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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에서 본 금당도. 길에 늘어선 섬 모양이 마치 누에처럼 보인다.
 여객선에서 본 금당도. 길에 늘어선 섬 모양이 마치 누에처럼 보인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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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당도라는 섬이 있다. 행정구역은 완도에 속하는데 거리상으로는 고흥과 가깝다. 1896년 이전에는 장흥에 속했다고도 한다. 금당도는 한자로 '金堂島'였는데 일제강점기 이후 '金塘島'로 바뀌었다. 금당(金堂)은 석가모니불을 모셔두는 곳을 말하기도 한다. 지명유래는 예전에 금이 많이 나서 '금'자가 붙었다는 말도 있다.

금당도는 금당8경으로 부를 만큼 해안절경이 아름답다. 금당8경을 제대로 보려면 고흥 녹동에서 운항하는 유람선을 타야한다. 금당도를 한 바퀴 순회하면서 금당8경을 보여주고 다시 되돌아간다.

섬에는 산책로가 개설되어 있다. 동쪽 해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지나면 금당8경 중 스님바위, 부채바위, 병풍바위를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산책로는 세포리 금당적벽길이다. 금당8경 중 하나인 금당적벽을 볼 수 있다.

금당도 등산로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섬을 일주할 수 있는 등산로가 있다. 등산로는 동릉구간과 서릉구간으로 나뉘며, 200m 정도의 산들을 오르내린다. 출발과 도착은 울포항에서 시작하고, 산길과 도로를 걸어서 한 바퀴 돌아오는 거리는 13㎞로 6시간 반 정도 걸린다.

금당도 산행 안내. 동능은 4.5km, 서능은 2.5km 산길이다.
 금당도 산행 안내. 동능은 4.5km, 서능은 2.5km 산길이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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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당도를 한 바퀴 돌아오는 일주 산행

금당도로 들어가기 위해 아침 일찍 나섰다. 금당도 울포항으로 가는 여객선은 고흥 녹동항에서 하루에 4번 운항한다. 첫배는 아침 6시에 출발한다. 조금 여유 있게 들어가려면 9시 15분에 출발하는 배편이 적당하다. 배를 타고 금당도로 들어간다. 여객선에는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우리 밖에 없다.

거금대교 아래를 지나고 연홍도 사이를 빠져나오면 금당도가 길게 늘어서 있다. 하얀 바위섬은 커다란 누에처럼 보인다. 녹동항을 출발한 여객선은 50분 정도 걸려서 금당도 울포항에 도착한다. 울포항에 내리면 커다란 수협건물이 마주보고 서있다. 산행 시작점은 수협 건물 오른쪽으로 바로 올라갈 수도 있고, 마을을 지나서 면사무소 뒤로 오르는 길도 있다.

금당도 산행 들머리. 남도 갯길 6000리를 알리는 안내판이 있다.
 금당도 산행 들머리. 남도 갯길 6000리를 알리는 안내판이 있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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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포마을은 면사무소가 있어선지 짜장면집도 있고, 횟집도 있다. 짜장면집 해물짬봉이 맛있다는 데 일정에 쫓기다보니 맛볼 수가 없다. 면사무소를 지나 면민회관 오른쪽으로 '남도 갯길' 안내판이 보인다. 커다란 바위 옆을 지나 산으로 들어선다.

산길은 이정표나 방향을 알려주는 표식이 없다. 가끔 보이는 등산리본을 따라 간다. 그러다보니 갈림길에서 길을 잘못 들어 되돌아오기도 한다. 그나마 큰 숲이 없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금당8경 중 하나라는 스님바위를 지난다. 산길에서는 아무리 봐도 스님처럼 보이지 않는다.

차우마을을 내려다보면서 도로로 내려섰다가 다시 산길로 들어선다. 억새와 소나무가 어울려 있는 숲을 지난다. 억새와 소나무는 잘 어울리지 않는데, 금당도에서 색다른 풍경을 맛본다. 산행은 우리만 하는 줄 알았는데 다른 일행이 있다. 금당도 섬 내 산악회에서 가족들과 함께 왔단다.

다양한 섬과 산의 풍경이 있는 금당도

소나무 숲을 지나면 바위가 드러나는 길이 나온다. 나무들은 키가 작아졌다. 작은 봉우리로 올라서니 맞은편으로 엄청 큰 바위산이 막아선다. 이름이 없는 138봉이다. 높이가 138m라고 해서 부른 것 같다. 산이 너무나 멋지고 웅장한데 이름이 없는 게 특이하다.

커다란 바위산인 138봉
 커다란 바위산인 138봉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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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하얀 바위산으로 된 금당도. 고산지대처럼 아주 이국적이다.
 온통 하얀 바위산으로 된 금당도. 고산지대처럼 아주 이국적이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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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봉 능선을 따라 바다로 흘러가는 산줄기는 하얀 속살이 그대로 드러난다. 매서운 바닷바람에 시달렸는지 키 작은 소나무들은 바위벽에 붙어서 힘들게 자라고 있다. 주변 풍경이 온통 바위산인지라 아주 건조한 고산지대 풍경처럼 보인다. 아주 이국적이다. 중국영화에 나오는 손오공이 요술을 부릴 것 같은 느낌이다.

