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이제는 문을 열고 고통을 치유해야 한다."

경남 진주지역 야당·시민단체로 구성된 '의료공공성 확보와 진주의료원 폐업철회를 위한 진주시민대책위'는 28일 오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 이행, 매각 중단, 진주의료원 즉각 재개원'을 촉구했다.

국회가 지난 9월 30일 '1개월 이내 진주의료원 재개원 방안 마련 보고' 등의 내용을 담은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경남도는 국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진주의료원 청산 절차를 완료한 데 이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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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건물 외벽에 있던 대형 간판을 철거하는 등 흔적 지우기를 했다. 사진은 입구에 출입금지 안내문을 세워 놓은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지금까지 홍준표 지사와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은 국가사무가 아니라 지방사무로, 국정조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해놓았다. 경남도는 헌법재판소 결과에 따라 국회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 이행 여부를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속에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오는 30일 경남도에 대한 국정감사를 할 예정이다. 경남도에 대한 국정감사를 앞두고,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진주시민대책위 "생명의 공간으로 거듭나야"

진주시민대책위는 "국민의 뜻에 따라 국회와 정부가 공공병원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요구했음에도 지금까지 홍준표 경남도정은 재개원 방안을 마련하려는 그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진주의료원을 자신의 재산인 양 매각을 강행하고 있음에 우리는 분노의 마음 금할 길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진주의료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전원해 치료받던 할머니는 '병원을 옮긴 후 시설이랑 교통이 너무 불편하다, 재개원 되면 꼭 진주의료원으로 가겠다'는 자신의 소망을 끝내 이루지 못하고 운명하고 말았다"며 "지체 2급 하반신 마비와 당뇨를 앓는 환자는 강제퇴원 후 재활치료를 제대로 못 받아 척수공동증이 추가로 발병했다"고 덧붙였다

진주시민대책위는 "진주의료원 폐업 이후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장애인들의 병원 문턱 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며 "재활치료, 산부인과, 치과 등 장애인 치료 시스템이 무너짐으로 서부경남지역 장애인들이 제때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진주시민대책위는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폐업 이후 경남 서부지역의 공공의료 시행대책을 보완·강화하여 보고하고, 1개월 이내에 진주의료원의 조속한 재개원 방안을 마련하여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이들은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부지와 건물 등에 대하여 즉각적인 매각중단 조치를 취하고 구체적인 정상화 방안 등을 마련할 것"이라며 "진주의료원, 이제는 문을 활짝 열고 고통을 치유하는 생명의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주시민대책위는 "지금 당장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대로 진주의료원을 재개원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과 "진주의료원 매각절차를 중단하고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개혁연대 '진주의료원 재개원 조례' 발의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한 조례안이 발의됐다. 경남도의회 야권 교섭단체인 민주개혁연대(공동대표 김경숙·석영철)는 지난 23일 '경상남도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접수했다.

민주개혁연대는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를 반영해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조례에 담고자 한다"며 "진주의료원 경영을 개선하고 공공성, 독립성, 주민참여 등을 실현하기 위한 내용을 조례에 반영해 실질적인 지역공공의료기관으로 제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민주개혁연대는 "경남도와 기초단체 사이, 국립대병원-지방의료원-보건소로 이어지는 공공보건의료기관 간 연계를 통해 운영의 현실화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경남도의회 정례회가 오는 11월 5일 열리는데, 민주개혁연대에서 낸 조례안은 이번 정례회 때 상임위원회에서 다룬다. 민주개혁연대는 오는 11월 1일 오후 2시 도의회 세미나실에서 토론회를 연다. 경남도의회는 6월 11일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을 날치기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