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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경남 남해 가천 다랑이 마을에서 할머니들을 만났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금산 부소암 바위에 새겨진 할머니가 가천 다랑이 마을에 내려와 있더군요.
▲ 할머니 경남 남해 가천 다랑이 마을에서 할머니들을 만났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금산 부소암 바위에 새겨진 할머니가 가천 다랑이 마을에 내려와 있더군요.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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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다랑이 논을 봅니다. 곡선이 참 아름답습니다. 논과 맞닿은 남해바다도 시원해 보입니다. 헌데, 마음이 조금 불편합니다. 층층이 쌓인 논을 오르내리며 물 대고 거름낸 뒤 나락 거두던 손을 생각하니 속이 편치 않습니다. 보물섬 남해는 벼랑 끝에 논을 일굴 만큼 강인한 사람들이 살았던 곳입니다.

모든 것이 귀하던 시절, 이곳 사람들은 필요하면 육지에서 거름을 얻어 오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지개에 통 얹고 가까운 바다 건너 산동네 누비며 모은 거름을 다랑이 논에 정성껏 퍼날랐습니다. 그 억척스러운 땀방울이 스민 논을 바라보니 숨이 턱까지 차오릅니다.

사람 살기 팍팍했던 섬이 지금은 볼거리 많고 먹을거리 넘치는 보물섬이 됐습니다. 지난 5일 오전 6시, 남해 금산에 도착했습니다. 버스가 졸던 제 몸을 토해냅니다. 눈을 떠보니 정상이 코앞입니다. 조금만 발품을 팔면 해돋이를 볼 만한 곳에 닿겠네요. 힘든 산행을 하지 않아 고맙긴 하지만, 아쉬운 마음도 있습니다.

금산 아래에서 천천히 걸으며 곳곳에 박힌 기암괴석을 손과 눈으로 즐길 기회는 다음으로 미뤘습니다. 멋진 해돋이를 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저는 군소리 없이 버스에 몸을 실었죠. 그렇게 한가득 기대를 안고 정상에 닿았는데 수평선에서 고개 내밀며 솟아오르는 붉은 해는 보지 못했습니다.

남해 금산 일출 얄미운 구름이 보고픈 해를 가렸습니다. 하지만 어둠이 먼 바다로 달아나며 보여준 남해바다와 섬들은 제 눈을 시원하게 만들기 충분했습니다.
▲ 남해 금산 일출 얄미운 구름이 보고픈 해를 가렸습니다. 하지만 어둠이 먼 바다로 달아나며 보여준 남해바다와 섬들은 제 눈을 시원하게 만들기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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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수평선에서 고개 내밀며 솟아오르는 붉은 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기다림 수평선에서 고개 내밀며 솟아오르는 붉은 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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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암 가는 길 부소암은 금산이 꽁꽁 숨겨둔 아담한 절집입니다.
▲ 부소암 가는 길 부소암은 금산이 꽁꽁 숨겨둔 아담한 절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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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부소암은 가파르지 않은 산길을 조금 내려간 뒤 바람길 가로질러 놓여 있는 철제 다리 건너 눈에 확 들어오는 큰 바위를 돌아가면 나옵니다. 즉, 이 커다란 바위뒤에 암자가 있습니다.
▲ 바위 부소암은 가파르지 않은 산길을 조금 내려간 뒤 바람길 가로질러 놓여 있는 철제 다리 건너 눈에 확 들어오는 큰 바위를 돌아가면 나옵니다. 즉, 이 커다란 바위뒤에 암자가 있습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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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암, 금산이 꽁꽁 숨겨둔 아담한 절집

얄미운 구름이 보고픈 해를 가렸습니다. 하지만 어둠이 먼 바다로 달아나며 보여준 남해바다와 섬들은 제 눈을 시원하게 만들기 충분했습니다. 사람들이 왜 남해에 오면 꼭 금산에 오르는지 알겠더군요. 아름다운 풍경을 실컷 구경한 뒤, 구름에 숨은 해를 산꼭대기에 놓아두고 부소암으로 향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리암은 잘 압니다. 온 나라에 소문난 손꼽히는 기도처니까요. 그야말로 남해를 대표하는 암자죠. 하지만 부소암은 조금 생소하더군요. 금산이 꽁꽁 숨겨둔 아담한 절집이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부소암 찾아가는 길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금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이정표를 잘 정비해놨기 때문이거든요.

