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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소비자원은 동양그룹의 회사채,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당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상황을 접수하고 있다. 온라인을 포함해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 신청자는 4500명으로 신청건수는 7500건이다.
 금융소비자원은 동양그룹의 회사채,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당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상황을 접수하고 있다. 온라인을 포함해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 신청자는 4500명으로 신청건수는 7500건이다.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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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동양이 법정관리 들어갔다는 뉴스를 보다 기절했습니다. 일흔 살 평생 모은 돈입니다. 살려주십시오…."

수년 전 사고로 자식을 잃은 A씨는 지난 8월 식당일과 파출부일을 하며 모은 돈 7000만 원을 동양레저 기업어음(CP)과 (주)동양 회사채에 각각 2500만 원, 4500만 원씩 투자했다. 그는 "당시 직원이 가장 안전하고 좋은 상품에 가입시켜드릴 테니 사인만 하라고 하더라"며 "노인네가 CP가 뭔지 회사채가 뭔지 알겠느냐"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원금손실 위험성을 알려줬더라면 절대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슴을 쳤다.

동양그룹은 30일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에 대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어 1일 동양네트웍스와 동양시멘트도 추가해 법정관리 신청 기업이 5곳으로 늘어났다.

동양그룹 계열들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동양증권을 통해 동양그룹 관련 기업어음(CP)과 회사채에 투자했던 개인 투자자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주)동양 3개 계열사가 동양증권을 통해 판매한 회사채·기업어음(CP)은 총 1조3313억 원으로, 투자자는 4만2671명이다. 개인투자자 비중은 금액으로는 1조2294억 원(92.3%), 투자자 수로는 4만2358명(99.3%)이다.

특히 이번 동양사태의 최대 피해자들은 개인투자자들로, 동양그룹이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은 채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판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불완전판매를 했다는 것이다.

동양, 회사채·CP 개인에게 판돈으로 돌려막기

 1일 금융소비자원에서 동양그룹 회사채,CP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입은 개인투자자들이 피해 상황과 투자 경위 등 관련 신청서를 쓰고 있다.
 1일 금융소비자원에서 동양그룹 회사채,CP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입은 개인투자자들이 피해 상황과 투자 경위 등 관련 신청서를 쓰고 있다.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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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10시께 여의도에 있는 시민단체인 금융소비자원에 들어서자 사무실은 쉴 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벨소리와 동양그룹의 불완전 채권 판매 피해접수를 하려는 투자자들로 가득했다. 금융소비자원 인터넷 사이트는 접속 폭주로 마비가 되기도 했다. 금융소비자원에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 신청자는 4500명으로 신청건수는 7500건에 달한다.

 금융소비자원의 홈페이지 화면. 1일 오전, 동양그룹의 회사채,CP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입은 개인투자자들의 접속이 폭주해 서버가 멈추는 일이 발생했다.
 금융소비자원의 홈페이지 화면. 1일 오전, 동양그룹의 회사채,CP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입은 개인투자자들의 접속이 폭주해 서버가 멈추는 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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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잃을까 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 주부 B씨는 "옆집 아기 돌보면서 한 푼 두 푼 모은 7000만 원을 CMA(종합자산관리계좌)에 넣어두고 있었는데 동양증권 직원이 CP에 투자하라고 권유했다"며 "CP가 뭔지 몰라 거부했더니 그럼 채권에 투자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위험성을 물으니 '현재 경쟁률이 엄청나다'며 '위험하면 사람들이 몰리겠느냐'고 반문하며 채권의 안전성을 확신했다"고 한다.

동양증권 직원은 끊임없이 문자로 "회사오너들이나 직원, 직원의 가족들까지 모두가 매입을 했으니 믿고 투자하라"며 핸드폰 문자를 통해 여러 차례 B씨를 안심시켰다고 한다. B씨는 망설이다, 지난 달 10일 (주)동양의 회사채에 7000만 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불과 13일 후, TV에서 동양그룹의 위기설이 보도되자 그는 상황이 잘못되고 있음을 직감했다. B씨는 "9월이면 이미 자신들은 회사가 위험하다는 걸 알았을 텐데 서민의 돈을 끌어다가 이 지경을 만들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B씨의 말에 따르면 동양그룹은 동양증권이라는 창구를 통해서 개인투자자들에게 기업어음이나 회사채를 팔았고 그것을 판 돈으로 돌려막기식으로 빚을 갚아가면서 부실기업을 운영했다는 것이다.

'하늘이 두 쪽 나도 동양은 살아남는다'는 직원 말에 서민들 솔깃

동양인터내셔널 CP에 9000만 원을 투자한 주부 C씨는 노후자금을 다 날리게 생겨 살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C씨는 남편의 퇴직금에 한 푼이라도 보탬이 될까하고 6월에 투자했다. C씨는 CP가 뭔지 몰랐지만 고금리라는 말에 솔깃했다. C씨가 위험하지 않느냐고 묻자 증권사 직원은 "하늘이 두 쪽 나도 동양은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직원은 "CP가 안전하다"며 "3개월 안에 동양이 무너질 일은 절대 없다"고 자신했다.

그는 "CP가 뭔지 원금은 보장되는 건지 기본 사항도 직원은 설명하지 않았다"며 "물론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를 책임지는 것이 맞지만 상품에 대해 설명을 못 들었다면 그것은 직원의 불완전판매"라고 주장했다.

동양그룹이 발행한 회사채와 CP는 연 7~8% 고금리가 붙어서 투자자가 쉽게 유혹에 빠졌고 동양증권이 판매를 하면서 안전하다는 것을 계속 강조했음을 알 수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대부분 찾아오시는 분들이 금융에 대해 잘 모르는 노년층으로 노후자금을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분들"이라며 "일각에서 높은 이율을 좇는 투기성 자본이라고 하는데 생계형 투자를 한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소비자원에서 지켜본 결과 1시간 동안 방문한 12명의 피해자 모두 평범한 주부들이나 50~60대 이상의 고연령층이었다.

조 대표는 "저축은행사태보다 이번 동양이 더 비도덕적이고 사기성이 짙다"며 "저축은행은 후순위채를 한 번 팔았지만 동양그룹은 B등급의 투기성 어음을 수년간 위험성을 고지하지도 않고 개인에게 팔았다"고 비판했다.

개인투자자들이 구입한 동양그룹 회사채 신용등급은 기관투자자는 투자할 수 없는 투기등급이었다. 피해자들은 동양그룹 회사채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금융소비자원은 동양그룹의 회사채,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당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상황을 접수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원은 다음 주 동양 CP,회사채 불완전판매 피해자들의 1차 모임을 열고 집단소송 준비를 해나갈 예정이다.
 금융소비자원은 동양그룹의 회사채,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당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상황을 접수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원은 다음 주 동양 CP,회사채 불완전판매 피해자들의 1차 모임을 열고 집단소송 준비를 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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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원은 다음 주 동양 CP, 회사채 불완전판매 피해자들의 1차 모임을 열고 집단소송 준비를 해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소송에서 불완전 판매 여부를 가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에게 권유한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렸는지, 투자자는 이를 이해하고 가입했는지가 불완전 판매 여부를 판단하는 척도이지만 책임소재를 가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증권사가 고객에게 투자를 권유할 때 설명의무를 다했는지 녹음이나 녹취 등 증거가 있어야 하지만 이를 구비해 놓은 투자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1일부터 금융감독원은 동양증권 불완전판매신고센터를 정식 설치하고 600건 이상의 민원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특별검사를 통해 관련 서류 및 전화 녹취 청취 등을 통해 증권사가 설명의무를 준수했는지, 부당권유를 하지 않았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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