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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지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개막으로 야구에 대한 열기는 뜨겁다. 날씨에 영향을 받는 스포츠는 참 많다. 특히 돔구장이 없는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날씨영향이 절대적이다. 경기취소의 결정적인 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컨디션, 경기를 풀어나가는 전략, 그리고 관객까지 움직인다.

특히 홈런을 잘 터트리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역량 못지않게 날씨가 잘 따라줘야 한다. 프로야구 역사 22년 동안 역대 최고의 9명의 홈런왕을 배출한 곳은 대구구장인데, 분지형태의 지형적 특성 때문에 기온이 높다. 일단, 기온이 높으면 홈런이 터질 확률이 높다.

기온이 10℃ 상승할 때마다 홈런 확률은 무려 7%나 올라간다. 기온이 높으면 공기의 밀도, 쉽게 말해 공이 날아가는데 방해가 되는 공기의 저항이 낮아져서 비거리는 더 늘어난다.

습도가 높으면 야구공의 회전률이 높아져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들에게 유리하다. 서울 잠실야구장
 습도가 높으면 야구공의 회전률이 높아져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들에게 유리하다. 서울 잠실야구장
ⓒ 정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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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잦은 장마철보다는 가을철에 홈런이 잘 터진다. 가을철에는 여름철보다는 기온이 낮을지는 몰라도 대기가 건조해서 습도가 낮기 때문에 홈런 확률이 높다. 습도가 높으면 야구배트와 야구공의 탄력이 작아지고 공의 회전이 심해진다. 또한 기온이 높은 여름철과는 반대로 공기의 저항은 커진다. 그만큼 공이 날아가는데 방해를 받는 공기의 힘이 커진다는 말인데, 습도가 높은 날에는 보통 날보다 야구공의 비행거리가 10%정도까지 감소한다.

하지만 습도가 높은 날씨가 모든 선수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습도가 높은 날씨가 공을 치는 타자입장에서는 불리한 날씨가 될지 몰라도, 공을 잡는 투수입장에서는 굉장히 유리하다. 야구공은 가죽과 실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습도가 높으면 야구공이 더 말랑말랑해지고 투수는 공을 더 잘 잡을 수 있어 마음먹은 대로 공을 던질 수 있다. 일명, 제구가 잘 된다는 말이다. 또한 습도가 높으면 야구공의 회전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바람은 어떨까? 초속 5m 이상의 바람이 타석에서 외야 쪽으로 불 때는 플라이 타구가 홈런이 되기도 한다. 한마디로 말해, 공이 바람의 힘을 받고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는 말이다. 반대로 바람이 역방향으로 불었을 때는 어떨까? 물론, 약한 바람은 별다른 영향이 없겠지만 강력한 역풍을 만났을 때는 날씨 때문에 타자의 힘이 100%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게 된다.

가을이 무르익으면서 아침저녁의 공기가 제법 쌀쌀해지고 있는데, 낮은 기온은 선수들에게 어떻게 작용할까? 어느 정도 선선한 날씨는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추운 날씨는 선수들의 플레이에 나쁜 영향을 준다. 추운 날씨에서는 선수들이 정지 자세로 잠시만 있어도 몸이 굳어 버린다. 이는 실책성 플레이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또한 투수의 제구력도 나빠져서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을 연발하는 실수도 잦게 만든다.

날씨가 100% 경기성적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선수들의 역량과 당일 컨디션을 제외한다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성적의 열쇠는 날씨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맹소영씨(weathercomz@naver.com)는 날씨칼럼니스트로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 날씨 관련 칼럼을 정기 기고하고 있습니다.



태그:#야구와 날씨, #홈런,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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