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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한국사교과서가 '친일·독재 미화'로 파문을 일으키는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교학사에서 양진오 대표이사가 회사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교학사 한국사교과서가 '친일·독재 미화'로 파문을 일으키는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교학사에서 양진오 대표이사가 회사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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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가 '우편향' 및 왜곡·오류·표절 논란을 빚고 있는 자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발행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16일 밝혔다.

양진오 교학사 대표이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공덕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사 교과서 발행자로서의 권리를 포기하고 싶다는 강한 뜻을 저작권자인 저자에게 거듭 전달했지만 저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양 대표는 "지난 주말까지 총 6명의 집필진 중 대표저자인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와 이명희 공주대 교수를 만나 불매운동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자사의) 다른 교과서를 채택 못 하게 하는 운동도 포착돼 저자들에게 출판을 포기하고 싶다는 입장을 여러 번 이야기했으나, 저자들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교학사는 집필진과의 약정서와 각서 등을 근거로 들며 "교과서 검정 절차상 출판사가 최종 합격한 검정교과서에 대한 출판권을 일방적으로 포기할 수 없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교학사와 집필진이 체결한 약정서를 보면 대표저자가 '갑', 출판사가 '을'로 규정됐다. 또한 각서에는 "특별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상호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약정관계상 출판사가 단독으로 발행을 취소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출판사가 동의 없이 발행을 포기하면 저자가 출판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걸 수도 있다. 양 대표는 "민사상 보상에 따른 피해가 크더라도 출간을 포기하려고 했지만, 저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학사 한국사교과서가 '친일·독재 미화'로 파문을 일으키는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교학사에서 양진오 대표이사가 회사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 도중 땀을 닦고 있다.
▲ 땀 닦는 교학사 대표이사 교학사 한국사교과서가 '친일·독재 미화'로 파문을 일으키는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교학사에서 양진오 대표이사가 회사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 도중 땀을 닦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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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저자가 교육부 수정·보완 지시 거부하면 검정합격 취소될 수도"

그러면서 교학사는 앞으로 교육부의 방침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교육부는 교학사 교과서를 비롯해 최근 검정 합격한 한국사 교과서 8종 전부를 오는 10월까지 수정·보완하겠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교육부의 수정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교육부는 해당 교과서의 검정 합격을 취소시킬 수 있다.

양 대표는 "앞으로 저자와의 협의, 관계기관이 밝힌 방침·검정 절차에 따르겠다"며 "그에 따른 어떤 결과라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저자가 수정·보완지침을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출판사가 임의로 수정·보완을 할 수 없다"며 "그렇게 되면 교육부가 (합격을) 취소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합격이든 불합격이든 정부 방침에 따르겠다"며 "나중에 (교육부의) 수정 지침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거기에 대한 번복이 없다는 뜻"이라고 재차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교학사 교과서를 둘러싼 오류 논란 관련 질문도 나왔다. 양 대표는 '한국사 교과서에 대해 지적된 오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집필진이 검토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오류 부분을 인정하지 않냐'는 물음이 나오자 그는 "말투 하나 잡고 말하지 말라"며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해당 교과서를 두고 이뤄지는 정치권의 공방과도 선을 그었다. 이승구 교학사 부회장은 "교과서를 채택하는 것은 학교인데, 시·도의회나 정치권에서 너무 논의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도의회에서 어느 책을 쓰지 말라고 공문을 내는 일은 불공정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이날 국회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위에 출석해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의 우향화 논란과 관련, "해당 출판사·저자가 수정·보완을 거부하면 수정명령권 발동 여부를 그때 가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교학사 한국사교과서가 '친일·독재 미화'로 파문을 일으키는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교학사에서 양진오 대표이사를 비롯한 회사 간부들이 입장을 밝힌 뒤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교학사 한국사교과서가 '친일·독재 미화'로 파문을 일으키는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교학사에서 양진오 대표이사를 비롯한 회사 간부들이 입장을 밝힌 뒤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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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교학사, #한국사교과서, #양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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