다. 토끼섬 뒤쪽 갯벌에서 한 부부가 굴을 채취하는 모습이 보인다. 지금 비토섬 일대는 바다의 단백질이라는 굴이 제철이다.

월등도와 토끼섬을 잇는 해안산책로 옆으로 갯벌이 펼쳐져 있다
 월등도와 토끼섬을 잇는 해안산책로 옆으로 갯벌이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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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등도 갯벌에서 굴 수확을 하는 주민
 월등도 갯벌에서 굴 수확을 하는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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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남편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던 토끼의 부인 역시 기다리다 지쳐서 그 자리에서 섬이 되었는데 그섬이 목섬이다. 별주부전의 무대인 월등도, 토끼섬, 거북섬, 목섬을 제대로 돌아보려면 썰물 때 방문하는 게 좋다. 비토섬을 비롯한 5개의 섬이 하나로 이어지는 신비의 바다길이 장관이다. 월등도 입구에는 거북이가 토기를 업고가는 동상이 세워져 있다.

월등도로 가는 길목에는 별주부전 테마파크가 조성되어 있다. 토끼 부인이 새끼 토끼를 안고 남편을 기다리는 조형물이 눈길이 끈다. 화장실에는 토끼와 거북이 벽화가 그려져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돌면 낙지포 마을이 나온다. 낙지포항 앞쪽에는 별학도, 소진도 등의 섬이 떠 있는데 별학도는 등대낚시공원 개발을 위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253m 길이의 해상보행교가 낙지포항과 연결되면 걸어서 섬을 둘러볼 수 있다.

비토섬에서 맛본 굴구이... 맛 좋다

비토섬 낙지포마을에서 굴을 까는 주민
 비토섬 낙지포마을에서 굴을 까는 주민
ⓒ 김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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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포 마을에는 도로변에서 한창 굴까는 작업이 한창이다. 싱싱한 자연산 굴에서는 진한 바다향기가 전해져온다. 주변 횟집에서 간이 천막을 한 곳에서 자연산 굴을 구워먹는 맛이 일품이다. 생굴을 그대로 먹어도 맛나지만 추운 겨울을 나기에 굴구이만한 음식이 없다.

낙지포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비토대교로 이어지는 구간은 드라이브 코스로 더없이 좋다.
비토대교 조금 못미쳐 나오는 언덕이 최고의 전망 포인트다. 바다 건너 남해와 하동을 잇는 남해대교가 보이고 바로 앞에는 무인도인 질매섬 등이 펼쳐져 있다.

이 언덕에 서면 남해대교와 주변 일대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노을과 만나게 된다. 해가 가장 짧아지는 겨울철에 남해대교 옆으로 해가 떨어져 더욱 찬란한 풍경을 보여준다. 11월말에서 1월말까지가 사진 촬영하기에 가장 좋다. 사천8경 중에 하나가 실안 노을인데, 비토섬 노을에게 자리를 비켜주어야 할 만큼 빼어난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남촌수산의 굴구이
 남촌수산의 굴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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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길 : 남해고속도로 곤양IC를 빠져나와 곤양로를 따라 서포 방면으로 간다. 서포면 소재지에서 서포로를 따라 비토방면으로 달리다 비토교를 건너면 비토섬이다. 곤양IC에서 약 10분 소요.

덧붙이는 글 | 김태현 기자는 여행작가로 하동 금오산 자락에서 사랑초펜션(www.sarangcho.kr )을 운영중이다.



태그:#사천, #비토섬, #신비의바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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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로 남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금오산 자락에서 하동사랑초펜션(www.sarangcho.kr)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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