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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부산시당 소속 임영순 사하구의원과 조미라 중구의원이 11일  서면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청구 규탄 2차 부산시당 당원대회에서 정부의 정당해산 청구에 항의해 삭발했다.
 통합진보당 부산시당 소속 임영순 사하구의원과 조미라 중구의원이 11일 서면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청구 규탄 2차 부산시당 당원대회에서 정부의 정당해산 청구에 항의해 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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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순(39)사하구의원과 조미라 (44)중구의원 등 통합진보당 소속 여성 구의원들의 삭발식이 열린 11일 저녁 8시. 경찰은 삭발식을 예정한 부산 서면 일대에 일찌감치 경찰 버스와 경찰을 배치하고 폴리스라인이 쳤다. 진압 경찰뿐 아니라 사복 형사들까지 곳곳에서 통합진보당 당원들의 움직임을 주의깊게 살폈다.

통합진보당 당원들은 "이것은 합법적 정당행사다"며 "대열에서 나오라"고 경찰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당원들의 항의가 이어졌지만 사복 경찰은 주위에 서서 행사를 지켜봤다. 시민들도 대거 배치된 경찰 병력과 200여 명이 모인 통합진보당 당원대회를 번갈아 바라보며 관심을 보였다. 

고창권 통합진보당 부산시당위원장이 당원들 앞에 섰다. 고 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의 사상 유례 없는 진보당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면서 "과거 독재정권이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활용했던 수단이 진보당 죽이기라는 목표 아래 총동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통합진보당 사수는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유신 회귀를 막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11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청구 규탄 2차 부산시당 당원대회에서는 부산지역 기초의원들의 삭발식이 함께 열렸다.
 11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청구 규탄 2차 부산시당 당원대회에서는 부산지역 기초의원들의 삭발식이 함께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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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삭발을 앞둔 두 여성 구의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조 의원은 "두 의원이 삭발하는 것은 당원들과도 마음이 통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기위해 멈출 수 없는 자주, 평등, 평화의 길에 당원들과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임 의원도 "당원들이 의원을 만들어주셨다"며 "진보당 당원을 대표해 활동했고 당을 지키는 길에도 가장 앞장서서 활동하는 통합진보당 의원이 되겠다"고 거들었다.

'민주주의를 지켜주십시오'와 '진보당을 지켜주십시오'라 쓰인 손팻말을 나란히 든 여성 의원들 뒤로는 이미 서울에서 삭발을 마친 지주학(해운대구), 노정현(연제구), 권혁(영도구), 여승철(남구) 의원이 자리를 채워 앉았다.

이발기가 돌아가고 머리칼이 떨어져 내리자 임 의원의 뺨을 따라 눈물이 흘렀다. 조 의원은 두 눈을 꼭 감고 고개로 떨궜다. 통합진보당 당원들은 "민주주의 짓밟는 정당 해산 책동 중단하라", "진보당을 지켜내고 민주주의 수호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의원들을 응원했다. 길을 오가던 시민들은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삭발장면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11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부산시당의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청구 규탄 2차 부산시당 당원대회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11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부산시당의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청구 규탄 2차 부산시당 당원대회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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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분이 지나자 삭발이 끝이 났다. 자리에서 일어선 조 의원이 정부가 문제삼고 있는 통합진보당의 강령을 읽어 내려갔다. 조 의원은 "통합진보당의 역사는 이 당의 피와 땀으로 얼룩진 민주주의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다"며 "농어민과 서민의 피와 땀인 통합진보당이 없어지면 그분들도 같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으로부터 마이크를 건네받은 임 의원은 울먹였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차별받는 사람을 대변하고 그들이 믿고, 힘이 되는 정치인이 되고 싶었다"면서 "변함없는 진보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통합진보당을 종북 마녀사냥 때문에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임 의원은 "국민이 뽑아준 의원이 시퍼렇게 활동하는데 누가 감히 국민의 권위에 도전하고 국민에 힘에 도전하는가"라고 물으며 "이는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을 은폐하기 위한 정치공작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통합진보당은 기초의원들의 삭발과 함께 전면적인 투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통합진보당 부산시당은 12일에는 시당 투쟁본부회의와 전당원 거리선전전에 나서고, 13일에는 민주수호와 당 사수를 위한 108배 기원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11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청구 규탄 2차 부산시당 당원대회에서는 부산지역 기초의원들의 삭발식이 함께 열렸다.
 11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청구 규탄 2차 부산시당 당원대회에서는 부산지역 기초의원들의 삭발식이 함께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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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통합진보당, #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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