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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글자가 영문으로 적힌 충남도청 지하주차장 입구.
 모든 글자가 영문으로 적힌 충남도청 지하주차장 입구.
ⓒ 김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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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예산에 사는 우리말씨는 한글날을 맞아 충남도청에서 '한글서체 및 한글옷사진 전시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9일 내포신도시로 차를 몰았다. 약 20분을 달려 내포신도시에 도착한 우리말씨는 충남도청 입구에 있는 PARKING IN으로 들어가 B1에 차를 주차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B1 Information을 보고 주차위치를 확인한 다음 1F에서 전시회를 둘러본 우리말씨는 EXIT를 통해 B1으로 내려간 뒤 PARKING OUT으로 나와 집으로 향했다.

충남도가 우리말로 순화할 노력은 기울이지 않고 외국어를 남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67돌 한글날을 경축하고 한글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한글서체 및 한글옷사진 전시전 등을 갖는다고 밝혔지만, 정작 자신들의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에는 무감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충남도민을 대표하는 행정관청에서 우리말 사용을 외면하는 행태가 자칫 외국어 사대주의로 비춰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충남도청 지하주차장 입구를 보면 전부 영문으로 PARKING, IN, OUT. B1, B2라는 글자가 크게 박혀있을 뿐 충남도가 우수성과 독창성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한 '한글'은 찾아볼 수 없다. 모두 우리말인 주차장, 들어가는 곳, 나오는 곳, 지하1층, 지하2층으로 순화가 가능하다. 또 전달력도 영어와 견줘 우리말이 훨씬 나아 보인다. 충남도청을 찾는 외국인을 배려하는 목적이라면 우리말과 영어를 병기하는 것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지만 충남도는 굳이 영어만을 고집한 모양새다.

청사 내부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승강기 안 층별 안내판의 B·F, 도지사실이 있는 5층을 비롯해 각 층마다 설치된 안내도의 Information, 계단 입구마다 붙어 있는 EXIT는 충남도가 우리말 사용에 얼마나 무관심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 또한 지하, 층, 정보나 안내, 출구나 나가는 곳 등 우리말로 순화할 수 있다.

한 주민은 "충남도청이 미국 도청인지 한국 도청인지 가끔은 헷갈린다"며 "얼마나 많은 외국인이 충남도청을 찾는다고 주차장 등에 외국어만 써놓는지 모르겠다, 영어를 모르는 주민은 주차도 못하겠다"고 꼬집었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충남도청, #내포신도시, #한글날, #우리말, #외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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