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경남 거제 구조라해수욕장 바닷물 속에 수많은 양의 조개.
▲ 조개 경남 거제 구조라해수욕장 바닷물 속에 수많은 양의 조개.
ⓒ 정도길

관련사진보기


'백만 개'는 얼마나 많은 수일까?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나 가늠하기도 어렵다. 숫자 1부터 만까지 세는 것을 백번이나 세어야 하니 그 수가 얼마나 크겠는가는 짐작이 가고도 남을 터. 제24호 태풍 다나스가 지나간 자리에, 짐작컨대, 백만 개 이상의 조개가 모래사장에 정체를 드러냈다. 경남 거제 구조라해수욕장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현상으로 사람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고 환호성에 빠졌다.

태풍이 지난 바로 다음날인 9일. 아침 눈을 뜨자 지인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장갑과 소쿠리를 들고 빨리 구조라해수욕장으로 오라"고. 평소 잘 아는 분이라 구체적인 설명도 더 들을 틈도 없이 집을 나섰다. 10여 분 거리에 있는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허리를 숙여 무엇인가를 줍고 있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데도 옷을 적셔가며, 아랑곳없이 열심히 줍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조개였다. 백합조개처럼 보였으나 사람들마다 "맞다"느니, "아니다"니 의견이 분분했다.

제24호 태풍 다나스가 지나간 자리에 많은 양의 조개가 모래사장에 흩어져 있다. 사람들이 조개 줍기에 여념이 없다.
▲ 조개줍기 제24호 태풍 다나스가 지나간 자리에 많은 양의 조개가 모래사장에 흩어져 있다. 사람들이 조개 줍기에 여념이 없다.
ⓒ 정도길

관련사진보기


모시조개를 닮았으나, 다른 사람들은 백합조개라고도 한다.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전문가에게 문의를 해야 할 것만 같다.
▲ 조개 모시조개를 닮았으나, 다른 사람들은 백합조개라고도 한다.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전문가에게 문의를 해야 할 것만 같다.
ⓒ 정도길

관련사진보기


제24호 태풍 다나스가 지나간 자리에 많은 양의 조개가 모래사장에 흩어져 있다. 사람들이 조개 줍기에 여념이 없다.
▲ 조개줍기 제24호 태풍 다나스가 지나간 자리에 많은 양의 조개가 모래사장에 흩어져 있다. 사람들이 조개 줍기에 여념이 없다.
ⓒ 정도길

관련사진보기


어떤 이름이 맞는지 확인 여부를 떠나 막상 조개를 주우려니 엄두가 나지를 않는다. 비도 내리는 데다 바닷물에 들어서면 옷도 적실 것만 같고 해서다. 결국 조개를 줍는 사람 구경과 사진 촬영에 만족해야만 했다.

조개는 엄청나게 많았다. 파도가 밀려왔다 떠밀려 내려 가는 물속에는 셀 수도 없을 정도의 조개가 파도와 함께 춤을 추었다. 소쿠리로 한 번 물속을 휘저으니 소쿠리에 가득한 조개. 사람들은 연신 조개잡이에 여념이 없었다. 어떤 이는 휴대폰으로 어디론가 연락하기에 바빴다. 아마 "조개 주으러 빨리 오라"고 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양의 조개가 모래밭 속에서 어떻게 나왔으며, 예전에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조개가 어떤 이유로 모래밭에 자라고 있었을까 궁금해졌다. 조개를 줍는 동네 주민에게 물어봐도 확실한 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경남 거제 구조라해수욕장.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많은 양의 조개가 모래사장에 흩어져 있다.
▲ 조개줍기 경남 거제 구조라해수욕장.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많은 양의 조개가 모래사장에 흩어져 있다.
ⓒ 정도길

관련사진보기


경남 거제 구조라해수욕장에서는 태풍으로 파헤쳐진 모래사장에서 수많은 양이 조개가 흩어져 있고, 사람들은 조개 줍기에 바쁜 모습이다.
▲ 조개줍기 경남 거제 구조라해수욕장에서는 태풍으로 파헤쳐진 모래사장에서 수많은 양이 조개가 흩어져 있고, 사람들은 조개 줍기에 바쁜 모습이다.
ⓒ 정도길

관련사진보기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수많은 양의 조개가 떠올라 모래사장에 흩어져 있다.
▲ 조개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수많은 양의 조개가 떠올라 모래사장에 흩어져 있다.
ⓒ 정도길

관련사진보기


"조개가 모래밭으로 나온 건 태풍 때문에  파도가 모래밭을 뒤집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처럼 많은 조개가 자라고 있는지는 주민들도 잘 몰랐습니다. 예전에도 조개를 발견한 경우는 가끔 있지만, 이처럼 많은 양은 처음입니다.

이곳 해수욕장에는 해마다 서해안 모래를 가져와 백사장에 넣고 있어요. 추측하기로는 모래 속에 남아 있던 조개 종패가 환경이 다른 상태에서 활발한 서식을 해 많은 양의 조개가 자라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래사장에서 조개를 줍는 사람들과 한 자루 가득 주운 조개를 머리고 있는 동네 주민.
▲ 조개줍기 모래사장에서 조개를 줍는 사람들과 한 자루 가득 주운 조개를 머리고 있는 동네 주민.
ⓒ 정도길

관련사진보기


경남 거제 구조라해수욕장에서 사람들이 밀려오는 파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조개 줍기에 여념이 없다.
▲ 조개 경남 거제 구조라해수욕장에서 사람들이 밀려오는 파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조개 줍기에 여념이 없다.
ⓒ 정도길

관련사진보기


모시조개를 닮았으나, 다른 사람들은 백합조개라고도 한다.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전문가에게 문의를 해야 할 것만 같다.
▲ 조개 모시조개를 닮았으나, 다른 사람들은 백합조개라고도 한다.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전문가에게 문의를 해야 할 것만 같다.
ⓒ 정도길

관련사진보기


동네 사람의 설명을 듣고나니 다시 조개 이름이 궁금해졌다. 역시 이름을 대는 것은 사람마다 제각각. 모시조개, 노랑조개, 백합조개 등 이름도 다양하게 등장한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사진과 동일한 것을 찾기도 어렵다. 이름 찾기는 숙제로 두고 이쯤에서 끝냈다.

한 망태 주운 조개는 인근 농막에서 요리해서 먹었다. 조개 속에 모래가 많이 섞여 내장은 버리고 조갯살만 추려 먹었다. 씹히는 맛이 쫄깃한 조개 맛. 사람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몹쓸 태풍이지만, 이처럼 태풍으로 간혹 자연의 즐거움을 주는 것도 알았다. 오늘도 경남 거제 구조라해수욕장에서는 조개 줍기가 계속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남 거제지역 신문사인 <거제타임즈>, 블로그 <안개 속에 산은 있었네>, <경남이야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조개, #조개줍기, #모시조개, #백합조개
댓글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알찬 여행을 위한 정보 제공과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