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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입구에 있는 아치대문. (2011년 6월 사진)
▲ 타킬레 섬의 입구 섬의 입구에 있는 아치대문. (2011년 6월 사진)
ⓒ 정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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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의 관광지 중 유명하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꼽을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타킬레 섬이다. 바다와 같은 티티카카 호수의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오래된 잉카의 전통과 문화를 지켜나가는 순박한 주민들을 볼 때면 세파에 물들지 않은 청정함을 느낄 수 있다.

타킬레 섬은 페루의 호수도시 푸노 항구에서 출발하여 가까이 있는 우로스 섬을 지나서 관광보트로 3시간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있다. 배를 타는 시간만 왕복 6시간이 걸려 섬을 둘러보는 시간을 포함하여 보통은 푸노에서 하루 정도의 일정으로 다녀와야 한다.

섬의 작은 선착장에 도착하면 정상에 있는 마을광장까지 30분 정도 걸어서 올라가야한다. 경사가 어느 정도 있어서 힘이 조금 들지만 섬에 지천인 유칼립투스 나무의 진한 향기를 맡으며 천천히 걸어 올라가면 어느새 정상에 도착한다. 이후 점심을 먹는데, 메뉴는 티티카카호수에서 잡은 송어로 만든 송어 소금구이다. 송어소금구이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타킬레 섬에서의 점심식사는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타킬레 만의 맛있는 풍경이다.

경사진 비탈에 계단식 밭과 집들이 있다. (2011년 6월 사진)
▲ 타킬레 섬 경사진 비탈에 계단식 밭과 집들이 있다. (2011년 6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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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여러 도시 방향과 거리가 쓰여있다. (2011년 6월 사진)
▲ 섬 정상의 이정표 세계의 여러 도시 방향과 거리가 쓰여있다. (2011년 6월 사진)
ⓒ 정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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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고도 4000m에 이르는 섬의 정상에 태양이 내리쪼이는 한 낮의 타킬레는 매우 한가롭고 평화스러운 섬이다. 섬의 가장 높은 곳 아르마스 광장에는 세계의 여러 나라 주요도시들과 타킬레 섬과의 거리와 방향을 표시해주는 이정표가 있으며 이곳에서 티티카카호수의 주변을 내려다보면 짙푸른 호수가 마치 넓은 바다와 같이 아득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타킬레 섬은 전통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는 화려한 무늬의 직물공예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직물 공예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하고 있는  섬사람들의 일상생활이다. 유명한 직물 공예품 중에는 출로라고 불리는 귀마개가 달린 니트 모자와 넓은 벨트에 열 두 달간의 농사 일정 등이 그려져 있는 달력 허리띠 등이 있다.  

섬에서는 직물공예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학교가 세워지고 관광지로서 명성이 높아지면서 공예와 관광산업이 활성화되고 지역경제가 부흥되고 있다고 한다. 교육과 관광 산업이 전통을 계승하는데 도움이 되는 면도 있지만 반면에 늘어나는 수요 때문에 직물공예의 재료와 방법 등이 현대적으로 바뀌고 있는 단점도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기계식 문양과 그림들이 타킬레 공예에 일부 도입되고 있으며 이와는 별개로 타킬레 섬의 전통적인 문양과 기술도 여전히 이어받고 있다고 한다. 

섬에는 1600 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땅을 여섯 구역으로 나누어 각 구역마다 매년 서로 다른 농작물을 심는 이른바 '시루비나구이'라고 부르는 잉카시대의 농경시스템을 아직도 적용하며 살고 있다. 또한 '미타'라는 공공사업을 시행하여 모든 주민들이 평등하게 마을의 일을 나누어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이 사는 모습에서 잉카시대의 전통이 많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섬 정상에 있는 마을의 중심 마르마스광장. (2011년 6월 사진)
▲ 아르마스 광장 섬 정상에 있는 마을의 중심 마르마스광장. (2011년 6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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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바른 곳에서 실을 감고있는 원주민. (2011년 6월 사진)
▲ 타킬레섬의 주민 양지바른 곳에서 실을 감고있는 원주민. (2011년 6월 사진)
ⓒ 정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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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킬레 섬은 마을 공동체에 의하여 운영되는데 1년에 한 번 중앙 광장에 모여 거수로 마을의 대표를 뽑는다. 섬 주민들은 독특한 그들의 문화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으며 특히 결혼 풍습이 재미있다. 총각이 마음에 드는 처녀가 있으면 작은 거울로 햇빛을 반사시켜 신호를 보낸다. 처녀들은 큰 수술이 달린 검은 망토를 쓰고 다니는데 마음에 들면 총각을 쳐다보며 수술을 흔들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쳐다보지도 않고 돌아선다고 한다.

자세히 보면 타킬레의 남자들은 모두 모자를 쓰고 있는데 모자의 무늬와 색깔 하나에도 전통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총각은 밑에는 빨간 색깔에 흰색 바탕의 모자를 쓰고 유부남은 전체가 빨간 색깔의 모자를 써야 한다고 한다. 남자가 결혼할 때가 되면 자신이 이 빨간 색깔의 모자를 손수 뜨개질해서 준비해야 하는데 당연히 타칼레 섬의 남자들은 뜨개질 솜씨가 뛰어나다고 한다.

티티카카 호수는 일 년 내내  차가운 수온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유는 차가운 알티플라노의 고원에 위치한 고지인데다 안데스의 산들이 더운 기운을 막기 때문이라고 한다. 때문에 이곳 주민들은 한여름에도 밤이면 털로 만든 고깔모자를 쓰고 다니며 이와 같이 항상 추운 날씨 때문에 섬에서는 벼를 재배할 수 없다고 한다.

섬의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집들과 티티카카호수. (2011년 6월 사진)
▲ 마을과 티티카카호수 섬의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집들과 티티카카호수. (2011년 6월 사진)
ⓒ 정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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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킬레 섬 주민들은 감자와 키누아라고 부르는 국거리용 야채 등을 재배하고 티티카카 호수에서는 송어와 같은 물고기를 잡아 생활하는 등 농업과 어업을 병행하는 삶을 살고 있다. 호수와 섬의 경사진 밭들은 이들에게 자연친화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섬과 물과 사람이 모두 일체가 되어 서로 도우며 살고 있는 것이다.

타킬레 섬의 거주인구는 지난 몇 십 년 동안 많이 늘어나서 섬에서 생산되는 농작물로는 자급자족이 힘들어졌다. 그러면서 지금은 섬의 생활필수품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다행히 관광 수입이 늘어나면서 섬 주민들의 생활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한다. 타킬레 섬에서는 관광객들에게 주로 털실로 만든 수공예품을 만들어 팔고 있는데 직물의 정교함과 화려함이 돋보이며 무늬 색의 배합 등의 평가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태그:#타킬레, #페루, #티티카카호수, #푸노, #잉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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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한가운데의 니나 또는 슈타인처럼, 여행과 사진 그리고 건축, 머나먼 이베리아 반도의 끝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와 숭산 스님의 선의 나침반, 수타니파타의 그물에 걸리지않는 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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