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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후 국회에서 유선방송사업자 티브로드의 위장도급과 관련한 토론회가 열렸다.
ⓒ 은수미 의원실	관련사진보기

국내 유수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 티브로드 홀딩스와 관련해 위장도급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원청이 협력업체의 사장을 지명, 순환 배치하고 노무관리에 개입하는 등 위장도급업체 설립과 운영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제기됐다.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태광 티브로드 위장고용 실태 토론회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장 권영국 변호사는 원청 티브로드가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직접 업무를 지시하고, 인사권·교육권 등을 행사한 증거를 공개하며 위장도급, 불법파견 가능성을 제기했다. 권 변호사는 현재 노동계와 법조계 인사들로 구성된 '티브로드 인력운영 및 근로조건 실태 연구팀'의 책임연구원을 맡고 있다.

연구팀은 이날 토론회에서 지난 2012년 12월 티브로드 본사 기술실이 작성한 '센터장 조정 계획' 문건을 공개하며 원청 티브로드가 협력업체 사장인 각 센터장을 순환 배치하는 등 센터는 사업 독립성이 없는 위장도급업체라고 지적했다. 이 문서에는 센터를 신설하는 지역에 임명할 센터장과 교체할 센터장의 이름들이 적혀 있었고, 센터장 변경사유와 함께 내부발탁, 외부영입 등 새로 임명되는 센터장들의 유형도 적시했다.

연구팀이 제기한 또 다른 문건에는 센터장 순환배치와 관련한 매뉴얼까지 담겨 있었다. '센터장 순환배치에 따른 업무지원'이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법인 주소지만 변경"하고 "신 주소지에서 새로운 법률관계(를) 생성"해 센터장을 순환 배치하는 방법이 설명 돼 있다.

연구팀은 또 연구팀은 '고객센터 구조개선 방안, 보상체계 개선', '고객센터 TO운영 및 외주비 지급기준'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토대로 "티브로드가 센터 직원의 TO를 결정하고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연구팀이 제시한 내부문건에 따르면 티브로드는 노동자들의 인건비 총액은 물론 센터장의 급여, 인센티브도 결정,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내부문건에는 센터장, 팀장, 사원의 인센티브 금액까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정상적인 도급관계에서는 원청업체와 업무의 완성만을 놓고 계약을 맺기 때문에 하청업체 경영에 개입할 수는 없다. 하청업체의 경영상의 독립여부는 고용노동부가 위장도급을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다. 특히 노무관리와 인사권과 급여 책정 및 지급 등을 원청업체가 개입한다면 위장도급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7월 고용노동부는 티브로드 홀딩스와 협력업체에 근로감독을 한 결과 3억6507만7000원의 체불임금 26개 협력업체 중 18개소에서 위법 사례를 적발했다. 당시 위장도급과 관련한 적발사항은 나오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협력사 직원들은 지난 3월 노조를 결성했고, 지난 4일 위장도급 문제 해결과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