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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수필 전문 문학지 <수필미학>의 창간호 표지와, 창간 기념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박영희, 이근진, 전상수 수필가
 계간 수필 전문 문학지 <수필미학>의 창간호 표지와, 창간 기념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박영희, 이근진, 전상수 수필가
ⓒ 수필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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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 기관지 <월간문학> 2012년 1월호에 게재된 '2012 문협 회원 주소록'을 근거로 말하면, 우리나라에는 5745명 이상의 시인이 활동 중이다. 시조시인은 772명 이상, 소설가는 797명 이상, 희곡작가는 123명 이상, 문학평론가는 155명 이상, 아동문학가는 896명 이상이 글을 쓰고 있다. 그렇다면 수필가는 얼마나 될까?

수필가는 2897명 이상이다. 이는 시조를 포함한 6517명 시인의 44.5%에 해당되는 인원이다. 그러나 소설과 희곡을 쓰는 작가 920명은 수필가 2,897명의 31.8%에 지나지 않는다. 대략 수필가의 수는 시인과 작가의 중간쯤 되는 것이다. 시보다는 길고, 소설보다는 짧은 갈래의 특징이 창작자의 숫자와 거의 비례를 이루며 나타난 셈이다.  

당연히 시 동인회나 시 동인지는 많아도 소설 동인회나 소설 동인지는 거의 없다. 물론 수필 동인회나 동인지는 그 중간쯤 있다. 전문지도 마찬가지이다. 길이가 일정 수준 이상인 소설은 몇 작가의 작품만 게재해도 잡지 한 권이 되기 때문에 전문지를 만들고, 또 유지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창작 못지않게 수필 이론 생산에도 이바지할 계획

지난 9월 2일 수필 전문지 <수필미학>(발행인 여세주)이 창간호를 발간했다. <수필미학>은 창간사를 통해 "디지털 문화 시대를 맞아 시와 소설 중심의 문학이 죽어가는 신음을 내고 있는 이 때야말로 수필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진단한 후 "수필을 외면하는 문학 연구 풍토를 개선하고, 작품 발표의 지면을 제공하는 역할에 멈추지 않고 수필 이론과 비평을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성실하고 개성있는 수필 전문지가 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물론 책 이름을 <수필미학>으로 정한 것도 창작 못지않게 이론 생산에 기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수필미학>은 내용을 구축하는 데 있어 몇 가지 측면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첫째, 입문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특별한 열정을 지닌 작가에게 발표 지면을 최대한 넓게 제공할 계획이다. 이름보다 작품성을 중시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수필이론을 생산하고 정립하는 차원의 조치를 강구할 계획이다. 필진을 수필계에만 한정하지 않고 학계나 다른 장르 전문가까지 넓히는 것도 그 방안의 한 가지이다. 셋째, 수필문학사가 기억해야 할 자료와 테마를 찾아 그 의의를 재조명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넷째, 새로 발간된 작품 자세히 읽기를 통해 수필가에 대한 진정한 평가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다섯째, 수필가 아닌 시인, 소설가 등의 수필을 게재함으로써 수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글에 원고료를 지급할 계획이다.

그러한 계획에 따라  창간호는 권두 특집으로 '디지털 시대의 수필문학의 위상과 의의'를 실었다. '디지털 매체 환경에서 수필쓰기의 특성(허만욱)', '디지털 시대 수필문학의 새로운 가능성(허상문)', '치유로서의 수필쓰기(이동민)' 세 편의 논문이 실렸다. 또 김광섭의 <수필문학소고>, 백석의 수필 <마포>와 <동해>에 대한 신재기, 이경희 두 교수의 글을 실어 '현대 수필문학사 100년'을 다루는 첫 발걸음도 내디뎠다.

'수필집 자세히 읽기'로는 노혜숙의 <생생, 기적을 내다>와 김민숙의 <어릿광대>가 텍스트로 다뤄졌다. 수필가 아닌 시인, 소설가의 수필로 문무학, 이동순, 박희섭의 작품을 실었다. 견일영, 구활, 곽흥렬, 김애양, 김상규, 김은주 등 수필가 32편의 신작도 실렸음은 물론이다.

신인 작품상만이 아니라, 신인 수필평론상도 모집

창간호는 신인 3명을 발굴하여 소개했다. 1년에 걸쳐 '사냥꾼이나 산적들의 은신처 같은, 다 짓기도 전에 헌 집이 된 듯한' 시골집을 지어가는 삼 형제의 이야기를 다룬 박영희의 <집짓기>, 큰어머니에게 가졌던 오해가 풀려가는 과정을 액자형 구조의 글로 풀어낸 이근진의 <오랜 오해>, 한국 근대사의 질곡을 겪으면서 살아온 아버지가 남긴 훈육의 방식을 가족사적 기술로 다룬 전상수의 <아버지와 물벼락>이 당선작으로 뽑혔다.

뿐만 아니라 <수필미학>은 제호가 상징하는 창간 취지에 걸맞게, 수필 작품만이 아니라 수필평론 신인상도 모집한다. <수필미학>이 '한국 수필의 새로운 이론과 비평을 정립하고 확대하는 일에 많은 노력을 쏟을' 계획으로 진행하는 제1회 신인수필평론상 작품 공모는 2013년 1월 31일자로 마감된다. 200자 원고지를 기준으로 각각 50장 이상 쓴 2편의 평론을 제출해야 하며, 상금은 100만원, 발표 시기와 매체는 <수필미학> 2014년 봄호이다.


태그:#수필미학, #여세주, #신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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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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