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14일 국회 운영위에서 열린 청와대 비서실 국정감사에서 수석비서관들과 함께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14일 국회 운영위에서 열린 청와대 비서실 국정감사에서 수석비서관들과 함께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당일 운영위원회 참석으로 부재 중인 상황이므로 긴급을 요하는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고…."

홍경식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국정감사 불출석 사유서 내용이다. 홍경식 민정수석은 14일 대통령 비서실 등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앞서 출석하지 못하겠다고 통보했다. 민주당은 삼성 떡값 의혹, 채동욱 전 검찰총장·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 찍어내기 의혹의 한가운데에 있는 홍 수석의 불출석을 강하게 성토했다.

반면,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은 1988년 국감 부활 이후 민정수석이 국감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관례를 들어 "홍 수석의 불출석을 너그럽게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또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민주당의 홍경식 민정수석 출석 요구를 정치 공세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의 자기부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민주당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문재인(2003년)·전해철(2006년) 당시 민정수석이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요구에 따라 국정감사에 출석한 바 있다.

특히 문재인 의원은 3차례 국정감사장에 나왔고, 이 중 두 번은 일반 증인 자격이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문 의원에게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그로부터 10년 뒤 새누리당 의원들은 각종 의혹에 휩싸인 홍경식 민정수석의 불출석을 옹호하고 나섰다.

2003년 문재인 '민정수석', 국정감사장에 3차례 불려 다녀

지난 2003년 10월 6일 오후 국회 법사위 대검찰청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지난 2003년 10월 6일 오후 국회 법사위 대검찰청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이종호

관련사진보기

2003년 참여정부 출범 이후 첫 국정감사는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비자금 사건과 이에 따른 노 대통령의 재신임이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최 전 비서관은 SK 등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한나라당은 당시 민정수석인 문재인 의원이 이를 무마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의 타깃은 문 의원이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그해 10월 6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장에 문 의원을 증인으로 출석시켰다. 한나라당은 양길승 전 대통령 제1부속실장의 향응 접대 장면을 찍은 몰래카메라 내용이 방송뉴스에 방영된 사건을 둘러싸고, 문 의원에게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당시 법사위원장은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이튿날인 7일 문 의원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국감에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나라당이 조흥은행 매각과 관련해 청와대가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문 의원의 증인 신청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문 의원은 같은 달 1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 비서실 국정감사에도 참석했다. 민정수석의 국정감사 출석은 전례가 없던 일로, 문 의원은 현안인 최도술 전 비서관 사건과 노 대통령의 재신임을 설명하기 위해 국감에 참석한 것이다. 문 의원은 의원들의 질문에 차분히 답변했다. 문 의원은 의혹을 제기하는 의원들에게 "출국금지에 대해서 (설명) 안 해도 되겠습니까"라며 의혹을 적극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해철 의원도 2006년 11월 대통령 비서실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당시 오전에 시작된 국정감사는 한나라당이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사퇴 종용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한 전 의원 등의 출석을 요구하며 파행을 겪었다. 결국 전 의원이 오후 국정감사에 참석해 당시 의혹을 적극 해명했다.

전 의원은 그로부터 7년 뒤인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반대의 입장에 섰다. 그는 홍경식 민정수석이 국정감사에 출석해 각종 의혹에 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3일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많은 문제가 터져 나왔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에 대한) 외압 문제나 검찰총장 선임과정 문제 등을 후보자 당사자한테 물어볼 수 없었다. 또한 (삼성 떡값 의혹 등) 민정수석에 대한 의혹도 있기 때문에 홍경식 수석이 출석해야 한다. 기싸움이 아니라 출석 사유가 있을 때는 출석해야 한다. 이미 두 번이나 출석한 사례가 있지 않았나."


태그:#민정수석 국정감사 출석
댓글1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