부소암은 정상에서 가파르지 않은 산길을 조금 내려간 뒤, 바람길 가로질러 놓여 있는 철제 다리를 건너 눈에 확 들어오는 큰 바위를 돌아가니 나왔습니다. 그곳에 잘 자란 나무 한 그루와 평상이 있었습니다. 평상에 누워 남해 바다 바라보니 경치가 참 좋더군요.

할머니와 호랑이 커다란 바위에는 재밌는 그림이 있습니다. 누군가 바위에 새겨 넣은 그림인데 호랑이 등에 올라앉은 할머니 한분 얼굴이 낯익습니다.
▲ 할머니와 호랑이 커다란 바위에는 재밌는 그림이 있습니다. 누군가 바위에 새겨 넣은 그림인데 호랑이 등에 올라앉은 할머니 한분 얼굴이 낯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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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암 부소암에 있는 평상에 누워 남해 바다 바라보니 경치가 참 좋습니다. 산 아래에 작은 마을과 점점이 떠 있는 섬들 그리고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 부소암 부소암에 있는 평상에 누워 남해 바다 바라보니 경치가 참 좋습니다. 산 아래에 작은 마을과 점점이 떠 있는 섬들 그리고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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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높은 산이라도 좋습니다. 어디든 땅을 만들어 먹을거리를 심습니다. 그 억척스러움이 보물섬 남해를 만들었습니다.
▲ 삶 높은 산이라도 좋습니다. 어디든 땅을 만들어 먹을거리를 심습니다. 그 억척스러움이 보물섬 남해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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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 다랑이 논 곡선이 참 아름답습니다. 남해바다도 시원해 보입니다. 층층이 쌓인 논을 오르내리며 물대고 거름낸 후 나락 거두던 손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 가천 다랑이 논 곡선이 참 아름답습니다. 남해바다도 시원해 보입니다. 층층이 쌓인 논을 오르내리며 물대고 거름낸 후 나락 거두던 손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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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랑이 마을에서 만난 할머니... 깜짝 놀랐어요

산 아래에 작은 마을과 점점이 떠 있는 섬들 그리고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절 뒤쪽으로는 커다란 바위가 있어 북쪽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을 요령껏 막아주더군요. 기특한 바위에는 재미있는 그림도 있었습니다. 오래전 누군가 바위에 새겨 넣은 그림인데, 호랑이 등에 올라앉은 할머니 한 분이 인자한 모습으로 계시더군요.

특이한 바위그림을 한참 쳐다본 뒤, 바람을 맞으며 금산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가천 다랑이 마을에 들렀죠. 그곳에서 할머니들을 만났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금산 부소암 바위에 새겨진 할머니가 가천 다랑이 마을에 내려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때 알았죠. 억척스럽게 다랑이 논 일군 할머니들인데 그깟 호랑이가 무섭겠어요?

그 할머니들 기세를 살피니, 게으른 호랑이 한 마리 잡아서 층층이 쌓인 다랑이 논 쟁기라도 갈게 만들겠더군요. 그날 저는 남해 금산 부소암 뒤편 커다란 바위에서 호랑이 등에 올라앉은 할머니를 만났고, 가천 다랑이 마을에서 호랑이 꼬리 잡고 놀 것 같은 억척스런 할머니들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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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들 커가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애들 자라는 모습 사진에 담아 기사를 씁니다. 훗날 아이들에게 딴소리 듣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세 아들,아빠와 함께 보냈던 즐거운(?) 시간을 기억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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