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7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민주당 주최로 열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촉구 제3차 국민보고대회'에서 김한길 대표가 규탄연설을 하고 있다.
▲ 김한길 대표 규탄연설 17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민주당 주최로 열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촉구 제3차 국민보고대회'에서 김한길 대표가 규탄연설을 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박근혜 대통령의 침묵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망가뜨리고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목청을 높였다. 하늘엔 "국정원 개혁! 책임자 처벌! 대통령 사과!"라고 적힌 현수막을 매단 대형 애드벌룬이 떠 있었다. 민주당의 수도권 지역위원회 깃발 수십여 개도 김 대표의 발언에 따라 나부꼈다.

민주당은 17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촉구 3차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박 대통령의 침묵을 질타하고 나섰다. "대통령은 숨지 말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는 구호가 울려퍼졌다.

김 대표는 전날(16일)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증인선서 거부에 대해 국가정보기관의 조직적인 대선개입, 정상회담 회의록의 불법 유출과 유세장 낭독, 회의록 무단공개 등에 이은 국기문란 사건 중 하나로 규정했다.

그는 "어떤 대통령도 헌정질서를 이렇게 한꺼번에 유린한 적 없다"며 "(원세훈·김용판의) 증인선서 거부는 대놓고 진실을 말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이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대놓고 증인을 감싸는 변호인단의 모습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원세훈·김용판 증인의 태도는 국기문란을 저지른 자들의 반성하고 자숙하는 모습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을 만드는데 일등공신인 이들이 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오만방자한 태도였다"고 질타했다.

무엇보다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침묵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계속 망가뜨리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현재 박 대통령은 민주당의 '단독회담' 요구에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8·15 경축사에서도 국정원 국정조사 등 정국 현안에 대해서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17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민주당 주최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촉구 제3차 국민보고대회'가 열리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민주당 주최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촉구 제3차 국민보고대회'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김 대표는 지난 15일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시위진압용 물대포가 등장했음을 지적하며 "국민의 함성에 대해 물대포와 최루탄, 공권력으로 이기려고 했던 대통령들, 국가정보기관을 장악했던 대통령들, 예외없이 불행한 대통령이 됐음을 박 대통령은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원내복귀 압박에 굴하지 않을 것이란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가 지치길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분명히 답해줘야 한다, 민주주의를 위해서라면 우리는 지치지 않는다"며 "이제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 역시 박 대통령의 침묵에 날선 비판을 가했다. 그는 "박 대통령 취임 6개월이 코 앞에 다가왔는데 기억나는 것이 하나도 없다, 일만 하지 않은 게 아니라 말도 하지 않고 있다"며 "엊그제 광복절 경축사에서 서민이 궁금해 하고 있는 것, 말해야 할 것들을 하나도 말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또한 박 대통령을 향해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더 이상의 진실 은폐를 중단해야 한다, 서민 착취형 세제개편안, 조삼모사식의 국민 기만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지금이라도 즉각 시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과 소통하고 야당 대표와 대화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도 덧붙였다.

박범계 "원세훈, 왜 민간인인 권영세에게 전화했나"

17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민주당 주최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촉구 제3차 국민보고대회'가 열리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민주당 주최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촉구 제3차 국민보고대회'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연단에 선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은 지난 16일 청문회 당시 알려진 사실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박범계 의원은 "여당 정보위원 위원들이 지난해 12월 13일 원 전 원장을 불러놓고 NLL 대화록을 까라고 협박했다, 정회된 상태에서 원 전 원장이 당시 민간인인 권영세 새누리당 선대본 종합상황실장(현 주중대사)에게 밤 늦게 전화한다, 어제 국정조사에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왜 민간인인 권영세에게 전화했겠나, 다름 아닌 박근혜 대선캠프의 2인자였기 때문에 대화록을 상의하고 대선과 연계된 여론조작 상의를 하기 위해 전화한 것 아니겠나"라며 "이쯤 되면 대선 1주일 남겨놓은 민감한 시기에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대한민국 국정원장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대선캠프와 삼각 연계를 했다고 봐도 되지 않겠나"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참으로 공교롭게도 그 다음날인 14일 김무성 당시 선대본부장이 부산 유세장에서 울부짖듯이 악마의 편집을 한 대화록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낭독했다"며 "이것이야말로 국기문란 아니겠나"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또 "김용판 전 청장은 12월 15일 (댓글 증거를 찾아낸) 서울경찰청 디지털분석팀의 자료를 넘겨받고 수상한 점심을 다섯시간 동안 한다"면서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이 한결같이 물어봤지만 '손톱을 다쳐서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손톱과 기억력이 상관관계가 있다는 말은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다"고 비판했다.

17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민주당 주최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촉구 제3차 국민보고대회'가 열리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민주당 주최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촉구 제3차 국민보고대회'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는 듣고 또 듣자는 것인데 원세훈·김용판은 도대체 말하지 않아서 듣지를 못했으니 무효다"면서 "(증인선서를 거부한) 이들은 현실의 법정에서 위증죄를 피할 수 있겠지만 역사의 법정, 시민의 법정에서는 이미 유죄를 선고 받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에 대한 증인채택이 불발된 점을 거론하며 "과거를 감추면 감출수록, 국기문란을 국기문란으로 덮을수록 진실의 흔적은 드러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집회에는 당 소속 의원 113명과 당원 및 시민 2만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곧바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태그:#민주당, #국가정보원 , #서울광장, #장외집회
댓글3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