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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이우현 새누리당 의원이 전날 박근혜 대통령 시정연설 직후 벌어졌던 청와대 대통령 경호실 파견부대원의 강기정 민주당 의원 폭행 사건에 대해 "강 의원이 어깨 잡고 구타를 했다"며 가해자로 몰아가자, 민주당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이우현 새누리당 의원이 전날 박근혜 대통령 시정연설 직후 벌어졌던 청와대 대통령 경호실 파견부대원의 강기정 민주당 의원 폭행 사건에 대해 "강 의원이 어깨 잡고 구타를 했다"며 가해자로 몰아가자, 민주당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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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의원이 가만히 있는데 순경이 (뒷덜미를 잡고) 그랬어요? 의원으로서 국민에게 있어서는 안 될 일을 보여준 거예요."

이우현 새누리당 의원이 말을 마치자, "거짓말 하지 마"라고 소리치던 민주당 의원들은 그 상태로 뒤를 돌아 본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19일 오후 2시 개의했던 본회의는 1시간 만에 정회될 수밖에 없었다.

하루 전인 18일 박근혜 대통령 시정연설 직후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본청 앞에 '차벽'처럼 서 있던 경호실 버스차량을 발로 차며 철수를 요구했고, 대통령 경호실 파견부대원은 강 의원의 뒷덜미를 잡는 등의 폭행을 행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19일 대정부 질문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이 의원은 "강 의원이 2~3차례 경호실 차량을 발로 차자, 순경이 이에 대해 항의했더니 오히려 강 의원이 어깨를 잡고 멱살을 잡고 구타를 했다"고 주장했다. 순간 본회의장은 차게 식었다. 웅성거리기 시작하던 민주당 의원들은 이 의원이 "(해당) 순경은 열 바늘을 꿰맸고 시야가 흔들리고 목과 허리를 다쳤다"며 "의원이라고 경호처에서 나온 직원을 폭행하고 그러면 되냐"고 얘기하자 일제히 폭발했다.

"그만해", "내려와"라는 외침이 쏟아졌다. 폭행 당시 상황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민주당 의원들은 "거짓말 하지 마"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이 의원은 "(사건 상황은) 언론에 다 나왔고, 경호실 직원한테 얘기를 들었다"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항의하던 의원들은 "이런 법이 어디 있냐"며 본회의장 문 밖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한 의원은 "새누리당이 일부러 파행을 조장하는 거 같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의원 폭행' 옹호한 새누리에 폭발한 민주, 본회의장 박차고 나가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이우현 새누리당 의원이 전날 박근혜 대통령 시정연설 직후 벌어졌던 청와대 대통령 경호실 파견부대원의 강기정 민주당 의원 폭행 사건에 대해 강 의원을 가해자로 몰아가자,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강력 항의했다. 전 원내대표 옆에 있던 서영교 의원이 전날 강 의원이 당한 폭행을 최 원내대표 앞에서 재연하고 있다.
▲ 서영교 "강 의원이 폭행 당했다구요, 이렇게"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이우현 새누리당 의원이 전날 박근혜 대통령 시정연설 직후 벌어졌던 청와대 대통령 경호실 파견부대원의 강기정 민주당 의원 폭행 사건에 대해 강 의원을 가해자로 몰아가자,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강력 항의했다. 전 원내대표 옆에 있던 서영교 의원이 전날 강 의원이 당한 폭행을 최 원내대표 앞에서 재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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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은 이 의원의 의사진행발언이 청와대 경호실의 입장과 매우 유사한 것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청와대 지시로 의사진행발언을 한 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본회의 정회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경호실에서, 김현 의원에게 보낸 서면 답변서에 따르면 '순경이 강 의원의 어깨를 잡았고, 강 의원이 뒤통수로 순경을 가격해 순경은 10바늘을 꿰맸고 치아 3개가 흔들리며 목과 허리를 통증한다'고 적혀있다"며 "이 의원이 이를 고스란히 읽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의원 발언 중 '정차된 차를 2~3회 발길로 찼다'는 것도 서면 답변서에 그대로 있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폭행 현장에 있지 않던 이우현 의원이 청와대로부터 받은 자료를 그대로 읽으며 억지 주장을 폈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다.

진정희 의원은 "분노가 치솟아서 본회의장에 앉아 있을 수 없었다"며 "목격자가 그렇게 많은데 적반하장식으로 가해자와 피해자 뒤바꾼 새누리당과 이를 묵과한 새누리당 지도부에 분노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진 의원은 "이 의원이 읽은 것은 청와대 경호실의 반박 자료와 동일한 내용"이라며 "청와대 지시를 받아서 (의사진행발언이) 이뤄졌다는 데 대해 또 한 번 분노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더군다나 이 의원이 "순경이 어깨를 잡자 강 의원이 욕설을 했다"며 거짓 주장을 한 것도 논란에 불을 붙였다. 김현 의원은 "오늘 경호실 관계자로부터 대면 보고를 받았는데 '강기정 의원이 욕설을 한 건 아니'라고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윤상현 "사실관계 다툼 있는 의사진행발언 유감"... 새누리당 '백기'

19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퇴장하면서 정회되자 새누리당 최경환,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만나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우현 새누리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에서 강기정 민주당 의원 폭행사건에 대해 "강 의원이 구타했다"고  주장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언쟁을 벌이다 전원 퇴장했다.
▲ 대책 논의하는 여야 원내대표 19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퇴장하면서 정회되자 새누리당 최경환,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만나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우현 새누리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에서 강기정 민주당 의원 폭행사건에 대해 "강 의원이 구타했다"고 주장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언쟁을 벌이다 전원 퇴장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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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민주당은 본회의장을 빠져 나가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결국, 민주당은 전병헌 원내대표가 강창희 국회의장을 찾아가 항의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전 원내대표는 "이 의원의 발언은 의장의 권위에 도전한 것"이라며 "국회를 파행시키기 위해 도발을 한 새누리당에 대해 조치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본회의 시작 후 강 의장이 "현역 의원이 물리적 제재를 받았다는 건 잘못된 일이다, 유감을 표한다, 청와대는 사태 경위 정확히 파악하여 적절한 조치 취해주길 바란다"고 말한 것을 새누리당 의원이 정면으로 뒤집은 것에 대해 적절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새누리당이 백기를 들었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 속개 후 의사진행발언에서 "대통령 시정 연설 후 경내에 물리적 제지가 있었던 사실은 유감스럽다"며 "사실관계에 다툼이 있는 의사진행발언으로 본회의가 정지돼 유감스럽다, 동료의원에게 보다 세심한 배려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태그:#강기정, #폭행, #이우현, #본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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