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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마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규탄 집회를 열거나 촛불을 들자."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개입과 일련에 벌어진 사건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작은 동네 단위로 '풀뿌리 집회·촛불'이 벌어지고 있다.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개입을 규탄하는 집회가 17일 저녁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삼계농협 앞에서 열렸다.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개입을 규탄하는 집회가 17일 저녁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삼계농협 앞에서 열렸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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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저녁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 삼계농협 앞에서 '국정원 규탄 집회'가 열렸다. 통합진보당 당원과 푸른내서주민회 회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차량 확성기를 통한 연설이 이어졌고, 유인물을 나눠주기도 했으며, 서명운동도 벌어졌다.

서명운동은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진상규명, 책임자 구속처벌 촉구 내서 주민 서명운동'이란 제목으로 되어 있었다. 학생부터 주부,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용지에 주소와 전화번호 등을 적어며 서명했다. 누구의 권유도 없이 자발적인 참여자도 많았다.

박유호 통합진보당 창원지역위원장은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도 중요하지만, 그런 곳에 참석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작은 동네에서라도 집회를 열거나 촛불을 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다섯 차례 촛불집회가 열렸다. 그동안 김해, 진주, 사천(삼천포), 함안, 진해 등지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작은 읍 단위로 집회가 열리기는 내서가 처음이다.

이날 집회에 나온 이명숙(42)씨는 "국정원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를 의심케 한다"며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해서 민주주의를 뿌리 채 흔든 짓거리를 보면서, 국정원은 악의 근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개입을 규탄하는 집회가 17일 저녁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삼계농협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박유호 통합진보당 창원지역 위원장 등이 피켓을 들고 서 있는 모습.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개입을 규탄하는 집회가 17일 저녁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삼계농협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박유호 통합진보당 창원지역 위원장 등이 피켓을 들고 서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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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개입을 규탄하는 집회가 17일 저녁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삼계농협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송순호 창원시의원이 연설하는 모습.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개입을 규탄하는 집회가 17일 저녁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삼계농협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송순호 창원시의원이 연설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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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주(41)씨는 "국정원은 업무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민주주의를 짓밟은 대선 개입을 했는데 이번 기회에 철저하게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이미영(44)씨는 "이번 국정원 사건이 터진 뒤 주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것을 두고 '우리 발등을 우리가 찍었다'고 하던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설이 이어졌다. 푸른내서주민회 사무국장을 지낸 송순호 창원시의원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데,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해서 국민의 주권인 참정권을 무참히 짓밟았다"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는데, 이제는 국정원 댓글에서 나온다고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국정원 대선 개입은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이루어졌다"며 "3·15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마산에서 시작된 자랑스런 의거로 이승만 대통령이 물러나는 역사를 이루었듯이, 이번에도 진상을 밝혀내 대통령부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승정 전 푸른내서주민회 운영위원은 "국정원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온 국민이 촛불로 모이고 있는데, 언론은 왜곡 보도를 하고 있다. 이제 믿을 곳은 국민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우완 숲속도서관 관장은 "아이들한테 논리 교육을 가르치고 있는데,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다. 그런데 지난 대선에서는 민주주의의 꽃이 되지 않았다"며 "국민 여론에 따라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데, 지난 대선에서는 국민 여론이 아니라 국정원 댓글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공영방송에서는 촛불집회를 다루지 않고 있는데, 이제는 지방으로 번지는 촛불을 시민들이 함께 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를 마칠 즈음 시장을 보기 위해 나온 한 주부는 아이스크림을 사와 집회 참가자들한테 나눠주기도 했다. 앞으로 이곳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마다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경남비상시국회의는 오는 23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진상규명·책임자처벌 촉구 촛불문화제"를 연다.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개입을 규탄하는 집회가 17일 저녁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삼계농협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지나가던 시민들이 서명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개입을 규탄하는 집회가 17일 저녁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삼계농협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지나가던 시민들이 서명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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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개입을 규탄하는 집회가 17일 저녁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삼계농협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서명운동 모습.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개입을 규탄하는 집회가 17일 저녁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삼계농협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서명운동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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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국가정보원, #통합진보당, #푸른내서주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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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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