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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지지자들이 이집트 국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지지자들이 이집트 국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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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축출 이후 최악의 유혈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이집트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4일(한국시각) 이집트 과도정부를 이끄는 아들리 만수르 임시 대통령은 국영방송 통해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현지시각으로 이날 오후 4시부터 효력이 발생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만수르 임시 대통령은 이날부터 앞으로 한 달간 수도 카이로를 포함한 10개 주에 대해 야간 통행 금지령을 내렸다. 각 지역의 은행도 업무를 중단했고 철도 운행도 멈췄다.

이번 유혈 사태는 이집트 보안군이 장갑차와 불도저, 최루탄 등을 앞세워 무르시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45일 넘게 머물고 있던 농성장 두 곳을 급습하여 해산 작전을 펼치면서 비롯됐다. 

이집트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서 최소 149명이 사망하고 874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집트 보안군은 농성장 한 곳은 강제 해산했지만 다른 한 곳은 아직 시위대가 남아 있어 추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AFP는 최소 124명이 숨졌다고 보도했으며 무르시의 정치적 기반인 무슬림 형제단의 대변인은 "최소 250명 이상이 숨지고 50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과도 정부의 강제 진압을 비난했다.

무슬림 형제단은 보안군이 저격수를 동원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집트 내무부는 "최루탄만 사용했고 실탄은 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경찰관 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내무부는 "시위 현장을 떠나려는 시민에게는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는 퇴로를 제공할 수 있지만 무책임하게 행동하려는 시위대에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신 기자도 사망... 이집트 부통령 사퇴하며 반발

지난 1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무슬림 형제단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1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무슬림 형제단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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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부통령은 보안군의 무력 진압에 항의하며 사퇴했다. 엘바라데이 부통령은 이날 만수르 임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유혈 사태로 이득을 보는 것은 폭력과 테러를 옹호하는 극단주의자들"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희생자들이 흘리는 단 한 방울의 피도 견딜 수 없다"며 "전혀 동의할 수 없는 (무력 진압) 결정과 그 참혹한 결과를 더 이상 감수할 수 없다"고 사퇴했다. 엘바라데이 부통령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2005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미국도 이집트 과도정부의 무력 진압 비상사태 선포를 강하게 비난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부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시위대를 향한 폭력을 규탄한다"며 "특히 이집트가 비상사태로 돌아가는 것에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어니스트 부대변인은 "우리가 지켜보고 있는 (과도정부의) 폭력이 잘못되었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는 과도정부가 평화롭게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최악의 유혈 사태 속에서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외신 기자도 희생양이 됐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카이로의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카메라 기자 믹 딘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존 라일리 <스카이뉴스> 대표는 성명을 통해 "믹 딘은 매우 훌륭한 기자였으며 용감한 언론인의 본보기로 남게 됐다"고 추모했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유가족과 <스카이뉴스> 측에 애도를 표했다.


태그:#이집트, #무함마드 무르시, #비상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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