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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작~‘ 깨무는 순간 찔룩게의 고소한 풍미에 빠져든다.
 ‘아작~‘ 깨무는 순간 찔룩게의 고소한 풍미에 빠져든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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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한 식감이 유별나다. 찔룩게 한 마리를 소스에 찍어 깨물자 이내 입안은 천국이 된다. 순천만 갈대의 일렁임도, 순천만 갯벌의 향기도 느껴진다. 이제껏 먹어왔던 그런 류의 튀김이 아니었다. 튀김의 종류는 많고도 많지만 맛으로 치자면 아마도 찔룩게 튀김이 최고가 아닐까, 한다.

순천만 갯벌에 서식하는 찔룩게(칠게)는 짱뚱어와 함께 순천만의 별미로 많은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게장과 볶음 등 다양한 요리로 즐겨먹는 찔룩게는 일반 게와 달리 껍질 채 먹을 수 있어서 칼슘과 키토산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다.

풍부한 칼슘과 키토산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찔룩게 튀김이다.
 풍부한 칼슘과 키토산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찔룩게 튀김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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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갯벌에 서식하는 찔룩게(칠게)다.
 순천만 갯벌에 서식하는 찔룩게(칠게)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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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작~'

내가 찔룩게의 고소한 풍미에 빠진 건 지난 추석 무렵이었다. 순천 아랫장에 장보러 갔다가 어느 전집에서 찔룩게 튀김을 처음 맛봤다. 손님들이 막걸리에 찔룩게 튀김을 먹고 있었는데,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당시의 느낌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시장을 한 바퀴 돌고 왔더니 전집에 수북하게 쌓여있던 찔룩게 튀김은 어느새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남은 거라도 달라고 했더니 찔룩게 한 접시에 5천원인데 2천원만 달라고 했다. 그때 먹었던 찔룩게 튀김의 그 맛은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아있었다.

순천의 명물 찔룩게를 맛볼 수 있는 멋지고 착한 ‘61호 명태전‘ 전집이다.
 순천의 명물 찔룩게를 맛볼 수 있는 멋지고 착한 ‘61호 명태전‘ 전집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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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25일) 순천을 갔었는데, 언뜻 당시의 찔룩게가 떠올랐다. 순천 아랫장으로 향했다. 찾아간 곳은 2천원에 호박전 한 접시를 내주는 멋지고 착한 '61호 명태전' 전집이다. 예나 지금이나 인심은 여전했다.

상차림이 근사하다. 검정깨를 넣어 만든 묵과 두부, 생미역에 홍합국이 기본이다. 기본 안주만 있어도 막걸리 한두 병쯤은 거뜬하겠다. 찔룩게 튀김 한 접시에 5천원, 막걸리 한 병은 2500원이다. 착하고 맛있는 재래시장의 정겨운 맛집이다.

"제가 하기 전에는 아무데도 없었어요. 찔룩게를 튀겨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했었는데 엄청 반응이 좋더군요. 이제는 이사람 저사람 다해요."

주인아주머니가 호박전을 만들고 있다.
 주인아주머니가 호박전을 만들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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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2천원에 호박전 한 접시를 내준다.
 단돈 2천원에 호박전 한 접시를 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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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깨를 넣어 만든 묵과 두부, 생미역에 홍합국이 기본이다.
 검정깨를 넣어 만든 묵과 두부, 생미역에 홍합국이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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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룩게 튀김은 오랜 식당 운영에서 얻어낸 경험의 산물이다. 도시락 반찬을 주로 많이 만들었던 이윤순(57)주인아주머니의 멋진 작품이다. 찔룩게는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 튀겨냈다. 순천에서 최초로 찔룩게 튀김을 선보인 곳이 이곳(61호 명태전)이다.

이제 순천 아랫장 찔룩게 튀김은 순천의 명물이 되었다. 간장에 식초를 가미한 특제소스와 함께하면 그 맛에 다들 소스라친다. 고소하고 바삭한 순천만 찔룩게 튀김에 막걸리 한잔이 그립거든 순천 아랫장으로 가라.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찔룩게 튀김, #순천 아랫장, #호박전, #막걸리,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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