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9일 오후 춘추관에서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언어살인이며 국기문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중앙정보부에 의해 암살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박근혜 대통령도 선친인 박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9일 오후 춘추관에서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언어살인이며 국기문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중앙정보부에 의해 암살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박근혜 대통령도 선친인 박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발언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기사보강: 11일 오후 7시 22분]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의 '혀'는 결국 화를 불렀다. 지난 9일 이정현 수석이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을 향해 "언어살인" "박근혜 대통령의 위해를 선동하는 무서운 테러" 등 격정적으로 내뱉은 거친 말들은 '경질 요구'라는 부메랑이 돼 그에게 돌아왔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서둘러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탓에 "민주당은 박 대통령 암살 가능성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는 그의 외침이 무색해졌다. 민주당은 오히려 이정현 수석이 국론분열과 위기조장을 선동했다며 박 대통령에게 그의 경질을 요구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그에게 "내시" "나쁜 자식"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정현 수석은 효자손 아닌 독손"

이정현 수석은 지난해 2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내정될 때부터 막말과 불통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그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해체론을 주장해, 민주당으로부터 '막말 종결자'라는 별칭을 얻었다. 또한 대선일에는 "설령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당선 무효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처음으로 불복 선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이정현 수석은 2004년 17대 총선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2008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비주류로 몰려 정치적 위기를 겪었을 때도, 박 대통령의 곁을 지키며 그를 대변했다. 특히 그는 박 대통령의 '심기경호원'이라로 불릴 정도로,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에 격정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10~11일 연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이정현 수석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테러를 당한 것은 상대방이 아니다, 그런 엄청난 발언에 의해서 제가 얼마나 많은 비난·테러·겁박과 같은 언사를 들었겠느냐"면서 "언어살인·언어테러는 대통령이 아니라, 제가 이정현 수석과 새누리당에 의해서 당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10일) '국론분열과 갈등을 부추기고 도를 넘는 과격한 발언'이라고 말했다"며 "도를 넘는 과격한 발언은 이정현 홍보수석이고 새누리당 성명과 발언이다, 사퇴할 사람은 제가 아니고 과격하고 도를 넘은 주장을 한 이정현 홍보수석"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민주당 대변인·원내대변인도 거들었다. 배재정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여야의 정쟁을 부추겨 자신의 지지율을 공고히 하는 아주 전근대적인 방식을 쓰고 있다"며 "그런 대통령의 돌격대이자 측근 참모 역할을 하는 이, 바로 이정현 홍보수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참 나쁜 대통령의 수족이다, 이정현 수석은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에 비분강개하며 울먹이기까지 했다고 한다"며 "이런 몸짓으로 여당인 새누리당에 돌격명령을 내렸다, 항상 나가도 너무 나가신다"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불필요한 정쟁 없애는 방법으로 오버하는 이정현 홍보수석부터 내치시라"면서 "당장은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효자손' 같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독손'"이라고 비판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이정현 수석의 경질을 요구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양승조·장하나 의원 제명안 제출과 양승조 의원 규탄대회를 언급하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 상황의 배후에 이정현 수석이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대한민국의 모든 갈등을 관리하고 조정해야 할 청와대가 그것도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알려져 있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살벌한 언어들이 분명한 증거"라고 말했다.

"이정현 수석은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떨며 가까스로 합의한 정국에 또 찬물을 끼얹는 것인가? 첫째는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이고 개인적인 충성심이다. 언론 브리핑 도중에 감정이 북받쳐 보여준 울먹임이 그 증거다. 두 번째는 채동욱 검찰총장 찍어내기를 위한 뒷조사의 배후가 청와대이고, 안행부 국장 선에서 꼬리를 자르려다 전모가 점차 드러나자 당황한 나머지 이 사실을 덮고 국면을 전환하려는 불순한 의도인 것이 분명하다."(박수현 민주당 원내대변인)

온라인에서도 비판 쇄도... "조선왕조의 내시" "나쁜 자식"

또한 이정현 수석의 강경 발언은 박 대통령 심기경호에도 실패했다. 이날 장하나 의원은 이정현 수석의 발언에 아랑곳하지 않고, 재차 "18대 대선은 부정선거"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주장했다. 그는 또한 "대통령이 아무리 저를 엄단하라고 압박을 가하고 새누리당이 아무리 과잉충성으로 저를 박해하려 해도 정의로운 정치인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이정현 수석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아침에 뉴스 듣다 보니, 이정현 심기수석께서 '테러, 암살' 폭언을 하면서 감정이 격앙돼 울컥하셨다고 (한다), 옛날 북한 응원단이 남한에 왔을 때 비에 젖은 지도자 동지 플래카드를 거두며 눈물을 흘리던 장면이 연상되더군요, 남북조선 유일체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공화국의 홍보수석이 조선왕조의 내시처럼 구시면 곤란하다"고 일갈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도 9일 트위터에서 "청와대 이정현 수석은, 안행부 김 국장을 채(동욱) 총장 혼외자 개인정보 불법유출의 몸통으로 몰아가다 악의적인 조작 모함인 것이 들통 나자, '박근혜 부친 전철' 발언을 과장·왜곡해 피해가려한다"며 "천하의 나쁜 자식이다, 지 혼자 살려고 대통령 부녀 욕보이고 국론 분열한다"고 평가했다.


태그:#이정현 홍보수석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