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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53개월, 신장 104cm, 체중 16.1kg
▲ 일르기 선수 유하은 생후 53개월, 신장 104cm, 체중 16.1kg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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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 할아버지가 은우를 보잉기에 세게 앉혔어요."

하은이가 조르르 엄마에게 달려가더니 할아버지가 은우(콩콩이)를 보잉기에 세게 앉혔다고 일러바친다. 아침부터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그렇게나 동생에게 샘을 내더니 동생편이 돼 버렸다. 뿐만 아니다. 하루에 있었던 할아버지와 손녀와의 대화 내용을 일일이 보고한다. 말이 보고지 일러바치기다. 들어보니 제 엄마에게도 써먹는 수법이다.

"다 이를 거야, 할아버지한테..."

잘못하다간 부녀간에 속상한 일이 벌어 것 같다. 다섯 살 아이가 하는 말이지만 조금은 서운할 때가 있다. 우리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아이들 양육은 하얀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 순수하게 자라기를 바라지만 주변 환경이나 외적인 요인들이 녹록지 않다. 무슨 뜻인지 모르고 말을 한다.

'우리 집이야. 할아버지 집에 가.'

칭찬은 아이를 건강하게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칭찬으로 키우고 싶은 생각에 하루하루 칭찬일지를 쓴다.
▲ 칭찬일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칭찬으로 키우고 싶은 생각에 하루하루 칭찬일지를 쓴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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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 어머니는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우등상을 받아오면 그렇게 기뻐할 수가 없었다. 버선발로 반겨 주셨다. 그리고 음식을 장만해서 학교 선생님 모두를 대접하곤 했다. 나는 점점 사기가 올라가고 정말 내가 공부를 잘하나 보다 생각했다.

딸(하은이 모)도 그런 칭찬의 감정을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엄마가 칭찬해 주어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한다. 성적이 오르거나 상을 받으면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 왔다고. 어떻든 칭찬은 아이들을 건강하게 자라게 한다. 가급적 칭찬을 많이 해 준다. 오늘의 잘한 일과 잘못한 일을 써보기다. 주로 잘 한일만 쓰게 한다.

아이들 양육은 내리사랑

요즈음의 아이들 양육방법은 달라졌다. 우리 어렸을 적에는 부모님 앞에서는 아이를 안아줄 수도 없었다. 아무리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도 참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아이가 우선이다. TV 드라마에서 본 이야기다. 딸이 직장에서 돌아와 보니 아이가 열이 좀 있었다. .

친정 엄마가 아이를 돌보고 있으니, 고생많았다는 인사를 먼저 해야 순서다. 그런데 엄마에게 아기를 돌보지 않고 하루 종일 뭐 했느냐고 야단을 친다. 우리 부모가 그랬듯이 아이 돌보기는 내리사랑이다. 조건이 있어서는 안 된다.

옛날에는 사랑의 매가 필요하다고 여겼고 엄하게 다스리는 것이 아이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했다. 사자가 낭떠러지에 떨어뜨려 생존하는 새끼만 자라게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아닌 것 같다. 말투도 다르다. '이것 좀 해주면 안 될까?' 간접화법이다. 그리고 조금 엄하게 하면 제 엄마부터 언짢은 기색이다. 그러나 바른 아이로 자라게 하고 싶은 마음은 모두 한 가지다.

책 읽는 습관은 어려서부터

하은이는 동화책을 무척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유치원에 다녀온 하은이와 책읽기 게임을 시작했다. '가위바위보' 이긴 사람이 한 문단씩 읽기다. 준비하는 하은이의 손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이기고 지는 것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다보면 책 내용도 이해가 되고 재미도 있어서 하루에 5권 정도는 책을 읽는다.

아이들 교육은 인사부터라는 생각에 인사를 잘하도록 지도한다. '유치원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인사하고 씩씩하게 출발한다.
▲ 인사하는 하은이 아이들 교육은 인사부터라는 생각에 인사를 잘하도록 지도한다. '유치원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인사하고 씩씩하게 출발한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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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이 말투부터 달라졌다. 이르기도 할 줄 알고, 꽃 피는 봄이 엊그젠데 눈이다. 놀이터에는 아이들과 엄마들이 눈사람을 만들고 즐거워하고 있다. 왜, 세월이 이리 빨리 갈까. 한편으로는 흐뭇하고 또 한편으로는 아쉽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마운데 …….


태그:#유하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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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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