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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기관에서 올 연말 01X 한시적 번호 이동 종료에 따른 번호 변경을 안내하면서 비대상자까지 포함시켜 오해를 부추기고 있다.
한 통신사의 01X 번호 강제 변경 안내문. 마치 모든 01X 사용자가 번호 변경 대상자인 것처럼 혼동을 주고 있다.
 한 통신사의 01X 번호 강제 변경 안내문. 마치 모든 01X 사용자가 번호 변경 대상자인 것처럼 혼동을 주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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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X 사용 종료로 OO은행 휴대폰 번호 변경이 필요합니다."

011, 016, 017, 018, 019 등 이른바 '01X' 번호 사용자들이 요즘 '스팸 문자'에 시달리고 있다. 올 연말 '01X 한시적 번호 이동' 종료를 앞두고 모든 01X 사용자에게 불똥이 튄 것이다. 오는 12월 말까지 010으로 강제로 바뀌는 3G-LTE 01X 사용자는 115만 명 정도지만, 강제 변경 대상이 아닌 2G 01X 가입자는 그 두 배인 236만 명에 이른다.

2G폰 쓰는 01X 사용자에게도 '번호 강제 변경' 통보

01X 사용자 모임인 '010통합반대운동본부' 카페엔 최근 시중은행 등에서 01X 번호 변경 통보를 받은 회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자신들은 번호 변경 대상자가 아닌데도 각종 금융기관에서 010 번호로 변경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금융기관에서 '01X 번호 강제 변경'에 따른 고객 정보 변경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대상자들뿐 아니라 01X 번호를 가진 모든 사용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게 화근이었다. 특히 일부 금융기관에선 이번 번호 변경이 마치 모든 01X 번호에 적용되는 것처럼 안내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번 번호 강제 변경 대상은 최근 3년간 2G(CDMA)에서 3G(WCDMA)나 LTE로 넘어오면서 기존에 쓰던 01X 번호를 계속 유지했던 사람들이다. 정부는 지난 2002년부터 '010 번호 통합 정책'에 따라 01X 번호로는 3G로 이동할 수 없게 막아왔다. 다만 KT 2G 서비스 종료를 앞둔 지난 2010년 9월 한시적으로 3G(LTE) 번호 이동을 허용하는 대신 2013년 말까지 010 번호로 바꾸는 조건을 내걸었다.

지난 3년간 01X 번호를 유지하면서 3G나 LTE폰으로 갈아탄 사용자들 가운데 기존 번호를 유지하고 있는 이들은 11월 말 현재 115만 명 정도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2일부터 순차적으로 남아있는 01X 번호를 모두 010으로 강제 변경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 800만 명에 이르는 2G 가입자들 가운데 01X 사용자는 SK텔레콤 183만 명, LG유플러스 53만 명 등 236만 명(10월 말 기준)에 이른다. 이들은 해당 통신사가 2G 서비스를 종료할 때까지 01X 번호를 계속 쓸 수 있다.

01X 씨 말리기? "번호 변경 대상자 구분 못해"

미래부와 통신사 몫인 '01X 번호 변경 홍보'에 난데없이 금융기관이 끼어든 건 SMS(단문문자메시지) 본인인증 서비스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9일 01X 번호 변경에 따라 본인인증 SMS를 이용한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각 금융회사 고객들에게 전화 번호 변경을 안내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금융기관은 지난 9월 26일부터 '보이스 피싱' 같은 금융사기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전자금융을 통해 자금 이체시 휴대폰 본인 인증을 받도록 보안을 강화했다.

문제는 금융기관들이 01X 번호 변경 대상자를 구분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 금융회사에선 모든 01X 사용자들에게 일괄적으로 변호 변경 안내 통보를 하고 있다. 특히 일부 금융기관들은 "필요하다"라는 식으로 마치 모든 01X 사용자가 번호 변경 대상자인 것처럼 안내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01X 사용자들 사이에선 '정부가 이번 기회에 01X 번호 씨를 말리려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강제 변경 대상자가 아닌 01X 사용자들까지 내년부터 01X 번호를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감독원 IT감독국 관계자는 "이번 번호 변경 안내는 010 전환 대상 고객에게만 보내도록 했지만 통신사에서 대상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구분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또 문자 내용이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짧은 SMS 문자 안에 상세한 내용을 담기 어려워 발생하는 문제"라고 해명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번호 전환 대상자를 구분할 수 없어 구형 단말기를 쓰는 사용자까지 문자를 발송한 건 맞다"면서도 "장문 메시지(LMS)를 통해 3G, LTE폰 사용자들만 번호 자동 변경 예정이라는 사실을 명기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홍보팀 관계자는 "번호 변경 대상 여부는 개인정보여서 금융기관에서 요청이 오더라도 제공할 수 없다"면서도 "미래부와 상의해 2G 01X 사용자들에게 혼란을 끼치지 않을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성규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자원정책과장은 "(일부 기관에서) 번호 자동 변경 대상자를 알려달라는 요청도 있었지만 개인정보보호 대상이어서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다.

김 과장은 "모든 보도자료와 안내문을 통해 기존 2G 01X 가입자는 번호 변경 대상이 아니라고 홍보하고 있다"면서 "이런 혼란을 줄이려고 홈페이지 팝업창이나 게시판을 통해서만 안내해 달라고 한 건데 모든 01X 사용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서 문제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01X 한시적번호이동, #010번호통합, #01X강제변경, #미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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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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