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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검정 역사교과서 문제로 온나라가 시끌벅적합니다만, 요즘 전국의 초등학교에서도 2014년도에 사용할 검·인정교과서 선정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의 경우 2009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교과교육과정이 내년부터 3~4학년에 적용되는데, 내년에 쓸 검·인정교과서를 선정하는 것입니다.

먼저 이번에 초등학교에서 선정할 검정교과서 교과목과 교과서 숫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새로 적용되는 3~4학년 검·인정교과서뿐만 아니라, 현재 사용하고 있는 5, 6학년 검·인정교과서도 같은 절차에 따라 새롭게 선정할 수가 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선정할 검정교과서 교과목과 교과서 숫자.
 초등학교에서 선정할 검정교과서 교과목과 교과서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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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검인정교과서 선정 과정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제가 소속되어 있는 지역교육청에서는 10월 8일까지 교과서 신청을 완료해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기간이 아주 많은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검·인정교과서를 선정해서 신청하는 과정이 복잡하기때문입니다.

학교에서는 교육청에서 내려보낸 계획에 따라 학교 자체 검·인정교과서 선정계획을 세워서 각 교과별로 검·인정교과서 선정위원회를 구성한 다음, 각 교과별 선정 평가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각 교과 선정위원회에서 3권을 추천한 다음,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최종 확정하게 됩니다.

검·인정도서 선정 과정에서 전문성과 공정성, 객관성을 확보하고 투명성이 보장되도록 개인별 검인정도서 선정기준 평가표, 추천의견서, 심의의견서, 회의록 등 제반 관련 자료를 기록·보관하고, 선정 경위 절차를 공개해야 합니다.

검인정교과서 평가기준표와 선정결과는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하고, 각 교과서는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전시해서 공개하게 되어있습니다. 검정심사에 통과한 교과서들은 학부모들도 와서 살펴볼 수가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공정성입니다.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하는 것 역시 학부모들의 의사를 대변하는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위원들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과정을 거쳐서 선정을 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입니다.

각 교과별 선정위원인 교사들은 내용 오류가 없고, 우리 학교 교육철학에 좀 더 가까워서 아이들이 공부하기 좋은 교과서를 선정하기 위해 한 교사가 적게는 6권, 많게는 12권의 책을 꼼꼼하게 살펴보며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참 많이 걸립니다.
 
공문은 늦게 오고, 책은 아직 못 받고

우리 학교는 방송실에 검정교과서 전체를 전시해 놓고 누구나 와서 살펴볼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방송실에 검정교과서 전체를 전시해 놓고 누구나 와서 살펴볼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 이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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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같이 복잡한 선정 과정을 거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한데도 이와 관련된 공문을 본교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6일에야 받았습니다. 추석연휴를 빼고 나면 2주 남짓한 기간 동안 복잡한 검·인정교과서 선정 과정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다 거쳐야 합니다.

교과서도 처음에는 종이책이 아닌 (사)검인정교과서 홈페이지에서 웹전시로만 보고 선정한다고 했다가 여러 곳에서 불만을 터뜨리자 교육부가 다시 종이책을 보내주기로 뒤늦게 결정했습니다.

우리 학교는 종이책을 추석연휴 시작 전날인 17일 오후에야 받았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들이 추석연휴 택배 물량의 증가로 추석 연휴가 끝났는데도 아직까지 책을 받지 못한 학교가 많다고 합니다.

'(사)한국검인정교과서' 누리집(http://text.ktbook.com
)에  내년에 사용할 검정교과서 전체가 웹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어인 일인지 '비밀'이랍니다.
▲ 검인정교과서 웹전시 모습 '(사)한국검인정교과서' 누리집(http://text.ktbook.com )에 내년에 사용할 검정교과서 전체가 웹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어인 일인지 '비밀'이랍니다.
ⓒ 이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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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인정교과서 선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아까도 말했듯 공정성입니다. 공정성의 밑바탕은 공개입니다. 그래서 교육청 공문으로 여러 가지 유의사항을 내려 보내면서 학교에서 마련한 평가 기준을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라, 종이책 전시장을 만들어서 누구나 살펴볼 수 있게 하라 같은 '지시'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웹전시 시스템도 누구나 들어가서 살펴볼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교육청이 보내온 공문에서는 '사이트 주소와 비밀번호는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주의 요망'한다고 합니다.

정말 이상합니다. 왜 웹전시 사이트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것일까요? 공정성을 추구한다면, 학교에 마련되어 있는 종이책 전시장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학부모들과 모든 국민들에게 웹전시 사이트 주소는 널리 알려서 많이 들어가서 살펴볼 수 있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공정성의 기본은 공개입니다.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해야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정교과서 선정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교과서 웹전시 사이트 주소와 비밀번호를 왜 비밀로 하는 것일까요? 비밀번호 없이 누구나 들어가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또 웹전시 시스템 사용가능기간이 9월 6일부터라고 되어 있지만, 이 내용이 들어있는 공문은 추석직전인 16일에야 받았습니다.
▲ 검인정교과서 웹 전시 주소와 비밀번호를 공개합니다. 교과서 웹전시 사이트 주소와 비밀번호를 왜 비밀로 하는 것일까요? 비밀번호 없이 누구나 들어가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또 웹전시 시스템 사용가능기간이 9월 6일부터라고 되어 있지만, 이 내용이 들어있는 공문은 추석직전인 16일에야 받았습니다.
ⓒ 이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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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검인정 교과서와 선정 과정의 문제점을 짚고 있습니다.



태그:#검인정교과서, #검인정교과서 문제, #검인정교과서웹전시시스템, #검인정교과서선정문제,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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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만에 독립한 프리랜서 초등교사. 일놀이공부연구소 대표, 경기마을교육공동체 일놀이공부꿈의학교장, 서울특별시교육청 시민감사관(학사), 교육연구자, 농부, 작가, 강사. 단독저서, '서울형혁신학교 이야기' 외 열세 권, 공저 '혁신학교, 한국 교육의 미래를 열다.'외 이십여 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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