산길은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선지 정비가 안 된 곳도 있다. 수풀을 헤치듯 능선을 타고 가면 금당산이 한쪽 면을 떼어낸 채 위태롭게 서 있다. 그 떨어진 곳이 바다에서 보면 부채바위다. 산길은 해안에서 올라오는 산책로와 하나가 된다.

금당산(178m) 정상에는 표지석이 없다. 작은 돌탑 몇 개만 정상임을 알려준다. 금당산은 복개산으로도 부르고 쟁그랑산이라고도 한다. 이름이 많다는 건 그만큼 사연이 많다는 건데. 예전에 쟁그랑산 꼭대기에 바위못이 있는데 어느 스님이 복개를 띄우니 바람에 부딪혀 "쟁그랑" 거렸다고 한다.

금당산 오르는 길. 한쪽 면은 해안 절벽으로 부채바위다.
 금당산 오르는 길. 한쪽 면은 해안 절벽으로 부채바위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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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산길. 금당도 산행의 매력이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산길. 금당도 산행의 매력이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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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는 아무리 둘러봐도 못은 보이지 않는다. 잘게 부서진 돌멩이들을 바위에 떨어뜨리면 쇳소리가 나는 것들도 있다. 그래서 쟁그랑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나 보다.

금당산 맞은편은 병풍바위가 솟아있다. 병풍바위는 바다에서 볼 때의 모습이고 금당산에서 본 모습은 뾰족한 그릇을 뒤집어 놓은 모습이다. 아쉽게도 산길은 병풍바위를 가지 않고 옆으로 지나간다. 다양한 바위들을 구경하면서 오르내리기를 계속한다.

잘게 부서지는 바위들은 큰 너럭바위를 만들어 놓기도 하고, 고래등 같은 바위도 보여준다. 바위 이름이야 다 있겠지만 알 수가 없다. 바위들이 웅장하지는 않지만 금당도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을 보여줘서 신선함을 준다.

금당도의 다양한 바위산 풍경
 금당도의 다양한 바위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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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당도 산행의 매력. 다양한 바위산을 오르고 내린다.
 금당도 산행의 매력. 다양한 바위산을 오르고 내린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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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바다풍경과 함께하는 산행

육동마을로 내려서면 도로를 따라가야 한다. 산길을 연결해 놓았으면 좋을 텐데. 삼거리에서 가학항 방향으로 오른쪽 길을 잡고 포장도로를 한참 올라간다. 고개이름이 개기제다. 고개를 넘으면 가학리가 나오는데 가학리 옛이름이 개기리(開基里)였단다. 금당도에서 처음 생긴 마을이라고 한다.

고개 정상에서 산길로 들어선다. 산길로 오르는 특별한 이정표는 없다. 이제부터 금당도 서쪽능선을 타고 간다. 산길은 능선으로 계속 이어지고 서쪽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해는 서쪽바다를 향해 가고 있다.  햇살을 받은 바다는 반짝거린다.

삼랑산에서 본 금당도 서쪽 바다.
 삼랑산에서 본 금당도 서쪽 바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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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거리는 바다를 보면서 금당도에서 가장 높은 삼랑산(219.8m)에 선다. 금당도가 울퉁불퉁한 모습으로 넓게 펼쳐져 있다.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다. 오봉산을 또 넘고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면 도로를 만난다. 도로 건너편으로 봉자산(188.6m)이 서 있다.

도로에 서서 봉자산을 넘어갈까 말까 고민이다. 섬 여행은 항상 시간에 쫓긴다. 울포항까지는 1시간 정도를 걸어가야 한다. 서쪽능선을 타고 가다 해넘이를 보고 싶었는데. 배를 타고 돌아가려면 해넘이는 포기해야 한다. 여유 있게 산행을 마무리하고 싶어 도로를 따라 울포항으로 돌아간다.

금당도 들판을 걸어간다. 도로로 소를 몰고 오는 농부를 만난다. 사진을 한 장 찍는다. 할아버지는 "뭐 하러 찍어?" 한다. "소가 너무 멋있어서요" 했더니 할아버지는 아주 환한 웃음을 준다. 해변에는 갈대가 햇살에 반짝인다. 울포항에 도착하니 바다는 분홍빛으로 단장을 한다.

도로로 소를 몰고 돌아오는 농부
 도로로 소를 몰고 돌아오는 농부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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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빛으로 물들어가는 금당도 앞바다. 건너편이 고흥 거금도다.
 분홍빛으로 물들어가는 금당도 앞바다. 건너편이 고흥 거금도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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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고흥녹동에서 출발하는 여객선 : 06:00, 09:15, 13:00, 16:00(하계 16:30)

금당도에서 나오는 여객선 : 08:00, 11:20, 15:00, 17:50(하계 18:20)

여객선 운항 문의는 평화해운(061-844-4358)



태그:#금당도, #금당8경, #남도 갯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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